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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영 실화소설 [귀여운처제5]원본
김범영  2011-04-11 19:30:24, 조회 : 1,989, 추천 : 113

짧은 소나무들 사이로 노란 개나리꽃이 하나 둘 피어나는 긴 돌계단 길을
30여 계단  오르면 큰 후박나무 아래 구불구불한 굵은 통나무를 8개 기둥삼아 만든 정자가 하나있고.
그 주위로 자연석을 넓게 깔아 마당을 만들었다.
그 넓은 마당을 지나면 황토로 만든 집이 하나 나오는데.
마치 초가집처럼 지었으나 지붕은 청기와를 올렸다.




200여 평은 되는 정원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없는 건물.
30여 평의 황토 집.
지금 그 황토 집에 두 손님이 찾아왔다.
아니.
어린 아기가 하나 남자 가슴에 매달려있는 것까지 하면 3사람이다.







그들이 막 황토 집 문 앞에 도착하여 문을 열려고 하는 순간.
우르르.
어디서 나타났는지.
두 청년과 아가씨 하나가 길을 막았다.
모두 검은색 복장을 한 젊은이들이다.




[누구십니까?]
아가씨가 찾아 온 손님에게 물었다.
[이것들이! 너흰 누구야?]
찾아온 손님 중 여인이 앙칼지게 소리쳤다.
마치 안에 있는 사람이 들으라는 듯.
[우린 경호원입니다. 어르신께선 주무십니다. 누구십니까?]
경호원이란 아가씨가 전혀 비켜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되묻는다.
[그으래? 경호원이라고? 야!]
다시 여자 손님이 앙칼지게 소리를 지르며 발로 경호원 아가씨 다리를 걷어찼다.






경호원 아가씨는 재빠르게 피한다음.
몹시 불쾌한 표정으로 여자 손님을 노려봤다.




[어라! 피해!]
찾아온 여자 손님은 다시 발로 경호원 아가씨 배를 향해 걷어찼다.
[왜이러십니까? 자꾸 이러시면 저희도 실례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여유 있게 피한 경호원 아가씨가 금방이라도 공격을 할 태세다.
[다희냐?]
이때 방안에서 굵직한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네! 아빠!]
찾아온 여자 손님이 대답했다.






[들어오너라! 시끄럽게 하지 말고.]
다시 굵은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네!]
찾아온 여자 손님은 여자 경호원을 신경질적으로 밀치며 아기를 안은 남자와 함께 방으로 들어갔다.










[[누구야?]
여자 경호원이 옆에 서있는 남자 경호원에게 물었다.
[몰라! 첨 보는데. 아빠라고 하잖아!]
남자 경호원이 퉁명스럽게 말하고 마당 한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때다.
조그만 여자 아이가 쪼르르 뛰어오고 있었다.
[누구냐?]
다시 여자 경호원이 앞을 가로 막았다.
퍽.
둔탁한 소리가 들리고.
[크윽!]
비명이 터졌다.
조그만 여자 아이가 앞을 가로막는 여자 경호원 허벅지를 발로 걷어찬 것이다.
[이.  이게!]
옆에 서있던 남자 경호원이 막 어린 여자아이를 붙들려고 손을 뻗었다.
붙잡아서 혼내주려는 것이다.






[도련님!]
그 순간 여자 경호원 입에서 나온 말.
누군가 그들 앞에 서 있다는 것을 느꼈다.
[도련님 오셨어요?]
남자 경호원도 상대를 알아보고 얼른 인사를 했다.
그들이 도련님이라고 하는 사람.
처제 입원한 병원에서 하룻밤을 보낸 나는 이제 막 집에 도착을 한 것이다.
미경이와 함께.
큰 정원을 보고 먼저 앞으로 쪼르르 달려간 처제인데.
전혀 예상치 못한 광경을 목격한 나는 어리둥절하였다.







저 여자 경호원은 태권도 6단에 유도가 3단이다.
아무리 방심을 해도 그렇지.
처제 공격을 고스란히 얻어맞다니...
또한 순진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처제가 어떻게 했기에 여자 경호원이 비명까지.
난 조금 전 본 광경을 생각하며 의문이 떠나질 않았다.




특히 아직도 여자 경호원 얼굴은 정상이 아니다.
뭔가 고통스러워하는 얼굴인데.



흠...!
오늘 컨디션이 않 좋은가!
[수고들 하시네요!]
난 여자 경호원이 어딘가 몸이 않 좋을 것이라고 판단을 내리고 처제와 미경이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갔다.











달랑 방은 두개뿐.
나머진 다 거실처럼 되어있다.
화장실은 뒷문을 열면 바로 연결된다.
화장실과 부엌은 뒤쪽에 별도로 건축되어있다.





[어! 오빠!]
방에 들어간 나는 아버지 앞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던 부부를 발견하고 무척 놀랐다.
바로 다희였다.
다희가 먼저 나를 알아보고 반가워했다.
[안녕하세요?]
다희 옆에서 아기를 않고 있던 남자가 나에게 인사를 했다.
다희 남편이다.
[어! 박 서방! 반갑네!]
난 얼른 인사를 받았다.


벌써 3년 전에 시집을 간 다희.
5년 전쯤인가...
아버지는 다희를 수양딸로 삼았다.
그동안 정이든 것도 있겠지만.
다희는 부모가 없었다.
세탁소를 운영하던 다희 부모님은 내가 10년전 중국으로 나간 그 다음해. 교통사고로 부부가 함께 저세상으로 갔다.






[다희야! 언제 왔어?]
난 다희에게 물었다.
[응! 방금.  그런데. 이분은?]
다희가 미경이를 바라보며 나에게 물었다.





[아버지! 몸은 좀 어떠세요?]
난 얼른 아버지께 인사를 했다.
무엇보다도 아버지께 먼저 인사를 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 많이 좋아졌다!]
아버지가 침대에서 일어나 앉으며 말했다.
[아버지께 인사드려!]
미경이보고 아버지께 인사를 드리라고 했다.








[안녕하세요? 첨 뵙겠습니다!]
미경이가 큰절을 올렸다.
[오냐! 어서오너라! 며느리를 만나는 첫 대면이 이렇게 환자로 만나게 돼서 미안하구나!]
아버지는 이미 며느리로 인정을 하신 모양이다.
[안녕하세요? 전.  전.  미정이라고 해요!]
처제가 마땅히 자신을 소개할 것이 없었나보다.
[어서 와요! 사돈처녀  반가워요!]
아버지는 처제를 바라보며 살짝 미소를 지어보였다.





허.
아버지가 저렇게 누굴 보고 미소를 짓는 것도 첨인데.
난 아버지와 처제를 번갈아 바라봤다.
그걸 다희도 눈치를 챈 모양이다.
마치 질투를 하듯 곱지 않은 시선으로 처제를 노려봤다.
그렇게 다희를 좋아했던 아버지셨지만.
한 번도 그렇게 미소를 지어 보이진 않았다.
웃음을 잃고 사시던 아버지셨기에.








[다희야! 인사해! 앞으로 나와 결혼할 아내. 이쪽은 내 누이동생.]
난 미경이와 다희를 서로 인사시켰다.






[만나서 반가워요.]
다희가 먼저 인사를 했다.
[네! 저도요!]
미경이가 인사를 받았다.
[반가워요! 전 사돈처녀 헤.]
처제가 얼른 손을 내밀어 미경이에게 악수를 청했다.
다희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난 다희에게 그냥 악수를 해주라고 눈짓을 보냈다.






[악!]
마지못해 손을 내민 다희는 비명을 질렀다.
처제와 악수를 하고 있는 손이 부르르 떨렸다.
[...!?]
난 다시 의아한 표정으로 다희와 처제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아! 미안. 헤. 너무 꽉 쥐었나.]
처제가 천진난만하게 웃었다.
[이런! 처제 힘이 세구나! 다희가 아파하는 것을 보니.]
난 처제가 시골에서 자라서 힘이 센 것이라 생각했다.










[사돈처녀는 뭘 좋아하시나?]
아버지는 처제에게 물었다.
[전.  좋아 하는 것 많아요.]
처제가 얼른 대답했다.

[말씀해보세요. 뭘 좋아하시는지?]
아버지는 자상하게 말했다.
[다 말씀드려도 돼요? 먹고 싶은 것 다?]
처제가 기다렸다는 듯 물었다.
[아! 물론입니다. 사돈처녀가 좋아하는 것은 뭐든 다.]
아버지는 자상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다희도 나도 의외였다.
특히 아버지의 그런 모습이 더욱 의아하게 만들었다.
자상한 미소까지 지으면서. 어찌 보면 공손하게 존칭까지 쓰면서.





[음! 한우 안심 스테이크. 치즈핏자. 조기찜에 옥돔구이. 물메기매운탕.  음.  그리고 아! 말고기 햄버거. 이정도면 대충 됐어요.]
처제가 먹고 싶다는 것을 줄줄이 말했다.
저녁 준비를 할 요리사가 아버지 옆에서 메모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강 실장! 다 들었겠지?]
아버지는 메모를 하고 있는 요리사한테 물었다.
[네!]
요리사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대답했다.
[모두 빠짐없이 준비하게!]
아버지는 요리사한테 처제가 줄줄이 말한 요리를 다 준비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
요리사는 대답도 못하고 잠시 머뭇거렸다.
[뭔가?]
아버지가 요리사 행동을 보고 이미 눈치를 챈 듯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오늘 아버지께서 기분이 좋으신 모양이다...
난 아버지가 자주 미소를 짓는 것을 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다른 재료는 다 준비를 할 수 있는데.  말고기는.]
요리사가 머뭇거리는 것이 그것이다.
말고기를 구하기 힘들다는 것.


[흠! 사돈처녀 다른 걸로 바꾸면 안 될까요?]
아버지는 요리사 어려움을 덜어 주려는 듯 처제에게 살짝 머리까지 숙이며 그렇게 물었다.
햐.
아버지가 왜 저러시지.
[아뇨! 전 말고기 햄버거가 제일 맛있거든요. 바꿀 수 없는데요.]
이런.
처제에게서 나온 말은 더욱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이런 처제가 아니었는데.
순진하고 착한 처제로 알았는데.
난 처제를 바라보았다.
내가 잘못 생각한 것인가.
처제는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었다.
역시 너무 어려서 철이 없는 모양이다.




여기서 나도 모르는 게 하나 있었다.
이미 아버지와 미정이는 잘 아는 사이란 것을.
나에게 통화를 하기위해 수없이 전화를 하면서 이미 가까워졌다는 것을.





[들었나? 준비 하도록 하게!]
아버지는 처제에게 한쪽 눈까지 찡끗 하면서 미소를 짓고 요리사한테 지시를 내렸다.
[알겠습니다!]
요리사는 더 이상 머뭇거리지 못하고 대답을 하고 밖으로 나갔다.
[아빠!]
다희가 토라진 모습을 하며 아버지를 톡 쏘듯 불렀다.
[왜 그러냐?]
아버지는 근엄한 표정으로 돌아와서 다희에게 물었다.
이제 아버지 모습으로 돌아 온 것이다.





[아.  아니에요!]
다희는 그런 아버지 모습을 느끼고 하고 싶은 말을 꿀꺽 삼키고 말았다.

왜 자기한테는 먹고 싶은 것을 묻지 않느냐고 따지고 싶었는데.
아버지 모습에서 그런 말을 할 수 없었다.
아버지 모습에서 미소는 이미 사라졌다.
그러나
다시 고개를 돌려 처제를 바라보는 아버지 얼굴엔 환한 미소가 어리고 있었으니.
한쪽 눈까지 찡끗 거리면서.
철없는 처제도 그런 아버지 모습을 아는지 모르는지 덩달아 한쪽 눈을 찡끗 하면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버지께서 왜 저러시지.
처제가 어색할까봐 기를 살려주려고.
아니면 미경이가 맘에 들어서.
난 아버지와 처제를 번갈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 거렸다.








저녁상은 푸짐하게 차려졌다.
특히 처제 앞에는 낮에 처제가 주문을 한 음식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차려졌다.
그러나
처제가 주문을 한 음식은 모두 처제 앞에만 놓여있고.
다른 사람들 앞엔 된장찌개와 간장계장 김치 파 무침 등 기본 반찬이 고작이었다.
단지 다희 남편 앞에만 삶은 닭 한마리가 놓여 있었다.






[우린. 이거만 먹으라고요?]
다희가 참다못해 요리사에게 한마디 했다.

아버지를 향해 하고 싶은 말이다.
그러나
아버지 앞엔 전복죽만 놓여있다.
다희도 아버지 앞에 놓인 전복죽 한 그릇을 보고 더 이상 말을 못했다.
이미 뱉은 말도 송구스러워했다.






[사돈처녀 많이 들어요!]
아버지는 화한 미소를 보이며 처제한테 말했다.
[저 혼자는 이것 다 못 먹는 것 아시죠?]
엉뚱한 대답이 처제한테서 나왔다.
그런데.
그 대답을 기다리기라도 한 것일까.
아버지의 말씀이.
[그럼? 같이 거들어 드려야지?]
아버지는 의자를 처제 옆으로 옮겨 놓고 앉으며 말했다.
[네! 역시 잘 통해요! 그렇죠?]
처제도 장단을 맞췄다.






[안됩니다! 어르신께선 환자십니다!]
요리사 강 실장이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
[저 친구가 안 된다는데요?]
아버지는 마치 어린아이처럼 처제한테 이렇게 묻고 있었다.
[멍청해서 그래요! 환자가 잘 먹어야 빨리 낮죠. 그걸 모르다니. 어린아이인 저도 아는데. 헤.]
처제가 하는 말을 들은 요리사 얼굴은 일그러졌다.
아버지는 그것 보라는 듯  요리사를 바라보며 그냥 물러나라는 눈짓을 했다.
난 황당한 처제도 이상했고 아버지 행동도 이상했지만 더욱 미경이가 그런 처제를 나무라거나 말리지 않는다는 것이 이상했다.






마치 게걸들린 듯 그 많은 음식을 서로 들어서 상대방 입에 넣어 주면서 모조리 먹어 치웠다.
그 이상한 구경을 하느라고 나도 다희도 저녁을 제대로 먹지 못했다.
처제야 어려서 그렇다고 하지만 아버지까지 그런 처제와 장단을 맞추다니.
그 많은 음식을 둘이 다 먹어 치웠으니.
아버지께서 소화를 제대로 하실지 그것이 의문이다.






[저녁을 먹었으니. 이제 차를 마셔야 되겠지요?]
아버지는 마치 처제를 공주님 대하듯 다시 공손하게 말했는데...
그 모습이 전혀 장난스러워 보이지 않다는 것이다.
[전 커피나 뭐 그런 흔한 차는 안 마시는데요.]
처제가 갈 수 록 가관이다.
[그럼 무슨 차를 드릴가요?]
아버지도 가관이다.
[전 국화꽃차에 유채꽃 꿀을 넣을 것을 좋아해요.]
처제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들었나? 나도 같은 걸 주게!]
그 소리를 들은 아버지는 큰 소리로 말했다.
방밖에서 요리사 강 실장이 들을 수 있게.










[아함! 너무 늦네요.]
주문을 한 차가 나오질 않자 처제는 하품을 했다.
[뭣 하는가? 차 준비가 안됐나?]
아버지는 다시 큰 소리로 말했다.

[다 됐습니다!]
강 실장 음성이 밖에서 들렸다.
[다 됐다 네요. 조금만 기다리죠.]
아버지는 처제한테 다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월급을 너무 많이 주시나 봐요?]
처제가 강실장이 차를 가지고 들어와 식탁에 놓자 얼른 받아 조금 맛을 보더니 아버지한테 묻는다.
[조금. 많이 줍니다!]
아버지가 말했다.
[게을러졌어요!]
처제가 다시 말했다.
[처제!]
내가 참지 못하고 처제를 불렀다.
버릇없이 아버지가 오냐오냐 해주니깐 강실장에게 그런 모욕을 주다니.





[흑!]
처제는 나를 바라보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내가 야단을 처서 우는 것인데.
[뭐하는 게야? 다 먹었으면 당장 나가!]
아버지는 나에게 호통을 치셨다.
어이가 없어서.
난 처제를 달랠 생각도 못하고 밖으로 나갔다.
미경이도 나를 따라 나왔다.
다희도 다희 남편도 줄줄이 밖으로 나왔다.







[처제가 왜 저래?]
난 지금까지 의문을 미경이한테 물었다.
다희도 다희 남편도 미경이 입만 바라보았다.
모두 이해를 할 수 없는 모양이다.





[사실 어제 오빠 없는 사이 아버님께서 오빠 폰으로 전화가 왔었어요. 그래서 제가 받았는데.  인사도 드리고. 동생 이야기도 하고. 그랬는데. 동생을 바꿔 달라고
하셔서 바꿔드렸는데. 동생과 한참을 통화하셨어요. 그때부터 아버님과 동생은 서로 맘이 통했나 봐요. 저도 그 이상은 몰라요. 동생이 말을 안 해서...]
미경이가 말했다.
[무슨 통화를 하셨기에?]
난 더욱 의문이 생겼다.
[혜지 이야기도 하는 것 같았고. 여기서 오빠와 아버님과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던데.]
미경이가 말했다.
[처제가? 나와 아버지와 한집에서 살겠다고 했다고?]
내가 급히 물었다
[네! 분명 그랬어요]
미경이가 대답했다.






[이. 이런! 어떻게 처제들과 아버지와 같이. 그렇다면 이미 처제와 아버지는 한집에서 같이 살기로 합의를 했다는 이야긴데.]
난 이제야 겨우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버지와 처제는 이미 같이 한집에서 살기로 합의를 했다는 이야긴데.
그리고 서로의 친분을 위해 엉뚱한 장난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젠장.
아버지는 처제들부터 아버지 편으로 만들고 게신 것이었구나.
처제도 앞으로 같이 살아갈 아버지와 친해지기 위해서.
미경이와 나를 위해 친한 척 한 것이었는데.
내가 화난 표정을 지은 것이다.
누가 더 어른인지. 이거야 원!









깔깔깔.
허허허.
방에서 갑자기 처제와 아버지 웃음소리가 들려나왔다.
밖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나와 다희 그리고 미경이와 다희 남편도 서로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참! 그런데.]
난 갑자기 뭔가 생각이 나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오미진씨!]
저쪽 마당에서 서성거리고 있는 여자 경호원을 불렀다.
[네! 도련님!]
여자 경호원은 얼른 달려왔다.
[아까. 우리 처제가 발로 찬 것 같던데. 왜? 그냥 맞았나요?]
난 그 일이 생각나서 물어본 것이다.








[그냥 맞은 게 아니고...부끄럽지만 피하지 못한 거 에요. 너무 빨라서...]
오미진 경호원이 말했다.
난 그 말을 듣고 이해를 할 수 없었다.
무술 종합 9단이라는 오미진이 피하지를 못했다니 이해를 할 수 없어서 미경이를 바라보았다.
미경이는 그냥 미소만 짓고 있었다.






[동생 분께서 무술을 배우셨죠?]
오미진이 미경이를 보고 물었다.
[네!]
미경이가 대답했다.
[제가 보기엔 태극권 같았는데. 맞나요?]
오미진이 다시 물었다.
[네! 맞아요!]
미경이가 대답했다.
[뭐? 태극권?]
난 무척 놀랐다.
다희와 다희 남편도 호기심을 갖고 미경이를 바라보았다.






[유단자 같던데? 맞죠? 몇 단이에요?]
오미진이 다시 물었다.
[나이는 어려도 3단이에요. 공수도가 1단 이구요.]
미경이가 말했다.
[뭐라고? 태극권3단에 공수도1단?]
난 무척 놀랐다.
어린 처제가 무술 유단자라니.
[그랬군요! 그래서 그렇게 빠르고 아팠어요! 제가 피할 수 없을 정도로.]
오미진이 말했다.




[매일 도장에서 살다시피 해서.  한동안 도장에 다니는 통에.  조금은 동생이 밝은 표정이었는데. 태극권을 가르치시던 분이 서울로 가셔서.
한동안 방황을 하다가 요즘은 합기도에 재미를 붙여서 그나마 다행이에요.]
미경이는 처제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애정결핍증을 보인 처제는 늘 집안 식구들을 괴롭혔다.
그러다가 7살 되던 해부터 동네에 이사를 온 태극권 사범을 따라 다니며 무술을 배웠다.
학교를 다니는 시간 외엔 늘 그곳에서 살다시피 했으므로 식구들은 오히려 편했고 안심을 하며 적극적으로 도장에 나가는 걸 유도했다.
처제가 12살이 되어 초등학교를 졸업하던 시기에 그 도장도 문을 닫고 사범은 서울로 갔다.
다시 식구를 괴롭히던 처제.
얼른 합기도 사범에게 데려다 주면서 조금은 숨을 트이게 됐는데.
무술에 재능이 있는지 벌써 1단을 따고...사범이 칭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로 처제 무술 실력은 나날이 발전되어 갔다.






특히 처제는 손아귀 힘이 무척 강했다.
발차기는 너무도 뛰어나 합기도 사범이 놀랄 정도였다.
한 가지 합기도 사범이 걱정하는 것은 처제는 조금만 자신에게 위협이 되면 가차 없이 공격을 하는 습관 때문이다.






[그런 일이!]
다희는 미경이 이야기를 들으며 무척 놀라고 있었다.
그 이유는 다희 역시 그런 시절을 겪었기에.
다희가 나한테 장난꾸러기처럼 굴었던 것은 다희 역시 방황을 하던 자신을 그렇게 스스로 위로하며 지냈기 때문이다.





[이거 참! 흥미로운 아이네!]
다희가 묘한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의 의미는...




[다희 너하고 비슷하다는 생각 안 드냐?]
나는 다희가 미소를 짓는 이유를 알고 장난스럽게 말했다.
[다희씨도 그랬나요?]
다희 남편이 나한테 물었다.
[물론이지! 저 녀석이 나를 얼마나 귀찮게 했는데!]
난 그렇게 말을 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처제에게 할 말이 있어서다.







졸졸.
모두 나를 따라서 방으로 들어왔다.







[형부가 화내서 미안. 화 풀어.]
난 처제 어깨를 두 손바닥으로 살짝 감싸주며 처제 등 뒤에서 말했다.
[흑!]
처제가 갑자기 벌떡 일어서서 나를 두 팔로 안고 내 가슴에 얼굴을 묻으며 울었다.
에 효,
어린 녀석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형부한테 언니한테.
짐이 되지 않으려고.
아버지와 친한 척 하고 성격에 맞지도 않는 장난까지.
난 처제를 살짝 안아줬다.






[나. 좀.  업어줘요!]
처제가 울음을 그치고 나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응 ! 그래]
난 얼른 앉아서 등을 뒤로했다.
처제가 내 등에 업혔다.
난 처제를 업고 밖으로 나왔다.
이번엔 아무도 따라 나오지 않았다.







[아빠!]
처제가 내 귀에다 입술을 갖다 대고 작은 소리로 불렀다.
[왜?]
내가 물었다.
[난 아빠가 좋아!  둘만 있을 땐 계속 아빠라고 불러도 돼?]
처제가 말했다.
뜻밖이다.
그런 말을 할 지 몰랐으니깐.
[나도 미정이가 좋아! 둘만 있을 땐 아빠라고 불러!]
나도 그렇게 말해줬다.








[난 사실 아빠 첨 볼 때부터 맘에 들었어!]
처제가  한손으로 내 귀를 잡아당기며 입술을 귀에 대고 말했다
[그래? 고마워! 나도 미정이가 제일 예뻐]
난 사실대로 말했다.
처제들 중 가장 예쁘고 귀여웠으니깐.
[그래서 말인데. 아빠!]
처제가 다시 말했다.

[으응?]
내가 물었다.
쪽...
[아빠가 내 부탁을 꼭 두 가지만 들어 줬으면 좋겠어!]
처제가 등 뒤에서 내 볼에다 뽀뽀를 한번 하며 말했다







[알았어!]
난 그렇게 대답했다.
무슨 부탁인지도 모르고.
[하나는 지금 말하고 하나는 나중에 말할게!]
처제가 말했다.
[그래!]
내가 대답했다.
[그럼! 지금부터 아빠 보디가드는 내가 할게. 언제나.]
처제는 언제나란 말을 좀 더 힘 있게 말했다.








[뭐? 보디가드? 네가?]
난 어이가 없었다.
아무리 유단자라해도 내 보디가드라.

[약속했잖아! 부탁 들어주기로!]
처제가 시무룩해졌다.
[아! 알았다! 그래라!]
난 얼른 말했다.
[헤...]
처제가 웃으며 다시 내 볼에 뽀뽀를 했다.




귀여운 처제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







[아빠! 보고 싶어! 얼른 와!]
미정이가 연락을 원한다는 강 실장님의 연락을 받고 내가 학원이란 곳 전화번호로 연락을 하니까 미정이가 울먹이며 말했다.
[아빠는 무서운 사람이 외국에만 있으라고 해서 지금은 갈 수가 없단다. 조금만 기다주겠니?]
아버지를 빗대어 무서운 사람이라고 농담을 한 것인데.
이 한마디가 미정이를 변하게 했단다.






아빠를 구해 드려야 돼!
무서운 사람으로부터.
미정이는 그때부터 무술을 배우게 됐다고 했다.
아빠가 보고 싶을 땐
아무거나 해야 참을 수 있으니깐.
미친 듯이 무술을 배웠단다.
자신이 때린 친구들 부모님께 미안하다고 사죄를 하는 아빠 모습을 본 후로는.
친구들과 싸우지도 안했단다.





난 미정이를 꼭 안아줬다.
아빠!
사랑해!
미정이가 내 귓가에 입을 대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나도!
우리 딸 사랑해!










[그래! 결혼식은 언제가 좋겠느냐?]
밤.
아버지는 모두를 모여 놓고 나와 미경이의 결혼식 날짜를 의논했다.
[23일 날 하세요!]
처제가 제일 먼저 말했다.
[23일? 왜 그래야 할 가요?]
아버지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그날이 일요일이니깐 제주도에서 올라 올 수 있거든요.]
단순하게도 일요일이란 이유로 날짜를 말한 것인데.
[옳거니! 우리 사돈처녀는 정말 똑똑 하네요   그날 결혼식을 하도록 해라!]
아버지는 이렇게 결혼 날짜를 잡고 말았다.












밤.
난 처제가 보이지 않아서 밖으로 나왔다.
어딜 간 것일까.
혼자서.





얍!
정원 한족 마당에서 누군가 기압소리가 들렸다.
난 그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누군가 둘이서 대련을 하고 있었다.
오미진 경호원과  놀랍게도 처제가 대련을 하고 있었다.




[...?!]
난 숨소리를 죽이며 살금살금 다가갔다.
두 사람 대련을 구경하기 위해서다.
저쪽에서 남자 경호원 둘이 구경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
난 두 사람 대련을 보다가 무척 놀랐다.
무술 종합9단 오미진 경호원이 쩔쩔매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 처제의 발차기는 특이했다.
현란한 헛발치기와 함께하는 공격에 오미진 경호원은 계속 얻어맞고 있었다.






남자 경호원 둘이 날 발견하고 머리를 숙였다.
나도 입에 손가락을 갖다 대며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내며 인사를 받았다.
남자 경호원 둘이 슬금슬금 내 곁으로 왔다.






[정말 대단해요]
남자 경호원 하나가 나한테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그래요?]
내가 능청스럽게 물었다.
무슨 말인지 다 알면서.
[처제란 저 어린분이 어디서 저런 무술을 배웠대요?]
남자 경호원이 나에게 물었다
[태극권3단에 합기도1단이라고 들었네요.]
내가 아는 데로 설명했다.
[아! 태극권 이었구나.그래도 그렇지 왼손은 수술까지 했다면서요? 붕대까지 감고 한손만 쓰는데.]
남자 경호원이 탄성을 질렀다.







그 소리에 대련은 끝나고 말았다.
[영호야! 태극권이라고?]
오미진 경호원이 남자 경호원 목소리를 듣고 확인하듯 물었다.
[네! 누님! 도련님이 그렇다는데요]
남자 경호원이 얼른 대답했다.
[아냐.! 태극권이 아니야!]
놀랍게도 오미진 경호원은 처제 무술이 태극권이 아니란다.
[합기도를 같이 배웠대요.]
다시 남자 경호원이 말했다.







[헤.]
처제는 오미진을 바라보며 웃었다.
오미진 경호원도 처제를 보며 뜻 모를 미소를 지었다.
[무슨 뜻이에요? 그 미소는?]
남자 경호원이 오미진에게 물었다.


[몰라도 돼! 그렇죠?]
오미진이 남자 경호원에게 말하고 다시 처제에게 물었다.
[네! 비밀은 지켜야 해요!]
처제는 눈을 찡끗 거리며 오미진에게 말했다.
[물론이죠!]
오미진도 맞장구를 쳤다.










[사돈처녀! 놀이기구 타고 싶지 않아요?]
아침 식사를 하면서 아버지가 처제에게 물었다.
아침은 요리사가 알아서 처제 것은 챙겨주었다.
처제가 좋아하는 닭백숙을 준비해줬다.






내가 미경이한테 물어보고 살짝 알려준 것이다.
[강 실장 아저씨 어젠 미안했어요. 게으르다 한 말 취소할게요.]
처제가 닭백숙이 마음에 들었는지 열심히 먹으며 요리사한테 그렇게 말했다.
아버지 물음엔 그냥 웃음으로 답했다.
하룻밤 사이에 의젓해진 모습이다.





[며느리하고 사돈처녀 데리고 s공원에나 갔다 오너라!]
아버지가 나한테 말했다.
[오미진 언니도 데리고 가면 안돼요?]
처제가 아버지한테 뜻밖의 말을 했다.
벌써 오미진 경호원과 친해진 모양이다.

[그래요. 사돈처녀가 좋다면. 데리고 가셔야죠.]
아버지는 어제와 다름없이 처제한테는 자상한 미소로 말했다.






[와! 이 닭백숙 정말 맛있다! 최고에요.]
처제가 요리사를 보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아이고 그렇게 좋아하시다니...저녁에 드시고 싶은 것 있으면 말씀하세요. 뭐든 다 해드릴게요.]
요리사가 너스레를 떨었다.
[정말요?]
처제 두 눈이 반짝 빛났다.
뭔가 재미있는 생각을 한 모양이다.
요리사는 아차 했지만 이미 엎어진 물이다.







[전 고등어회와 갈치회로 만든 회덥밥. 더덕구이. 야채샐러드에 장어구이 음 그리고  지실 빈대떡 독새기찜 독새기말이  헤헤]
처제가 장난스럽게 웃었다.
[지실은 알겠는데요. 독새기는?]
요리사가 처제와 미경이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독새기는 계란이에요.]
미경이가 얼른 말했다.
[알겠습니다! 모두 준비해놓겠습니다!]
요리사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별로 어려운 주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다음에 나온 처제의 말.






[아! 망고도 먹고 싶고. 풋사과도 먹고 싶다.]
망고야 냉동이나 통조림으로 나오니까 구하긴 쉽다 하지만 철이 아닌 풋사과.







[너! 무슨 임신 하냐?]
미경이가 야단을 쳤다.
울먹울먹.
눈물을 글썽이며 나와 아버지를 번갈아 처다 본다.
[아! 알겠습니다! 다 준비해드릴게요.]
요리사는 급히 사태를 수습하려고 말했다.


처제가 일어나서 요리사 곁으로 가더니 귓속에다 뭐라고 소근 소근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요리사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메...]
처제는 미경이를 보며 혀를 날름 내밀었다.







[너 오늘은 오빠와 나 따라오지 마!]
미경이가 발끈해서 말했다.
[형부한테 물어봐! 내가 항상 보디가드 하기로 했는데. 보디가드가 안가면 누가가?]
처제가 입을 삐쭉 내밀었다.
[뭐? 보디가드?]
미경이가 처제와 나를 번갈아 바라보며 물었다.

난 고개를 끄떡거렸다.







[보디가드 필요 없다고 해.]
미경이가 나한테 말했다.
[그럼 밤에도 보디가드 한다.]
처제가 미경이한데 은근히 협박을 했다.
즉 밤에 베개 들고 잠자리에 오겠다는 이야기다.
어젯밤에는 무슨 일로 오미진 경호원하고 같이 잔다고 가서 안 왔다.
정말 다행이라고 했는데.
미경이는 벌컥 겁이 난 모양이다.
나를 처다 보며 도와 달라는 눈치를 보내더니 곧 항복을 하고 만다






[알았다! 대신 낮에만 보디가드 해!]
미경이가 선을 그었다.
[봐서. 형부가 위험하다 싶으면 밤에도.  헤헤]
처제가 장난 끼가 발동을 한 모양이다.
[뭐라고?]
미경이가 화난 얼굴을 했다.
[형부!]
처제가 겁을 먹은 표정으로 얼른 내게 달려와 두 팔로 허리를 안으며 얼굴을 내 가슴에 묻었다.




허...
난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미경이와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저게! 형부를 아빠로 아나. 안기고 업히고. 뽀뽀하고.]
미경이가 투덜거렸다.
난 미정이를 안고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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