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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상속녀 제1편 탄생
유리넷  2011-07-10 15:38:34, 조회 : 943, 추천 : 75

아름드리 낙엽송이 골짜기 가득 연초록색을 띠며 큰 키를 자랑하고 있었다.
평창군을 한 바퀴 돌아 주천 쪽으로  흐르는 어름처럼 차가운 강물은 평창읍을 들어서기 전에
잠시 들렸다 가는 곳.
뇌운계곡.
평창강 물이 작을 가 염려되어 물이라도 보태 주려나.
아름드리 낙엽송 사이로 거센 물줄기가 가파른 계곡을 타고 거침없이 쏟아지고 있었다.
두레박골.
사자산 삼봉에서부터 이어진 장장 8km 긴 계곡.
한번 오르면 반드시 하루가 지나야 내려올 수 있다는 험준한 계곡이다.



약초꾼 움막인가.
온갖 약초들이 바위와 칡넝쿨 위로 가득 널려있고.
집채만 한 덩치 큰 바위 둘 사이로 비닐로 친 작은 움막이 하나 있었다.




“응애”
“응애”
간난 아기 울음소리가 우렁차게 들렸다.
움막 안에는 이제 막 출산을 한 산모가 피를 흘린 체 누워있고.
그 앞에 두 남녀가 각각 아기를 하나씩 안고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민지야! 동규야! 내 말 명심해라! 너희들은 이 길로 이 나라를 떠나라. 아기는 반드시 너희 호적에 올려놓고. 이름은 가르쳐준 그대로 지어야 할 것이다. 그 아기들이 성인이 되는 그날. 아기 아빠를 찾아 가거라!”
출산을 한 산모가 지친 기색도 없이 또박또박 말을 했다.
“염려 마십시오! 이모님! 꼭 이 아기들을 무사히 키워서 아빠 품으로 돌려보내겠습니다.”
두 남녀가 눈에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며 동시에 대답했다.
“자! 이것.”
산모가 품에서 뭔가를 꺼내 두 남녀에게 하나씩 나눠줬다.
둥근 황금으로 된 패였는데.
삼분의 일로 잘라진 것들이었다.



“이.......! 이건?”
두 남녀가 조각난 패를 하나씩 손바닥에 들고 산모를 바라보며 놀라고 있었다.
“그래! 황께서 증표로 주신 것이다!  황을 대신하는 영패다!”
산모가 말했다.
무척 자랑스러워하는 기색이 얼굴에 나타났고 존경과 두려움까지 산모 얼굴에 나타났다.
“헌데? 왜? 조각이.......?”
남자가 여자 손에 든 조각과 자신이 든 조각을 맞춰보며 물었다“
“그래! 모두 세 조각으로 나눠졌는데....... 한 조각은 잊어 버렸다.”
산모가 말했다.
“한 조각을 잊어 버렸다고요? 그럼 그 조각을 주워서 황손 행세를 해도 막을 수가 없다는 겁니까?”
이번엔 여자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그게 하늘의 뜻이라면 어쩌겠니.”
산모가 힘겨워하며 말했다.
“이모님!”
두 남녀가 더욱 눈물을 줄줄 흘리며 산모를 불렀다.
“시간 없다! 여기서 더 머뭇거리면....... 너희들과 우리 아기들 목숨을 잃게 된다.  얼른 떠나라! 민지는 강을 건너서 택시라도 타고 최대한 빨리 강원도 땅을 벗어나  서울로 가라!  동규는 산을 넘어 주천으로 가라! 거기서 차를 타고 제천으로 가서 기차를 타고 부산으로 가라! 그리고 이 나라를 벗어나라! 우리 두 아기 중 하나라도 반드시 살려야 한다. 가라!”




“흑흑........ 이모님!  다시 뵐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길 빕니다.”
남자가 먼저 산모에게 절을 하며 작별 인사를 했다.
“이모!  꼭 천국에 가세요. 천국에서 뵐게요.”
여자도 울면서 작별 인사를 했다.
“그래! 잘 가라!”
산모가 힘겨운 듯 겨우 작별 인사를 하고 눈을 스르르 감았다.
“이모!”
여자가 놀라 소리쳐 불렀다.
죽은 줄 알았던 모양인데.
산모는 힘겹게 눈을 다시 뜨고 입가에 미소를 지어 보였다.




두 남녀는 아기를 하나씩 안고 움막 밖으로 사라졌다.



“흐흐흐........”
비릿한 웃음소리가  들리고.
움막 밖에 5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중년 남자가 둘이 나타났다.
“여기 있습니다.”
방금 산모 앞에서 눈물까지 흘리며 아기를 안고 도망을 치겠다던 두 남녀가 아기를 중년 남자에게 각각 하나씩 줬다.
“수고들 했다!”
청색 점퍼를 입은 중년인이 말했다.
중년 남자들 둘이 각각 주머니에서 봉투를 꺼내 두 남녀에게 하나씩 줬다.
“감사합니다.”
두 남녀는 봉투를 두 손으로 공손히 받아들고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두 중년인 손에서 뭔가 번쩍 빛을 내며 고개를 숙인 두 남녀의 목을 스쳐 지나갔다.




“크윽!”
두 남녀는 손으로 목을 움켜쥐고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잠시 움직이던 두 남녀는 곧 잠잠해졌다.
절명을 한 것이다.
“미안하지만 네놈들 입도 믿을 수 없거든.”
중년인 하나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둘째 황비는?”
청색 점퍼를 입은 중년 남자가 다른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이놈들 하고 같이 태워 버려야지 깨끗하지 않겠어?  우선 이놈들부터 움막에 옮겨놓고. 움막채로 태워버리자고.”
중년 남자가 아기를 풀밭에 뉘어 놓고. 죽은 남자 시신을 두 손으로 두 다리를 잡고 질질 끌고 가기 시작했다.




“응애”
풀밭에서 아기는 힘차게 울기 시작했다.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청색 점퍼를 입은 중년인도 아기를 풀밭위에 놓고 여자 시체를 옮기기 시작했다.





“자! 장작과 기름도 여기 있네. 얼른 태워버리고 가자고.”
중년 남자들은 서둘러 산모가 있는 움막에 두 시신을 던져 버리고 밖에다 장작을 쌓고 나무 가지를 주어다 움막 밖으로 늘어놓기 시작했다.



“응애”
“응애”
아기의 울음소리가  차츰 작아지고 있더니 이젠 전혀 들리지 않아도 중년인들은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다.




“아기! 어디 갔지? 이런 우라질!”
움막에 불을 붙이고 뒤늦게 아기가 없어진 것을 안 중년인들은 서둘러 아기를 찾아 떠났다.





“콜록! 콜록”
움막 뒤쪽 바위 틈새로 뭔가 엉금엉금 기어 나왔다.
온 몸에 피가 얼룩진 움막에 있던 그 산모다.
그런데
그 산모 품에 아기를 하나 않고 있었다.
“콜록!”
산모는 아기를 안고 연기를 피해 숲속으로 사라졌다.






“우라질!”
중년인 둘이 성질을 못 이겨 뇌운계곡 길가 애꿎은 돌멩이만 발로 걷어차고 있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게 우리 손에 있다는 겁니다.”
청색 점퍼를 입은 중년인이 손에 조각난 패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
“그게 뭐 어떻다는 겁니까?”
다른 중년인이 화를 벌컥 냈다.
“이거만 있으면 아무 아기나 길러서 황손이라 하면 될 것 아닙니까?  박형에겐 이번에 태어나는 손이 하나 있다고 했잖습니까?”
청색점퍼를 입은 중년인이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오! 그거 묘안이요!”
중년인이 얼굴에 화색을 띠었다
“그런데 하나 걸리는 것은.......”
청색 점퍼를 입은 중년인이 길가에 이제 막 새싹이 돋아나는 쑥을 하나 뜯어 코에 대고 냄새를 킁킁 맡으며 말했다.




“걸리는 것이라 하시면?”
중년인이 물었다.
“이게 왜 세 조각이냐 이겁니다.”
청색 점퍼를 입은 중년인이 황금색 조각난 영패를 손에 들고 보이며 말했다.
“그거야.......! 하나는 잃어 버렸다고 했잖습니까.”
중년인이 대수롭지 않다는 투로 말했다.
“그렇다면 다행이고요........ 음! 그것참! 뭔가 개운치 않은 기분은 뭔지........!”
청색 점퍼의 중년인은 고개를 갸웃 거리며 뭔가 석연치 않다는 눈치다.
“자! 그냥 갑시다. 여기서 더 머뭇거리면 경찰이 올 겁니다.”
중년인이 움막이 타는 곳에서 나는 연기를 바라보며 말했다.
“허참!”
뭔가 아쉬운 듯 청색 점퍼를 입은 중년인은 계속 뒤를 몇 번이고 돌아보며 그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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