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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영 실화소설 [귀여운처제4]원본
김범영  2011-04-11 18:48:34, 조회 : 1,375, 추천 : 86

휘잉.
제주 공항 게이트를 나오자마자 나를 반겨주는 건 역시 거센 바람이었다.
파릇파릇 봄 쑥들이 도로변에 뜯어먹기 좋을 만큼 자라있는 제주도.
육지에선 느끼지 못한 봄 향기지만.
얼굴을 때리는 바람은 무척 차가웠다.








어쩌다가 하나 둘 유채꽃도 보였지만.
철모르고 일찍 핀 유채에 지나지 않았다.







고내.
지나치면서도 왠지 성큼 찾아갈 용기가 나지 않아.
첫 경험의 그녀가 살던 그 외딴 민박집을 렌트카를 몰고 빠르게 지나치며 힐끗 보기만 했다.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물론.
민박집 주인도.
민박을 든 손님도.







고내를 지나 애월읍에 도착한 나는 우체국 앞 큰 선인장을 바라보며 근처 식당에서 백반을 시켜 먹었다.
늦은 아침이다.







젠장.
그녀가 대학생이라고 거짓말을 한 것도 그렇고.
그냥 하룻밤 즐기자는 건데.
내가 칠칠치 못하게 그녀 곁을 기웃 거리는 것은 아닐까.







그런 마음에 난 다시 애월을 떠나 한림방향으로 해안도로를 따라 천천히 이동했다.
너무 소심한 탓일까.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관광지를 빼고.
숨겨진 구경거리를 찾아 중산간 도로를 따라 저지 리 마을에 도착했다.
저지 오름 아래 차를 세워두고 담배를 한 개비 물고 천천히 저지 오름을 올랐다.
동네 사람들 같은 몇몇 분들이 운동을 하다가 나를 힐끗힐끗 보는 것이 아직은 관광객들이 찾지 않는 등산로 같았다.








헉.
저지 오름을 오르다가 난 깜짝 놀랐다.
숲을 이루고 있는 구지뽕나무도 그렇지만.
육지에서 멸종 되다시피 한 헛개나무까지.
그 사이로 넝쿨을 이루고 올라간 묶은 줄기.
바로 하수오 넝쿨이다.
비록 다 말라버린 묶은 넝쿨이지만 난 알 수 있다.










중국생활 10년 동안 매일 등산을 하면서 배운 약초.
[역시! 제주도는 아직은 자연이 보존된 곳이구나.]
난 그렇게 느꼈다.
그러나
그 느낌도 잠시.
이런.
누군가 비양심적으로 냉장고 껍질을 다 벗기고 속에 석면뭉치를 숲속에 버린 것이다.
껍질은 철이니 고물로 쓰려고 벗긴 모양이지만 속은 석면이니 처리가 곤란했던 모양이다.









여기도. 저기도.
숲속에 쓰레기가 보였다.









사람이 비양심적일 때.
환경이 깨끗할 수는 없다.
남몰래 나 하나쯤이야 하고 버리는 습관.
제주도 관광도 그들이 망칠 것이다.
관광지는 깨끗해야한다.
그래야 다시 오고 싶은 것이다.








저건.
숲속 깊숙하게 잘 숨겨둔 쓰레기.
여인의 속옷들이다.
남에게 보이기 싫은 사람의 마음이 비록 양심과 함께 버린 쓰레기지만 숲속에  감춘 것이다.







남에게 보이기 싫다.
그 생각을 하면서.
혹시 나의 첫 경험 그녀도 뭔가 나에게 보이기 싫은 것이 있어서 자신을 숨긴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휘잉.
난 바람을 등지고 다시 고내로 향했다.
용기를 내서 그녀를 만나볼 생각이었다.









[여전하군! 크기만 더욱 컸을 뿐이지...]
고내에 도착한 나는 민박집 입구에 우뚝 서있는 구지뽕나무를 바라보며 감회가 새로웠다.
10년의 세월동안 나무는 팔뚝 굵기에서 허벅지만큼 굵어졌다.
키도 몇 배는 더 컸다.








컹컹.
민박집에 하얀 발바리가 한 마리 뛰어나오며 짓기 시작했다.
민박을 하는지 안하는지.
어째 썰렁해 보였다.








[계십니까?]
용기를 내서 큰 소리로 주인을 불렀다.
[잠시 기다리세요.]
저 멀리 바닷가에서 바구니에 뭔가 담아들고 오는 여인이 나를 발견하고 바쁘게 걸어왔다.




그녀다.
아무리 멀리 있어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귀여운 소녀가 그녀의 손을 잡고 쪼르르 끌리다시피 따라오고 있었다.
[...!]
그녀도 가까이 와서 나를 발견하고 두 눈에 이채를 띠었다.
[미경이!]
내가 먼저 그녀를 불렀다.
[흑...! 오셨군요!]
그녀는 나를 알아보고 눈물부터 흘렸다.
[오랜만이요.]
난 그녀 앞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며 말했다.
[엄마! 저 아저씨 누구야?]
그녀 손에 매달린  소녀가 나를 보고 그녀에게 묻는 말이다.




그런데
엄마라니!







순간 나는 그녀에게 다가서던 발걸음을 멈췄다.
시집을 갔단 말인가.
그렇다면 내가 큰 실례를 하는 것 아닌가.
난 어린 소녀와 그녀를 번갈아보며 어찌할 줄 몰라 멍하니 서 있었다.








[혜지야! 잘 들어.]
그녀가 소녀 앞에 쪼그리고 앉더니 눈물을 손으로 닦으며 말했다.
그 소녀 이름이 혜지.
이뿐 이름이다.
[저 아저씨가 너의 아빠란다.]
그녀가 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쾅.
순간 난 벼락이라도 맞은듯 머리속이 하얗게 변했다.
아빠라니.









[아.   아빠라니?]
난 아이가 보는 앞에서 차마 그렇게 묻지를 못하고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
[당신 아이에요! 그날 임신이 돼서 낳은 아이.]
그녀는 초롱초롱 두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거짓이 아니었다.

그녀는 진실을 말하고 있었다.
[그럼! 외국에 나가있던 아빠가 돌아오신 거야?]
그 아이는 그녀에게 물었다.
아마도 아빠를 찾으면 외국에 나갔다고 둘러댄 모양인데.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닌 것이 됐다.
난 사실 외국에 있었으니깐.








[그래! 내가 아빠란다. 우리 혜지 그동안 많이 컸구나!]
나는 얼른 그 아이 혜지를 덥석 들어 품에 꼭 안으며 말했다
사태를 짐작하고 아이에게 더 이상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서 나름 데로 판단을 한 것인데.
그녀가 나를 보고 울기 시작했다.







[미안해!]
난 그녀에게 할 말이 그것뿐이었다.








덕신 할망.
교내 동네에서 알아주는 무당이다.

단 하나 다른 무당과 다른 것은 절대 돈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료봉사.





덕신 할망이란 별호도 그래서 붙여줬다.
덕이 많다는 것이다.
그만큼 덕신 할망은 동네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다.
덕신 할망이 예언을 하면 반드시 맞아 떨어졌기 때문인데.
그 할망은 단하나 옹고집이 있었다.
절대 교내 사람이 아니면 손님을 받지 않는다.









내동네 사람들이야 늘 보고 그러니깐 알 수 있지 타지 사람들은 내가 어찌 알겠나.
덕신 할망은 늘 그렇게 타지에서 찾아오는 손님을 물리쳤다.
그런 그 덕신 할망이 진미경이 임신을 하였을 때.
이렇게 말을 했단다.
아기를 낳고 기다리면 널 찾아 올 것이다.
낳고 기다리면 네 사람이 되고.
아기를 버리면 너도 버려질 것이다,
진미경 그녀와 그녀의 어머니는 그 말을 철썩 같이 믿고 10년을 기다렸단다.











[죄송합니다! 늦게 찾아와서.]
난 진미경 어머니께 무릎 꿇고 사죄했다.
[괜찮네! 이렇게 돌아와 줘서 고맙네!]
진미경 어머니는 내 두 손을 꼭 잡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서둘러 결혼식을 올리겠습니다!]
난 진미경과 그의 어머니를 번갈아 바라보며 진심을 말했다.
[그래! 고맙네!]
진미경 어머니...아니 장모님은 내 두 손을 꼭 잡고 놓을 줄을 몰랐다.








[형부 오셨다고?]
오후가 되자 두 소녀가 방으로 들어오며 떠들었다.
귀엽다.
특히 하나는 너무도 귀엽다.
[제 동생들이에요!]
진미경이 처제들을 소개했다.



진미주.
진미경의 막내 동생이다.
이제 12살 초등학교 6학년.




진미정.
진미주의 바로 위.
중학교 1학년.
진미정 그 처제가 그렇게 귀여웠다.
어릴 때보다 더 귀여웠다.
미정이가 날 처다 보며 눈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
난 눈을 찡끗 거리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반가워.]
난 두 처제에게 말했다.
[저도요!]
두 처제가 동시에 말했다.










[형부!]
진미정 그 귀여운 처제가 밖으로 나온 나를 따라 오며 날 불렀다.
[어디 가서 이야기나 할 가?]
난 얼른 미정이를 데리고 바닷가로 나갔다.




[아빠! 보고 싶었어!]
미정이가 두 눈에 눈물을 가득 담고 말했다.
[나도 미정이가 보고 싶었다.]
난 미정이를 꼭 안아주며 말했다.
[왜.......?]
미정이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난 이미 알기에 그냥 미정이를 바라보며 다음 말을 기다렸다






[왜? 아빠가  형부가 된 거야? 난 아빠가 좋은데.......]
미정이가 두 눈에서 눈물을 펑펑 쏟았다.
[미정아! 미안하다! 나도 사실은 미정이 아빠가 더 좋다!]
난 미정이를 달래려고 그렇게 말했다.
어쩌면 그 것이 내 진심인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우리 둘만 있을 땐 아빠 해줄 거지?]
미정이가 말했다.
꼭 그렇게 해달라는 간절한 표정을 담아서.
[그럼! 우리 둘만 있을 땐 난 아빠고 미정인 항상 내 딸이야 알았지?]
난 얼른 대답했다.
헤.
미정이는 곧바로 표정이 밝아졌다.






[언니랑 결혼하면 서울 가서 살 거지?]
미정이가가 초롱초롱한 눈으로 날 처다 보며 물었다.
[그래!]
난 간단히 대답했다.
[그럼 나도 데려가.]
미정이 말을 의외였다.






[으응?]
난 미정이 처제의 뜻밖에 말에 잠시 당황했다.
[나도 서울 가서 살고 싶어.]
미정이 처제는 정말 진심으로 서울로 따라가고 싶은 눈치다.
[그.  그건! 장모님께서 허락 하시면.]
난 그렇게 대답을 하고 말았다.
그 귀여운 처제의 부탁을 딱 잘라 거절할 수 없었기 때문인데.








그 말 한마디가 엄청난 결과를 갖고 오리란 것을 저녁이 돼서야 알았다.








[저도 따라 갈래요!]
[저도요!]
저녁때 학교에서 돌아 온 고등학생 처제 진미희까지 막내처제까지 모두 나를 따라 서울로 간단다.
[자네가 데려갈 수 있으면 그렇게 하게!]
장모님은 이미 허락을 한 상태다.
[형부!]
진미정 그 귀여운 처제가 등 뒤에서 나를 두 팔로 안으며 어리광을 부렸다.
이제 대답을 해야 하는데.......
거절을 할 수 없었다.
특히 그 귀여운 처제 때문이다.







모두 나만 처다 봤다.
진미경까지.







[좋아! 그렇게 하죠!]
난 장모님한테 처제들을 데리고 가겠다고 말하고 말았다.
아버지 허락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와아.
진미정과 진미주 두 어린 처제들이 내 양쪽 팔에 팔짱을 끼고 앉아서 좋아했다.
[이번에  미경이와 같이 서울 올라가서 처제들과 살 집부터 마련할게요!]
난 장모님한테 그렇게 말했다.
[고맙네!]
장모님은 정말 고마워하는 것이 보였다.










혜지는 장모님 방에서 자고.
난 오랜만에 미경이 그녀와 단둘이  한방에서 자기로 했다.
3개의 방이 있는데 아직 관광 철이 아니라 민박 손님도 없어서 모두 사용을 할 수 있었다.
민박을 놓으면 단칸방에서 처제들이랑 장모님이 생활을 한다.








첫 경험의 그녀.
그 풋풋한 향기가 나를 들뜨게 만들었다.




난 그녀와 긴 입맞춤을 했다.
그리고 한 겹 두 겹.
그녀의 옷을 벗겨갔다
그런데




[형부!]
진미정 그 귀여운 처제가 방문을 벌컥 열고 뛰어 들어왔다.
두 팔엔 베개를  안고.
[왜?]
나와 진미경이 깜짝 놀라서 들어온 처제를 바라봤다.
진미경은 서둘러 옷을 여미고.......
[형부랑 같이 잘래!]
그 귀여운 처제는 나와 미경이 대답도 듣지 않고 들고 온 베개를 나와 미경이 사이에 놓고 얼른 이불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으으으.





그렇게 달콤해야 했던 그날 밤은 그 귀염둥이 때문에  산산이 깨지고 말았다.











아침.
내가 늦잠을 잤나.
일어나보니 이불속엔 나 혼자 뿐이다.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던 나는 깜짝 놀랐다.
[헤.]
방긋이 웃고 있는 그 귀염둥이 처제.
세숫대야에 따뜻한 물을 들고 날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정성이다!]
고등학생 처제 진미희가 한마디 던지며 미정이 처제와 나를 번갈아 바라봤다.
[쟤 왜 그러니?]
미경이가 나와 미희처제를 번갈아 바라보며 미희 처제한테 물었다
[형부가 좋다나 뭐 그래!]
미희 처제가 빙긋 웃었다.




[얼른 세수 하시와요.]
미경이가 눈을 찡끗하며 나에게 말했다.
난 미정이 처제가 들고 온 세숫물을 받아 세수를 했다.










졸졸졸.

마침 일요일이다.
미경이와 나의 딸 혜지를 데리고 외출을 하려는 나에게.
3명의 처제가 졸졸 따라 나섰다.
그런 것이 미안했는지
장모님은 모시고 가겠다고 해도 한사코 마다하셨다.









혜지를 안고 또는 팔을 붙들고 걸으면 마치 질투라도 하듯.
진미정 그 귀여운 처제가 자기도 안아 달라. 팔을 잡고 가자는 등 투정을 부렸다.






[언제까지 올라가야 되나?]
장모님이 아침에 내게 그렇게 물었다.
[뭐 급한 건 없어요. 왜 그러시죠?]
내가 장모님한테 물었다.
[결혼식은 서울서 올릴 예정이지?]
장모님이 내게 물었다.
[네 그렇습니다! 장모님이 원하시면 여기서 올려도 되고요.]
난 그렇게 말했다.








[아닐세!  자네 친척들이 여기 오기가 어렵지 않겠어. 서울서 올리기로 하지. 대신 이틀만 시간을 주게.]
장모님이 말했다.

[네에?]
난 무슨 뜻인지 몰라서 물었다.
[내일부터 이틀 후 이곳에서 잔치를 하고 올라가게. 아예 미경이 데리고.]
장모님이 말했다.
[무슨?]
난 장모님 뜻을 이해 못했다.







[여기서 동네 사람들한테 인사는 하고 가야 하지 않겠나.  여기서 서울 결혼식 보러 올라갈 동네 사람도 없을 텐데.]
장모님이 말했다.
결국 이틀 후 이곳에서 예비 결혼식 잔치를 한다는 것인데.
거절 할 수가 없었다.




허허.
죄송해요 아버지.
불효자가 허락도 없이 결혼식부터 올리게 됐습니다.
난 속으로 아버지께 용서를 빌었다.




[도새기 두개는 잡아야지.]
장모님이 아침에 이웃집 아저씨한테 그렇게 말을 하는 것을 들었다.
흠.
그게 무슨 뜻일까.
의문이 생겼지만
처제들 등살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혜지는 아빠라는 사람이 지금까지 못 보던 사람이라 그런 것인지.
왠지 낯설어 하는 모습이고.
반면 처제 진미정은 착 달라붙어서 떨어지질 않았다.





[장인께선?]
이미 돌아가신 것으로 알고 있는 난 미경이게 확인하듯 물었다.
[미주 낳고 바로 돌아가셨어요. 미주가 딸이란 것을 알고 홧김에 술 드시고.]
미경이 눈시울을 붉혔다.
그랬단 말인가.
장인께서 아들을 원했는데.
딸만 낳으니 홧김에 술을 먹고 발을 헛딛어 벼랑에서 추락했다 한다.






그래.
그런 거였어.
진미주와 진미정은 아빠 얼굴을 모르고 자란 것이었어.
물론 고등학생 진미희 역시 아빠 얼굴을 기억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
나를 아빠처럼 생각하는 것이야.
난 처제들이 왜 나를 그렇게 졸졸 따라 다니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느끼지 못하고 자란 부정,
그 부정을 나에게서 느끼는 것이다.








그래 아빠처럼 잘 보살펴주마.

내가 사랑하는 미경이 동생들이고.
혜지 이모들이며.
특히 너무도 귀여우니깐.
제주도를 자주 오지는 않았지만 너무도 많이 돌아 다녀서 안 가본 곳이 없었다.
특히 처제들도 아내 진미경도 제주도 사람이니 구경보다는 맛있는 것을 먹기로 하였다.









그리고
그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해 찾아간 식당에서 아침에 장모님께서 하신 말씀 뜻을 알게 되었다.





도새기.
흑도새기 전문.
그래 도새기는 돼지었어.
그렇다면 돼지 두 마리를 잡는다는 것이었어.











식당에 들어가 돼지 갈비를 시키고 식탁에 앉아마자.
진미정은 내 무릎에 기대다시피 누워 있더니 새근새근 잠이 들어버렸다.



허.
난 기가 막혀 미경이를 바라봤다.
[얘가 밤새 잠을 못잔 모양이에요.]
미경이가 내 표정을 읽고 말했다.
[왜?]
난 그 이유를 물었다.
[몰랐어요? 불 켜 놓고 오빠 얼굴만 처다 보고 있었는데.]
미경이가 말을 하다가 얼굴을 붉혔다.







[...!?]
난 영문을 몰라 의아한 표정으로 처제들과 미경이를 번갈아 봤다.
[형부하고 뽀뽀만 했대요.]
막내 처제가 입을 삐쭉 내밀며 말했다.
[엥?]
난 몰랐었다.
정말이냐는 듯 미경이를 바라봤다.
미경이 살짝 고개를 끄떡거렸다.







녀석 참!
그렇게 아빠를 그리워했단 말인가.
난 부정을 그리워하는 귀여운 처제가 잠든 모습을 보며 안쓰러운 심정이었다.









혜주는 이모들하고만 놀았다.
아빠는 별로 관심 밖이었다.
10년 그 긴 세월이 아빠를 잊게 만든 것일까.







팔자에도 없는.
귀여운 처제를 업고 다녀야했다.
처제는 좀처럼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내 들에 업힌 처제 손가락은 꼼지락 거리는데...
잠자는 척 하는 것이다.
이미 잠에서 깬지 오래전이지만.
내 등에서 내려오기 싫은 모양이다.
아무리 젊고 힘센 남자지만 중학생 처제를 업고 다니려니 이마에 땀이났다.






끄응.
잠꼬대를 하는 것인가.
처제 입술이 내 목덜미에 닿았다.
잠이 깬 것이 아닌가.
난 처제가 아직 꿈속이란 것을 알았다.
그런데 왜 손가락은 꼼지락 거린 것일까.
그 이유는 미경이가 처제를 받아 안고 길가 벤치에 앉았을 때 알았다.





처제 손가락.



깊은 상처가 있었다.
보기 흉할 정도로 흉터가 남아 있었다.
[무슨 상처지?]
난 미경이한테 물었다.
[개한테 물린 상처에요. 치료를 잘 못해서. 지금도 많이 아파해요.]
미경이가 말했다.
이런.
난 귀여운 처제가 너무도 불쌍했다.
어린 처제가 그런 상처를 안고 살아가게 놔둘 수는 없었다.








급히 대학병원 성형 전문의로 있는 친구한테 전화를 걸었다.
[개한테 물린 상처라는데... 초기에 치료를 잘못한 모양이야!  지금도 아픈 모양인데...]
내가 친구한테 전화로 설명하자 친구는 한번 데리고 오라고 했다.
치료가 가능한지 봐야겠다는 것이다.
난 이번에 서울로 올라갈 때 처제를 데리고 가기로 마음먹었다.










황금연휴
귀여운 처제에겐 정말 뜻밖의 황금연휴가 기다리고 있었다.
단 하루만 학교에 결석하면 무려 5일간의 황금연휴.






3일 후
3월 12일 중학교 개교기념일이란다.
3월 13일은  중학교에서 마을 축제가 열린다.
해서 2일간은 임시 휴교로 지정됐다한다.




3월 14일은 금요일.
이 금요일 하루만 학교 허락을 받으면 5일간의 시간을 낼 수 있었다.










난 미경이한테 내일은 미정이 학교에가서 손가락 치료차 서울 가야 한다는 말을 전하고  금요일 하루만 수업을 빼라고 말했다.
미경이 내 뜻을 알고 고개를 끄떡거렸다.









저녁에 집에 돌아 온 나는 동네 어른들이 몰려와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서울에서 온 사윗감 구경을 하려는 것인데.
하나같이 돈이 많으냐? 하는 질문들이 쏟아졌다.
난 미경이 체면도 있고 해서 그냥 많다고만 했다.
너도 나도 한잔씩 따라주는 막걸리를 연거푸 마셨더니 어떻게 방으로 들어 왔는지.
그렇게 취해서 잠들어 버렸다.








음.  뭐지!
새벽에 잠결에서 뭔가 내 입술에 자꾸 닿는 물체를 발견하고 눈을 살며시 뜬 나는 화들짝 놀랐다.
귀여운 처제 미정이
마치 내 입술이 장난감처럼 보였는지.
만지고 뽀뽀를 하며 놀고 있었다.
아직 내가 눈을 뜬 것은 모르는 체.
한참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장난을 하고 있었다.









어쩌나.
잠이 깬 것을 알면 쑥스러워 할 텐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누워있는데.
손가락으로 내 눈을 만지더니 눈을 벌리는 것이 아닌가.
천진난만하게.
잠자는 내 눈을 두 손가락으로 벌리고 웃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입술을 내 입술에 포갰다.





허.
이건 부정이라기 보단 무슨 병이 아닌가...
서울 데려가면 이것도 상담을 받아 봐야겠다.




난 그렇게 생각을 굳히고
잠결인 것처럼.
귀여운 처제를 두 손으로 안고 옆으로 누어 놓았다.












파르르.
처제가 잔 떨림을 보였다.
이것 참.
나는 얼른 뒤로 드러누워 잠을 청했다.











부시럭  부시럭.
처제가 다시 일어나 내 앞쪽으로 옮겨왔다.
그리고 내 팔을 베개 삼아 누웠다.





잠이 들었나보다  움직임이 멈췄다.











벌떡.
난 일어나서 밖으로 나갔다.
잠자긴 틀려서 바람이나 쐬려는 것이다.









쌔근쌔근.
처제는 잠들어 있었다.










[왜 잠이 안와요?]
언제 따라 왔는가.
미경이 뒤에서 말을 걸었다.






[응! 그냥!]
난 미경이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미정이 때문이죠?]
미경이가 내 마음을 알아차린 모양이다.
[아.  아니야!]
난 급히 변명을 했다.
[귀찮죠?]
미경이가 다시 물었다.
[아니야! 귀여운데 뭘!]
난 다시 변명을 했다.
[걔가 원래 그래요. 엄마한테서 잠자도 그렇고. 나하고 자도 그래요. 눈을 벌리고 입술을 만지고 어떤 땐 콧구멍도 막 벌려보고.]
미경이 말을 듣고 난 더욱 놀랐다.
이상한 버릇이네.
왜 그런 버릇이.







[엄마 가슴을 만지고 있어야만 잠이 들어요. 어떤 때는 나도.]
미경이 말을 하다가 얼굴을 붉히며 뒷 끝을 흐렸다.
언니 가슴도 만져야 잠이 드는 버릇이 있다는 말을 하려던 것이다.















왁자지껄.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서 장모님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고.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장작더미에 불을 붙이고 넓은 철사망을 올려놓고 그 위에 돼지고기를 굽어 먹으며.
동네 어른들은 취하기 시작했다.







내 인생에 가장 바뿐 날이었다.
마치 동네 강아지 부르듯.
야!
하고 부르면 쪼르르 달려가야 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야! 라고 부르는 것은 제주도 사람들이 상대를 부를 때 흔히 쓰는 말이었다.











윗사람을 부를 땐 양! 하고 부른다.
3월 12일 오전 9시 비행기를 예매하고.
제주도 미경이네 집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고 있었다.






이미 동네 어른들은 다 돌아가고.
결혼잔치도 끝났다.
난 이미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취해 있었다.








[이 아이는 내가 데리고 있으면 안 되겠나?]
장모님이 우리 딸 혜지를 안고 나에게 물었다.
[네에?]
난 무슨 말이냐는 듯 물었다.
[처제들은 자네가 다 데려가도 되지만 혜지만은 내가 데리고 있겠네. 내가 적적해서 말이야!]
장모님은 간절했다.
혼자 살아가시기가 외로울 것이기에 그런 부탁을 하는 것인데.
문제는 혜지였다.
장모님과 같이 산단다.






[난 할머니와 같이 살 거야!]
헤지 입에서 나온 말이다.






[네! 그렇게 하십시오.]
취기에 난 그렇게 말하고 말았다.



10년을 얼굴도 모르고 있던 딸.
그렇게 취기에 뱉은 말 한마디 때문에.
다시 10년을 더 기다려야만 했다.











그 날 밤.
아내와 난 단둘이서 잠을 잤다.
다행히.
그 귀여운 처제는 일찍 다른 방에서 잠들어 버렸던 것이다.








비몽사몽간.
취기 속에.
달콤한 키스와 두 번째 관계를 갖게 되었는데.
새벽에 잠에서 깬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아내는 어디로 갔나.

분명 아내와 함께 잤는데.
내 팔을 베개 삼아 잠든 것은 그 귀여운 처제였다.
새벽에 또 우리 방으로 들어와 잠이든 것이다.









서울 행 비행기 안.
좌석 3개에 나란히 앉았는데
난 가운데 앉을 수밖에 없었다.
아내와 처제가 양쪽 팔을 잡고 놓아주질 않았던 것이다.
비행기를 처음 타보는 귀여운 처제는 마냥 들떠 있었다.
연신 신나서 환호를 질렀고.
모두 처다 봐서 난 어쩔 줄 몰라 했다








남은 두 처제가 무척 부러워하는 눈으로 미정 처제가 나를 따라 서울로 가는 것을 지켜봤다.
제주도 섬에서 자란 처제들은 서울로 가보는 것이 꿈이었던 것인데.
그 꿈을 미정이가 제일 먼저 이루게 된 것이다.









[학생 좀 조용히 하세요!]
스튜어디스 아가씨가 웃으며 처제에게 말했다.
[네!]
수줍게 대답을 한 처제는 잠깐이나마 조용히 있었다.







윽.
비행기가 가다가 뚝 떨어지는 느낌이 오자 무서워서 오들오들 떨며 내 가슴으로 파고들었다.
[따님이 비행기를 첨 타나 봐요?]
신혼부부 같은 옆자리 손님 중 남자가 말을 걸었다.
[따님...!?]
난 어떻게 대답을 해야 옳을까 잠시 망설이고 있었다.
[네! 우리 아빠에요.]
귀여운 처제가 낼 름 그렇게 대답을 하고 있었다.








[아빠라고.]
난 할 말을 잊었다.
[기분은 알겠는데. 조금 조용히 있어야 된단다.]
이번엔 여자가 말했다.
시끄러웠던 모양이다
[...!]
귀여운 처제가 시무룩해졌다.





한동안 말이 없었다.
이 녀석이 뭘 하나 고개를 숙여 처제 얼굴을 들여다보던 난 무척 놀랐다.

울고 있었던 것이다.







아빠 아.
처제 입에서 들릴 듯 말듯 아빠를 부르고 있었다.
난 얼른 살며시 미정이 어깨를 손으로 감싸줬다.
[아.  아빠!]
미정이 입에서 결국 그 말이 나오고 말았다.
난 말없이 그냥 미정이를 안아줬다.









역시 아빠가 그리워 생긴 애정결핍증 같았다.
특히 동생과 18개월 차이로 태어나서 엄마의 정까지 동생에게 뺏기고 자란 탓이 더욱 컸으리라.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 내 나름 데로 그렇게 진단을 내리고 있었다.















김포공항에 도착한 나는 서둘러 s대학병원으로 향했다.
하루라도 빨리 진찰을 받고 손가락 수술부터 받도록 하려는 생각이었다.









내 차는 공항 주차장에 있었다.
백색 지프였다.






[와! 형부 차 멋지다!]
역시 어린아이처럼 들뜬 처제가 신나서 즐거워했다 비행기에서 아빠를 찾으며 울던 모습은 이미 온데간데없었다.
미경이도 차창 밖을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처음 온 신비한 세상 서울.
미경이도 처제도 온 정신을 차창밖에 두고 구경하는데 집중하고 있었다.
때 아닌 조용함이 찾아왔다.








[어서와!]
s병원 성형외과에 들린 나를 친구가 반갑게 맞이했다.
[그래! 이쪽은 내 아내고 이쪽은 처제다. 인사해 내 친구야.]
난 친구에게 먼저 아내와 처제를 소개하고 아내에게 친구를 소개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아내가 먼저 인사를 했다.
[반가워요. 이 친구가 결혼을 했다는 말을 아직 들어보질 못해서...당황스럽긴 하지만 아무튼 만나서 반가워요.]
친구가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처제가 인사를 했다.
[오! 정말 예뿐 소녀로군요. 만나서 반가워요.]
친구는 처제 인사를 그런 식으로 받았다.






[곧 결혼식을 올릴 테니 부조금 많이 해라!]
난 농담을 던졌다.
[그래! 네가 장가를 간다는데 집인들 못 들고 가겠냐?]
친구도 농담을 했다.







[자! 우선 처제 손가락 상태부터 검사해봐!]
내가 말했다.

[서두르긴. 급할 것 없어! 검사해서 수술이 필요하면 바로 수술 들어갈 테니깐.]
친구가 말했다.
[그럴 수 있어?]
난 친구의 말을 듣고 급히 물었다.
그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다행이겠나.
대학병원이란 것이 예약을 해야만 되고 그 기다림도 며칠씩 걸리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짜슥! 네가 부탁해도 어림없는 일이지만 이렇게 예뿐 공주님을 치료하는데 내가 특별히 시간을 내야지.]
친구가 말했다.
내가부탁을 해서 시간을 비워뒀다는 뜻인데.
처제는 예뻐서 시간을 내준다는 뜻으로 들었나.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했다.








녀석.
의사가 되더니 이젠 말솜씨까지 의사가 되어 가는군.
환자를 즐겁게 하는 의사야 말로 최고 의사지.
난 처제를 데리고  들어가는 친구를 보며 흐뭇해했다.






미경이와 난 복도에 놓인 의자에 앉아서 기다렸다.







[고마워요!]
미경이가 의자에 앉자마자 내 팔을 두 손으로 붙들고 작은 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고맙긴. 처제도 내 동생인데. 아니 내가 꼭 아빠 같아. 큭.]
처제가 비행기에서 아빠라 칭한 일을 기억하며 내가 한 말이었다.
[아빠가 안 계셔서. 특히 저 녀석이 제일 아빠를 찾아요.]
미경이가 말했다.
[그래. 걱정 마! 내가 아빠처럼. 잘 보살펴줄게]
정말 난 그렇게 하기로 마음먹었다.
미경이 에게는 그 동안 미정이와 아빠와 딸로 지낸 이야기는 비밀로 했다.








덜컹.
문이 열리고.
친구 녀석이 처제를 데리고 나타났다.






[어때?]
내가 급히 물었다.
[손가락 뼈 사이에 이물질이 들어가 있어. 보기엔 모래 같은데... 지금 바로 수술 들어 갈가?]
친구 녀석은 오히려 나에게 물었다.
[그래! 그렇게만 해주면 고맙지.]
난 친구 녀석이 정말 고마웠다.


[얼마나 드는데요?]
아내 미경이 돈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하하.  친구끼리 무슨 돈을...염려마세요 그냥 해 드릴 테니.]
친구 녀석은 내 눈치를 살피더니 그렇게 말했다.
문론 공짜는 없다.
미경이를 안심시키려는 친구의 재치 있는 대답이다.
아마 몇 백 만원은 나올 것이다.
나한테 별도로 청구하겠지만.






[그럼 바로 수술 들어간다?]
친구는 나한테 마지막으로 대답을 기다렸다
[그래! 기왕이면 손에 흉터도 제거해줘!]
내가 말했다.
[물론이지. 둘은 더 추가된다는 걸 잊지 마!]
친구의 그 말은 이백만원은 더 추가된다는 뜻이다.
미경이 눈치를 챘나보다 나와 친구를 번갈아 처다 봤다.







[하하.  혼자서는 수술이 어렵지 암! 의사 두 명은 더 추가해야지.]
친구 녀석이 눈치를 채고 재빠르게 말을 바꾸어 버렸다.










[얼마나 걸릴 것 같아?]
난 처제와 친구를 번갈아 바라보며 물었다.
[수술이야 30분 정도면 충분하지만.  마취에서 깨려면 오늘밤은 입원을 해야.]
친구가 말했다.
[알았어! 그러지.]
내가 얼른 대답했다.
[특실로 모실께 요]
친구 녀석이 미경이를 바라보며 고개를 꾸뻑 거리며 말했다.
[고마워요!]
미경이가 얼른 대답했다.









[나가서 차라도 한잔 하다가 1시간 후에 와!]
친구가 나에게 말했다.
[응. 그래!]
내가 대답했다.
[처제.   수술 잘 받고. 좀 있다가보자!]
처제를 데리고 수술실로 들어가는 친구 등 뒤에다 대고 난 그렇게 말을 던지고 미경이와 함께 밖으로 나왔다.









[아버지. 내일 집에 갈게요! 며느리 될 사람 데리고요.]
난 밖으로 나오면서 아버지께 전화를 했다.
[며느리? 허...]
아버지가 기가 막힌 모양이다.
[네! 내일 오전에 들릴게요!]
내가  말했다
[녀석! 무슨 꿍꿍이야! 오냐! 알았다.]
아버지는 믿는 둥 마는 둥 대답을 했고. 전화는 간단히 끝났다.








[자! 우리 어디 가서 시원한 것이라도 좀 먹자!]
난 미경이를 데리고 병원 앞 빵집으로 들어갔다.
아직은 쌀쌀한 날씨지만.
이곳에서 판매하는 아이스크림이 맛있었다.
언젠가 친구 녀석과 같이 먹어본 기억이 있어서 미경이를 데리고 들어간 것이다.















점심시간이 돼서야 처제 수술이 끝났다.
친절하게도 친구 녀석은 12층 특실에 입원실가지 마련해줬다.






처제가 회복실에서 회복하는 사이 친구 녀석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려고 밖으로 나갔다.
미경이 처제 옆을 지키고.







[전부 얼마냐?]
내가 근처 식당에서 두부찌개를 시켜서 같이 먹으며 넌지시 물었다.
[아마 11장정도 될 거야.]
친구가 말했다.
[뭘 그렇게 많아?]
내가 장난스럽게 물었다.
[짜 슥! 예뿐 처제를 고치는데 그까짓 11장 갖고.]
친구가 농담 삼아 말했다.
난 친구에게 처제가 보이는 애정결핍증에 대해 설명하고 정신과에 문의해야하나 어쩔까 물어봤다.
친구 녀석은 나보고 사랑과 정을 주고 보살펴 주는 것이 병을 고치는데 더 효과적이라고 했다.
친구 녀석도 내 판단대로 애정결핍증이라고 판단을 내렸다.







[제주도로 내려가지 전날 한번 들려. 처제 상태를 확인하게.]
친구가 말했다.
[그래! 그러지!]
내가 말했다.













점심을 먹고 12층 입원실로 올라갔다.
회복실에서 입원실로 오면 불편함이 없나 확인 하려던 것인데.
친구 녀석은 사람을 시켜
이미 모든 준비를 철저히 해놓았다.














침대에 누워 이 생각 저 생각 하던 나는 나도 모르게 깜빡 잠이든 모양이다.
살포시 포개지는 입술을 느끼고 잠에서 깬 나는 상대가 미경이라는 것에 안심을 했다.







[처제는?]
난 처제가 안보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고 급히 물었다.
[화장실 갔어.]
미경이가 말했다.
입원실로 들어와 화장실에 들어간 모양이다.










[형부!]
화장실에서 나온 처제는 와락 달려들어 내 품에 안겼다.
[녀석......!]
난 말없이 처제 등을 손바닥으로 토닥토닥 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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