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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영 실화소설 [엉뚱한 처제1]원본
김범영  2011-04-13 15:54:48, 조회 : 989, 추천 : 82


“아빠!”
“응?”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빠가 너무 보고 싶은 거야. 그래서 아빠가 가르쳐준 서울 여기 할아버지한테 전화를 했지.”
“그랬어?”
“응! 헌데 누가 받았는지 알아?”
“누가 받았는데?”
“이미진 언니.”
“뭐? 이 경호원이?”
“응!”
“어째서? 이미진씨는 아빠 방에 안 들어가는데. 전화를 받았을까.”
“할아버지가 아프시다 하시며 실장님이 어쩌구 하시더라.”
“아! 아빠가 아프셔서 잠시 들어간 모양이구나! 그래서?”
“그래서 아빠가 보고 싶어 전화를 했다니까. 아빠가 누구냐고 묻잖아. 헤헤.........”
“호! 그래서?”
“아빠 이야기를 했더니 한동안 말이 없더라. 난 전화기 놓고 어디 갔나 했어. 동전은 자꾸 들어가는데........”
“저런! 이미진씨가 왜 그랬을까?”
“내가 모자라는 아이로 알았대. 결혼도 안 한 아빠 딸이라고 하니까. 황당해서 전화를 그냥 끊어 버릴까 하다가 말았다며 누군데 장난을 치느냐 하더라.”
“그래서? 우리 딸 또 울지 않았어?”
미정이 처제가 내 등에 엎여서 지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울긴. 헤헤.......  내가 언니도 아빠 딸이냐고 물었지.”
“뭐 어?”
“또 잠시 말이 없더니 하는 말. 장난치려면 이만 끊어! 하더라. 해서 그냥 할아버지 바꿔 달라고 했어.”
“그러니 바꿔 주던?”
“아니.”
“왜?”
“할아버지 주무신다고 도대체 누구냐고 묻더라. 해서 자세히 설명을 했지. 으으..........”
“왜? 쉬 마려워?”
“뭐? 내가 쉬 마렵다면? 어린애처럼 아빠가 앉아서 쉬 보게 하려고?”
“당연하지!”
“역시 아빤 최고야! 하지만 그런 말이 아니라 동전이 다 떨어졌다는 뜻이야.”
“저런!”
“동규 녀석 알지?”
“그럼! 그 너한테 맞아서 이빨 나갔던 애?”
“응! 그 녀석한테 천원 빌려서 다시 전화를 걸었어!”
“아니 왜? 할아버지 주무신다고 했다며?”
“헤헤......... 언니가 맘에 들었거든.”
“뭐라고? 이미진씨와 이야기 나누려고 다시 전화를 했다는 거야?”
“응! 그런데........ 할아버지가 받으셨어.”
“그래?”
“내 전화를 미진 언니가 받는 걸 들으셨나봐! 그래서 잠이 깨셨다고.”
“아하! 그랬구나!”
“헤헤.........”
“왜? 웃어?”
“나 진짜 쉬 마렵다.”
“그래? 그럼 화장실 가야지.”
난 등에 업고 있던 처제를 내려 주려고 했다.

“아냐! 내리기 싫어!”
“화장실 가야지?”
“아니 아빠 등에 업혀 있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뺐기기 싫어!”
“그래? 그럼 조금 참아! 못 참겠으면 아빠 등에 그냥 싸고.”
“헤헤....... 이래서 아빠와 딸은 좋은 거야 그치?”
“당연하지.”
“그럼 다시 이야기 시작할게. 할아버지가 전화를 받아서 내가 그랬지. 아프시다 며 어떻게 하냐고. 울먹울먹 거렸어.”
“그랬더니?”
“네 전화 받으니 다 나았다 하시더라. 거짓말인 줄은 알지만 속는 척 하며 정말요? 라고 했지.”
“하하........”
“아빠도 보고 싶고. 할아버지도 보고 싶다 하면서 다시 울먹울먹 거렸어.”
“그랬더니?”
“할아버지가 제주도 놀러 가면 되지 않겠느냐. 하시더라고.”
“정말?”
“그럼 정말이지. 정말 오셨는걸.”
“뭐? 아버지가 제주도에? 널 만나러 가셨다고?”
“당연하지 손녀인데. 미진 언니를 꼭 데리고 오라고 했더니 정말 데리고 왔더라.”
“뭐라고? 그럼 이미 이미진씨와도 아는 사이였어?”
“헤헤........”
처제는 재미있다는 듯 웃었다.

“그때가 여름철이었는데. 나만 살짝 만나고 가신다 해서 초등학교 끝나고 마침 토요일이었는데....... 신엄  길가에서 기다렸어.”
“잘 찾아 오셨어?”
“까치 슈퍼에서 기다린다고 했더니 2시간이나 기다렸는데 안 오시더라고. 으앙.........”
“왜?”
“다리도 아프고 뭐 사먹을 돈도 없고. 배는 고프고. 짜증이 나서.”
“아빠가 보내준 용돈 통장에 없었니?”
난 수시로 미정이 통장에 조금씩 용돈을 넣어 줬던 것이다.

“통장에 돈은 많이 남았는데. 까치 슈퍼에서 농협 가려면 200미터는 가야 하잖아?”
“그렇지.”
“거기 갔다가 오는 사이 할아버지 오셨다가 가시면 어떻게? 그래서 꼼짝도 못하고 있었어.”
“미련하긴.”
“맞아 미련했지. 오셔도 기다리실 텐데. 헤헤.......”
“그래서 언제 오셨어?”
“기다린 지 2시간 20분 정도 지나서.”
“왜? 그렇게 늦으셨대?”
“미진 언니가 서울서 떠나는 비행기 시간을 말해 준 것을 난 여기 도착하는 시간으로 잘 못 알았지 뭐야.”
“바보.”
“뭐? 딸보고 바보라고? 서울이 어딘지 비행기를 타는 것이 뭔지 모르는 어린애가 뭘 알아? 기다린 것도 똑똑한 것이지. 쳇!”
“아! 맞다! 우리 딸 똑똑하지. 하하........”
“쳇!”
처제는 삐친 척 하며 한동안 말이 없었다.

잠이 들었나 싶어 엉덩이를 손으로 살짝 꼬집었다.
“생각중이란 말이야!”
처제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무슨 생각?”
“다음 이야기를 해 줄까 말까 생각”
“그냥 해 줘라. 응?”
“정말 해 줄까?”
“그래! 해 줘!”
“좋아 인심 썼다.”
처제는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협재해수욕장 알지?”
“알지! 한림 지나서 협재리에 있는. 거 뭐더라 비양도 맞지?”
“응! 비양도는 협재해수욕장 건너편 섬이잖아.”
“거기 갔었어?”
“응! 협재해수욕장 가서 신나게 놀았지.”
“재미있었겠구나?”
“응! 맛있는 것도 사 주시고. 사진도 많이 찍었다.”
“사진? 헌데 어째서 아빤 못 봤지. 치사하다 아빠한텐 보여주지도 않고.”
“쳇! 나도 못 봤는데 어떻게 보여줘?”
“아니 왜?”
“내가 핸드폰이 있어. 카메라가 있어. 모두 미진 언니가 갖고 온 것으로 찍어 가지고 가서 나한테 하나도 보내주지 않았어. 헤헤....... 아까 발로 찬 것은 그 복수야.”
“하하........ 그래서 이미진씨를 들어오면서 발로 찬 것이군!”
“응!”
처제는 다시 한동안 말이 없었다.

“아빠!”
처제가 조용히 날 불렀다.
“왜?”
“화장실 갔다 올게! 다시 업어줘!”
“알았어!”
처제는 내 등에서 내려 화장실로 갔다.
난 이마에 살짝 흐른 땀을 손수건을 꺼내 얼른 닦았다.
이 녀석 화장실에서 돌아오다 아빠 이마에 땀이 난 것을 보면 등에 업히는 것을 미안해 할 것 같아서 그랬다.
장시간 중학생 녀석을 업고 있으려니 이마에 땀이 흐른 것도 당연했다.

잠시 후.
화장실에서 돌아 온 처제는 다시 내 등에 업혀 새근새근 잠이 들고 말았다.


탁.
방에서 잠을 자고 난 처제가 쪼르르 달려와 내 허벅지를 걷어찼다.
“왜?”
내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아빠가 뭐 그래? 등에 업혀서 잠이 들면 잠이 깰 때까지 업고 있어야지. 무섭게 방에 혼자 두고.”
“뭐? 무서워? 하하........”
“난 아빠 등이 좋단 말이야!  따뜻하고........”
“아! 알았다! 담부터 꼭 그렇게 하마!”
“정말이지? 약속해.”
결국 난 처제와 손가락까지 걸고 약속을 했다.
설마 정말 등에서 다시 잠을 자려고 했던 것이.
수시로 그렇게 될 줄은 몰랐다.
내 등이 뭐 자기 침대로 아나. 힘들게 으으...........



















s공원.
난 미경이를 데리고 놀이공원에 갔다.
처제와 오미진 경호원은 언제부터 그리 친했는지 마치 오래된 사이처럼 웃고 떠들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돼서야 함께 모여서 식사를 하게 됐는데.
술을 한잔 했는가.
얼굴이 험상궂게 생긴 40대 남자가 술 냄새를 풍기며 옆 식탁에 와서 시끄럽게 떠들기 시작했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친구인지 비쩍 마른 남자 하나가 더 와서 같이 떠들기 시작했는데.
두 남자의 시선이 나와 3명의 여자들에게 쏠렸다.
미경이와 오미진 그리고 처제까지 훑어보더니 하는 말.

[어느 놈은 계집을 3명씩이나 데리고 다니고. 세상 참 불공평해.]
[삼삼한데 안 그래?]
두 남자가 하는 말이 비위가 상했다.
한마디 하려는데.




퍽. 퍽.
둔탁한 소리가 들리더니.
두 남자가 비명을 질렀다.
모두 손으로 허벅지를 문지르는 것이 한방씩 맞은 모양이다.
[여기서 더러운 입 놀리지 말고 나가서 목욕이나 하고 와! 냄새나잖아!]
턱하니 두 남자 앞에 버티고 서서 야단을 치고 있는 처제 모습에 두 남자는 어이가 없는 모양이다.
[요.  요.  계집애가!]
험상궂게 생긴 남자가 욕설을 내뱉으며 벌떡 일어서서 처제를 때리려고 손바닥을 들어 올렸다.
[으앙.  사람 살려요! 어른이 아이를 때린대요.]
의외였다.
처제는 울며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웅성웅성.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젊은 남자들 중 대부분이 두 남자를 노려보며 다가왔다.
[아! 아니에요! 이 계집애가.]
비쩍 마른 남자가 처제가 자기들을 때렸다고 말하려다가 참는다.
말을 해봐야 망신이기 때문이다.





험상궂게 생긴 남자가 의자를 뒤로 밀치고 식탁 옆으로 나왔다.
바로 오미진 옆이다.
오미진 발이 빠르게 움직였다.
어어.
험상궂게 생긴 남자가 오미진 발에 밀려 처제를 향해 넘어졌다.
누가 보면 마치 처제를 덮치려는 행동처럼.





[으앙.]
처제가 무서워 벌벌 떠는 행동을 하며 살짝 앉았다가 일어섰다.
[크윽!]
험상궂게 생긴 남자가 비명을 질렀다.
처제가 앉았다 일어서며 머리로 턱을 올려친 것이다.
[이게!]
화가 난 험상궂게 생긴 남자는 정말로 처제를 공격했다.
큰 손바닥으로 처제 뺨을 사정없이 때렸다.





그러나
처제는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며 발로 험상궂게 생긴 남자 허벅지를 걷어찼다.
[살려줘요!]
처제는 비명을 지르는 것을 잊지 않았다.
[으악!]
험상궂게 생긴 남자는 허벅지를 두 손으로 감싸며 뒤로 벌렁 나가 떨어졌다.
[으악!]
비명은 비쩍 마른 남자도 동시에 질렀다.
험상궂은 남자의 공격을 피해 도망가던 처제가 발로 비쩍마른 남자 발등을 밟은 것이다.







[뭣 하는 거 에요? 남자 둘이서 어린아이를 때리다니?]
오미진이 벌떡 일어서며 화를 냈다.
[아.  아닌데!]
비쩍 마른 남자와 험상궂게 생긴 남자가 동시에 말했다.
[저런 것들은 혼 내줘야 돼! 벌건 대낮에 소녀를 희롱하다니.]
나이가 많은 아주머니가 한마디 했다,
[맞아요! 혼내줍시다!]
누군가 그렇게 외치자 사람들이 우르르 달려들어 두 남자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





찡끗.
처제는 오미진을 보며 눈을 찡끗 거렸다.
오미진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허.
난 그만 머리를 흔들고 말았다










점심 식사가 끝나고 다시 오미진과 처제는 바이킹을 탄다고 가버리고 나와 미경이는 공원을 거닐고 있었다.




웅성웅성.
갑자기 바이킹을 타는 곳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나는 무슨 일인가 미경이와 함께 가보았다.






또 처제였다.
20대 커플 같은 남자를 몰아세우고 있었다.
[처제 무슨 일이야?]
내가 처제한테 물었다.
[이 아저씨가 성추행했어. 으앙.]
처제는 나를 발견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뭐라고? 오미진씨 어떻게 된 일입니까?]
난 처제와 오미진을 번갈아 바라보며 물었다.
[아. 아니에요! 그런 게 아니에요!]
20대 남자는 어쩔 줄 몰라서 안절부절 못했다.





퍽.
처제 발이 20대 남자 발목을 걷어찼다.
[내 무릎을 만지고도 아니라고? 형부. 이자가 내 무릎을 만졌단 말이야! 으앙.]
처제가 20대 남자한테 말하고 나에게 달려와 울며 말했다.
[아니에요! 바이킹 타다가 흔들려서 그쪽으로 쏠렸던 것뿐이에요! 그래서 실수로 손으로 중심을 잡는다는 것이. 죄송해요!]
20대 남자가 나에게 말했다
[언니! 내가 언니 무릎 만졌어?]
처제가 오미진에게 물었다.
[아니!]
오미진이 말했다.
[그럼 언니는 옆에 있는 사람 무릎 만졌어?]
처제가 다시 물었다.
[아니!]
오미진이 대답했다.





[들었죠? 나도 이 언니도 안 그랬는데. 왜 아저씨만 그랬을까?]
처제가 따지듯 물었다.
20대 남자는 어찌 대답을 해야 좋을지 몰라 당황해하고 있었다.




웅성웅성.
주위 사람들마저 20대 남자를 성추행 범으로 보는 눈치였다.
이미 20대 남자 애인 같은 여성은 눈에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미정아!]
오미진이 사태를 수습하려는 모양이다.
[응?]
처제가 오미진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미정이와 난 무술 고단자잖아! 무술인은 그 정도 흔들림에도 끄떡없지만 보통 사람은 그렇지 않단다. 그래서 우린 옆 사람을 만지지 않아도 됐지만
저 사람은 아니란다.  무슨 뜻인지 알겠지?]
오미진이 말했다.




우.
저 아이가 무술 고단자래.
주위 사람들이 수근 거리기 시작했다.






[아! 알았다! 그럼 저 아저씨가 몸이 허약해서 그랬단 말이지?]
처제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응!]
오미진이 아니라고 말은 못하고 작은 소리로 대답했다.



퍽.
처제 발이 20대 남자 허벅지를 걷어찼다.
20대 남자는 짧은 비명을 질렀다.
[헤헤 정말이네! 허약해.  허약해.  남자가.]
처제가 20대 남자를 한 바퀴 돌며 중얼거렸다
[좋아요! 실수란 걸 인정하죠. 운동 좀 하세요]
처제가 20대 남자 등을 손으로 툭 치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20대 남자는 다시 사과했다.
무척 착한 사람 같았다.
[처제 가자!]
난 얼른 처제 손을 잡고 현장을 벗어났다.









떨어져 있으면 또 사고를 칠 것 같아서 내가 한마디 했다.
[보디가드가 자기들끼리만 놀고.]
그 한마디에.
처제는 내 곁에서 조금도 떨어지지 않고 다녔다.






그날부터 어디를 가나 졸졸 따라다녔다.




“아빠!”
s공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귀여운 처제 미정이가 다른 사람은 듣지 못할 정도로 내 귀에다 입을 대고 작은 소리로 날 불렀다.
“...........!?”
난 눈짓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모레 제주도 내려갈 거 맞죠?”
“응!”
“그럼 내일은 아빠와 단 둘이서 놀러 가면 안돼요?”
“왜?”
“언니와 다른 사람도 다 떼어놓고 단 둘이서만.”
“안될 것 없지. 그럴까?”
“네! 그래요. 아빠와 단 둘이서 가고 싶은 곳이 있어요.”
“그래! 우리 귀여운 딸이 원하는데 뭐든 다 들어 줘야지.”
“헤헤......... 사랑해 아빠!”


“뭐야? 둘이서?”
이상함을 눈치 챈 미경이 토끼눈을 뜨고 노려봤다.
“아! 아무것도 아니야! 어서 차나 타자!”
난 미정이를 데리고 먼저 승용차 뒷좌석에 올라타며 시치미를 뗐다.
“맞아! 아무것도 아냐!”
미정이도 미소를 지으며 얼른 둘러댔지만 결국 미경이 눈을 벗어날 수는 없었다.


“혹시! 내일 둘이서 놀러 가려는 것 아냐?”
이미진이 운전석에 올라타고 미경이가 조수석에 타서 뒤를 돌아보며 묘한 눈초리로 물었다.
미경이는 차멀미 때문에 뒷좌석엔 앉지 못했다.
그나마 앞좌석은 멀미를 덜했다.


“우아! 언제부터 우리 언니가 이렇게 똑똑했지.”
미정이가 결국 시인을 한 셈인데.
“치사한! 그럴 줄 알았어! 그럼 난 아버님 모시고 놀러가지 뭐.”
미경이가 혀를 날름 내밀고는 자세를 바로잡고 앉았다.
나와 미정이는 서로 눈을 마주치며 잘됐다는 표정을 교환했다.



저녁 식사가 끝나고 일찍 방으로 들어 온 나는 tv를 시청하고 있었다.
미경이는 주방 일을 돕는다고 아직 방에 들어오지 않았다.
스르르.
방문이 열리고.
귀여운 처제는 큼직한 베개를 두 팔로 안고 마치 제방인양 거침없이 들어왔다.

“왜? 또?”
난 미정이를 보며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헤헤......... 아빠 곁에서 자려고........ 안 돼?”
금방 눈물이 글썽이며 묻는 귀여운 처제 모습에 난 결국 두 팔로 포근히 안아주고 말았다.
“안되긴. 당연히 되지. 우리 딸.”
“헤헤........ 대신 언니와 아빠 사이에서 잠자진 않을게. 난 아빠 왼쪽에서 잘게.”
오른쪽에 미경이 베개가 놓여있자. 처제는 내 왼쪽에 베개를 놓고 이불 속으로 쏙 들어갔다.


“아빠!”
“왜?”
“좀........ 안아줘!”
녀석 또 아빠 품이 그리운 모양이다.
난 귀여운 처제를 꼭 안아줬다.
“아빠!”
“응?”
“내일 어디로 놀러 가느냐 하면.......”
처제가 이불 속에서 여기까지 말을 했을 때 아내 미경이가 방으로 들어왔다.
“어라! 뭐하는 시추에이션이야? 처제와 형부가 이불속에 들어가서?”
“엥! 그렇게 되나? 아빠와 딸이라 해야지 으이그........”
내가 투덜거렸다.
“맞아! 아빠와 단 둘이 할 이야기가 있단 말이야. 언니는 나가있어.”
“무슨 가족 관계가 엉터리야. 하나는 아내고 아내 동생은 딸이고.”
미경이가 투덜거리며 밖으로 나가 버렸다.
귀여운 처제 생각을 끔찍하게 해주는 아내기에 나와 둘 만의 시간을 준 것이다.


“그래도 언니가 눈치 하나는 백단이야 그치?”
“응! 그래.”
“내일 어딜 갈거나 하면........ 63빌딩에 가고 싶고. 한강 유람선을 타고 싶고. 남산 케이블카도 타고 싶고. 대학로란 곳도 가고 싶고. 명동이란 곳에 가서 옷 하나만 사줘. 친구들한테 자랑하려고. 헤헤........”
“우리 딸 구경하고 싶은 곳 많구나?”
“당연하지. 서울 와서 살면 제주도 내려갈 시간이 없잖아. 그럼 친구들한테 자랑도 못하잖아. 그러니 이번에 구경하고 내려가 자랑하려고. 헤헤........”
“오! 우리 딸 친구들한테 자랑하는 것이 최종 목표구나?”
“응. 헤헤........”
“좋아! 아빠가 내일은 우리 딸 원하는 것 다 해줄게.”
“정말?”
“당근이지.”
“약속.”
처제가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그래. 약속.”
손가락을 걸고 약속을 했다.


“헤헤........”
“.........!?”
“헤헤.........”
“왜 웃어?”
“한 가지만 더. 약속.”
“뭘?”
“오늘밤에 잠을 잘 때. 언니 쪽으로 고개 돌리지 말고 나만 보고 자라고. 헤헤........”
“으이그.”


여전히 아침에 일어나니 미정이는 세숫대야에 따뜻한 물을 받아 들고 방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욕실에 따뜻한 물 나오는데 왜? 고생해?”
내가 귀여운 처제 생각해서 한 말인데 금방 눈에 눈물이 글썽거린다.
“그렇지만 난 우리 딸이 떠주는 세숫대야의 따뜻한 물에 세수를 하는 것이 제일 행복해.”
난 말을 돌려 밝게 웃어줬다.
“헤.......”
미정이는 금방 미소를 지었다.


“저 녀석 왜 저래?”
아내가 슬그머니 나에게 물었다.
“아빠를 언니한테 뺏겼다는 설움에 뺏기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거잖아.”
내가 슬쩍 말해줬다.
아내가 고개를 끄떡이며 안쓰러운 표정으로 처제를 바라본다.
“오늘 즐겁게 해줘요.”
“암! 녀석이 가자는 곳은 모두 데리고 다닐 생각이야. 사 달라는 것도 다 사주고.”
“고마워요.”
“고맙긴. 처제이기 전에 미정인 정말 나에겐 딸이었어. 아빠가 딸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은 다 해주려고.”
정말 내 마음은 그랬다.


그러나
순수한 내 마음은 그냥 나 혼자만의 생각뿐이었다.
귀여운 처제를 데리고 서울 구경을 나선 그 하루는 오해도 많고. 경찰에 연행도 되고. 나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겨주었다.
귀여운 처제와의 서울 여행.
그 이야기는 다음 회에 계속됩니다.



z여고 퀸 황 지미.
그녀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혼식 날짜를 잡고 귀여운 처제와 서울 구경을 나서려는 순간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랜만이네.”
“좀 만나.”
“지금?”
“응. 잠깐이면 돼.”
“알았어!”
난 아내와 처제가 아침 식사를 하는 동안 얼른 누구를 만나고 오겠다는 말을 하고 그녀를 만나러 나갔다.


한참 남녀 관계에 호기심을 갖기 시작할 때.
황 지미는 내게 접근을 했다.
그녀는 고교시절 나는 물론이고 모든 동창생들의 우상이었다.
그런 그녀가 접근을 하자 난 너무도 좋았다.
이곳저곳 먹거리를 찾아다니며 식사를 같이 한 것이 고작이었지만.
이렇게 이른 시간에 만나자는 것은 처음이다.


k레스토랑.
아침식사를 판매하는 유일한 레스토랑으로 인기가 제법 많은 옥수동 명소다.
식사를 하자고 만나자는 것은 아닐 것이고.
난 그녀를 만나자 마자 눈짓으로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읍.”
와락 달려들어 무조건 키스부터 시작하는 그녀.
처음이다.
그녀와 키스는.

“너! 결혼 할 거라는 소문 들었어. 아기도 있다며?”
긴 키스가 끝나고 자리에 앉으며 그녀가 물었다.
친구 녀석들이 이미 다 퍼뜨린 모양이다.
“응! 그렇게 됐어!”
내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난 네가 좋았는데. 내가 모델이라 시간도 없고 그래서........ 좀 사이가 가깝지 못했지?”
“너야 워낙 바쁘잖아.”
“응! 그래! 하지만 오늘은 한 두 시간 틈이 있어.”
“어! 그래? 하지만 내가 오늘 약속이 있네. 어쩌지?”
난 처제와의 약속을 지키려는 것이다.


“1시간 정도면 되는데. 안될까?”
“1시간이라면........”
“한 가지 부탁을 좀 들어 줘.”
“부탁? 무슨 부탁?”
“우선 들어 준다고 약속부터 해.”
“무슨 부탁인지 말도 안하고 무조건 들어 달라고?”
“응! 부탁할게.”


황지미는 여고시절부터 모델로 발탁되어 홈쇼핑 모델을 시작했다.
지금은 그 업계에서 무척 인기가 많은 모델로 항상 바쁜 나날을 보낸다.
이 시점에서 왜? 황지미 이야기를 하느냐 하면 귀여운 처제 후편에서 중요한 이슈로 등장을 하기 때문이다.


누구보다도 좋아하고 짝사랑했던 그녀 황지미.
난 결국 그녀 부탁을 들어 준다고 약속을 하고 말았다.
“분명 약속했어?”
“응! 그래 약속했다.”
“넌 한번 내뱉은 말은 꼭 지킨다고 정평이 났다던데. 딴 말 하기 없기다.”
“알았어! 부탁이란 것이 뭐야?”
“저....... 그게!”
갑자기 얼굴을 붉히는 황지미.


“.......!?”
“일단 나가자 가면서 말할게. 시간도 없다면서?”
나와 황지미는 레스토랑에서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바로 나오고 말았다.

한동안 말없이 내 팔을 잡고 당기듯 앞장서서 걷던 황지미가 걸음을 멈춘 곳은.
“........!?”
난 눈앞의 간판을 보고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y모텔.
러브호텔이다.


“들어가자.”
그녀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무슨?”
“널 갖고 싶어.”
“뭐라고? 난 이미 결혼을 할........”
“알아! 그냥 한번만. 널 갖을게. 부탁해.”


젠장.
그녀 부탁이란 것이 바로 그런 것일 줄이야.


“그래도 이건 아니잖아. 내가 어떻게 아내 얼굴을 봐. 안 그래?”
“그래서 부탁이라 했잖아. 네가 들어 준다고 하고. 너도 나 좋아하잖아? 나도 널 사랑했어. 정말이야.”
“그래도........”
그녀가 갑자기 달려들어 두 팔로 내 목을 끓어 안고 키스를 했다.
“사랑해!”
그녀는 그 말을 계속 되풀이 했다.
그리고 나도 서서히 무너져 갔다.
어느새 내 발걸음은 모텔로 들어서고.


결혼을 며칠 앞둔 나의 외도.
황지미.
그녀와의 한 번의 관계.


그 한 번의 관계로 그녀는 임신을 한다.
그리고 그 아기는 후편에서 귀여운 처제 미정이의 딸로 자란다.


단 1시간.
그 짧은 관계를 끝으로 그녀 황지미는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않는다.



“아빠! 왜 이렇게 늦었어?”
미정이가 날 몹시 기다린 모양이다.
눈에 눈물 자국이 있는 것을 보니 날 기다리다가 울어버린 모양인데.
그런 미정이를 보니 난 가슴이 무너졌다.


미안하다.
우리 딸 미정아.
그리고 아내 미경이.
정말 미안하다.


난 아내와 귀여운 처제 미정이에게 마음속으로 사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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