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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영 실화소설 [귀여운처제1] 원본
김범영  2011-04-11 13:26:10, 조회 : 1,967, 추천 : 89

김범영 애정소설 [귀여운 처제]

제주도의 인연 편






국가시낭[구지뽕나무 제주도 방언] 긴 가시가 위협이라도 하듯 나의 목 언저리를 향해 그 날카로움을 뽐내고 있었다.
뽕나무 오디를 닮은 국가시낭 열매들이 아직은 녹색을 띠며 조그맣게 달려 있었다.
나는 s정치외대의 대학원 과정을 올해 졸업을 하는 미래의 외교관이다.
1주일간 리포터를 위한 여행을 제주도로 온 나는 바닷가 작은 민박집에 친구들이랑 같이 머물고 있었다.




그 일주일이 어느덧 다 가고 친구들은 오늘 아침에 서울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나는 혼자 남았다.
그 이유는.
민박집 주인의 딸 진미경.
그녀가 오늘 나에게 할 말이 있단다.





얼굴이 잘 생긴 미인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그녀가 나에게 다가온 것은.
이곳 민박집에 친구들과 민박을 시작한 다음 날부터다.
첫날은 친구들과 술이 너무 취해서 아무것도 생각이 나질 않았다.






다음날.
진미경 그녀는 나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친구들 몰래 밀감도 갖다 주고.
고구마 삶은 것도 갖다 주고.
눈웃음도 치며.
나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그리고
어젯밤.
그녀와 난 처음으로 키스를 했다.
친구 녀석들이 부르는 바람에 그 키스는 너무 짧게 끝났지만...
26살 내 가슴을 콩콩 뛰게 만들었다.





나의 아버지는 놀부로 통하는 자린고비 사체업자이다.
기업을 했으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기업을 했을 정도로 돈은 많았지만.
아버지는 오로지 사체놀이 하나만 알았다.
아버지의 부인은 모두 3명이었는데.
첫째와 둘째 부인은 자식을 낳지 못하고.
아버지의 자린고비 성격이 싫다며 떠나버리고.
늦게 새로 장가를 간 세 번째 부인이 나를 낳았다.





그 세 번째 부인.
나의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는 내가 9살 때.
어머니는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나는 아버지와 단 둘이서 서로 의지하며 그렇게 살아왔다.
나는 아버지의 아침. 점심. 저녁. 식사를 책임지고 해드렸다.





나의 어머니.
어머니께서 돌아가시면서 나에게 남긴 마지막 부탁이기에...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내 손으로 손수 아버지 식사를 해드렸다.
[너의 아버지는 돈이 많고 원수도 많아서 아무 곳에서나 밥을 먹으면 안 된다. 네가 꼭 손수 해드려라!]
아.
나의 어머니의 그 괜한 걱정 때문에.






어려서부터.
식모살이를 해야만 했다.
하하하.







그래도 난 좋았다.
학교를 다닐 때도.
놀러 다닐 때도.
다른 사람한테는 자린고비인 아버지.
나에게는 무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돈은 써본 사람만이 쓸 줄을 안단다. 아끼지 말고 써라!]




나의 아버지.
늘 나에게 돈을 펑펑 던져 주었다.
나는 명품이란 명품은 그 어떤 것도 잊지 않고 내 것으로 만들었으며.
중학교를 다니면서부터.
전용 운전기사를 두고 .
번쩍번쩍 하는 신형 고급 승용차만 타고 다녔다.





나에겐 친구들이 줄을 섰다.
모두 나에게 뭔가 얻어먹을 속셈이었지만.
난 그런 친구들은 멀리했다.
오로지 몇몇 맘에 맞는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기만 했다.
이상하게도
나에겐 남자 친구들만 있었다.








여자 친구들은  하나도 생기지 않았다.
대학교 3년 후배인 그녀.
김다희.
큰 두 눈이 나를 빨아들일 것처럼...
내 마음을 흔들고.
그녀만 보면 난 즐겁고.
그녀만 보면 난 항상 마음이 편했다.



그러나




그녀는 나를 벌레 보듯 한다.
내가 다가가기만 해도 온 몸을 소름 끼친다고 부르르 떨며 피한다.
하나도 갖은 것도 없는
가난한 세탁소를 운영하는 부모를 둔 주제에...
항상 나를 벌레 대하듯 한다.
벌써 한대 쥐어박고.
발로 걷어차 버렸어야 하는데...
오기가 생겼다.
이번에 서울 올라가면 꼭 그녀가 나에게 호감을 갖게 만들 것이다.
리포터를 쓰는 것도
잊은 체.
오로지 그녀에게 이길 생각만 했다.





왜?
난 항상 그녀에게 졌으니깐.
말로 싸워도.
주먹으로 싸워도.
뭐든.
난 그녀에게 졌다.




김다희.
이제 내 인생의 목표가 그녀에게 이기는 것이다.
하하하.











민박집엔 어린 꼬마가 하나 있었다.
마치 인형처럼 생긴 4살짜리 여자아이다.
진미경의 동생.
이름이 미정이라 했다.
이 녀석이 유난히 나를 따랐다.

거침없이 뽀뽀도 해주고.
업어 달라 안아 달라 하면서 재롱을 부렸다.
신기하게도
다른 친구들에겐 전혀 가지 않았다.
오로지 나만 졸졸 따라 다녔다.
[신기하네! 미정인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인데!]
민박집 주인아주머니는 그렇게 말을 하며 나와 미정이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4살짜리 미정이는 아장아장 걸어 다니며
온갖 재롱을 부렸는데.
주인아주머니 품엔 갓난아기가 하나 있어서
아주머니한텐 사랑을 다 받지 못하고 있는 듯 보였다.
그런 아이가 왜.
나를 잘 따랐을까
그녀석이 날 좋아하는 통에.
자연히 미경이와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짬춘!]
귀여운 꼬마 미정인 혀가 아직은 짧은 것일까.
삼촌 소리가 짬춘이란다.
[왜 그래?]
내가 미소를 보이며 다정하게 물었다.
[나.  쉬!]
미정이가 소변을 보려는 모양이다.
이젠 기저귀를 벗고 생활하는 어린 아기.
난 그 녀석을 마당 한쪽에 쪼그리고 앉아 뒤로 안아들고 소변을 보게 했다.






[저 녀석이! 정말 웃겨......!]
초등학생쯤 된 여자아이가 황당하다는 표정이다.
미정이 언니다.
난 소변을 다 본 미정이 팬티를 입히고 얼른 안고 일어났다.
[짬 춘!]
미정이가 날 불렀다.
[왜?]
내가 물었다.
[까까 사줘!]
미정이가 과자가 먹고 싶은 모양이다.
까까라는 말도 내가 가르쳐줬다.
[그래! 삼춘이 까까 사줄게!]
난 미정이를 데리고 500미터는 떨어진 동네 슈퍼로 향했다.






휘잉.......
찬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난 아기가 추울까봐 바람막이 점퍼 속으로 미정이를 집어넣었다.
[안 춥지?]
내가 물었다.
점퍼와 내 가슴에 밀착되어 포근한 모양이다.
[따뜻해!]
미정이가 대답했다.
마치 아빠가 아기를 가슴속에 품고 가듯 난 그렇게 아기를 점퍼 속에 넣고 동네 슈퍼로 갔다.






[에고. 어서 완?]
슈퍼 할머니가 나와 아기를 번갈아보더니 물었다.
어디서 왔느냐고 묻는 것이다.
[저쪽 민박집에 놀러온 사람입니다. 이 아기는 미경이 동생이구요.]
내가 말했다.





[.......!]
슈퍼 안방에서  할머니 한분이 나오더니 날 유심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난 당황했다.
혹시 날 아기 납치범으로 보는 건 아닐까.
왜 이렇게 날 보는 걸까.
[흠......! 물질은 면하겠군!]
날 한참을 살펴보던 할머니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누가요?]
슈퍼집 주인 할머니가 날 살펴보던 할머니한테 물었다.
[누긴! 덕이네 큰딸이제!]
날 살펴보던 할머니 말이다.

[미경이가요?]
슈퍼 집 할머니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이었고.

나를 살펴보던 할머니는 다시 날 한번 살펴보더니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젠 장 기분이 별로다.
무슨 말인지.
왜 날 뜯어보고 그래.
제기랄.






난 미정이에게 줄 과자와 음료수를 사서 들고 슈퍼를 나섰다.
미정이는 내 점퍼 속에서 과자 한 봉지를 뜯어 아삭아삭 먹고 있었다.
쪽.
녀석도 과자를 그냥 받아먹기는 미안했는지 나에게 뽀뽀를 해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음료수를 먹으며 먹어야지 체할라!]
난 미정이에게 음료수를 먹였다.




켁!
미정이가 사래가 들었는지.
음료수를 먹다가 기침을 하며 조금 토했다.
우아.
내 속옷에 음료수를.
으으.




고내.
구멍이 숭숭 뚫린 화산석으로 옹기종기 밭 담장을 쌓아
골목길을 만들고
지상 10층 높이는 될 것 같은 바닷가 벼랑위로 한참을 걸어가면
초가지붕을 새끼줄로 촘촘히 엮어 바람에 견디게 만든 집.
달랑 방 두 칸.
그 방 두 칸 중 하나는 집주인 3식구가 살고.
방 하나를 민박으로 하룻밤 한 사람당 5천원을 받았다.





1988년 한창 올림픽 열기가 뜨겁던 해.
5천원이면 그런 바가지요금이 없었다.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높은 벼랑위에 있는 집은 오로지 제주도를 다 찾아봐
도 그 초가 집 뿐이었다.
돈 많은 아버지 덕에 아까운 줄 모르고 3명 친구들 요금까지 모두 내가 부담했다.
하루에 2만원씩.
벌써 1주일째.
14만원이 민박 잠자리 값으로 나갔다.
그것뿐이 전부는 아니었다.
토종닭 그 질기고 질긴 닭고기가 뭐가 맛있다고.

마리당 1만원씩이나 주고 매일 한 마리씩은 친구들이 먹어 치웠다.
서울로 올라가는 전날 저녁엔 해삼이며 전복까지 아까운줄 모르고 주인아주머니가
물질해서 잡아 온 해산물을 모조리 먹어 치웠다.
나는 아주머니에게 오늘 30만원을 지불했다.
2일째 되는 날 미리 15만원을 선 지급 했으니 이미 45만원을 쓴 것이다.







[짬춘! 나 두!]
미정이는 아침부터 나에게 매달렸다.
친구들과 제주도 여행을 나가는 나를 따라가겠다는 것이다.
난 민박집 주인아주머니를 바라보았다.
데리고 나가도 되느냐고 묻는 것이다.
이런......!
민박집 주인아주머니는 오히려 나에게 데리고 나갈 수 있느냐고 묻는 표정이다.





[잘 데리고 다니다가 올게요!]
난 민박집 주인아주머니에게 걱정을 말라는 투로 말했다.
민박집 주인아주머니는 미소로 답했다.
미정이 데리고 놀러간 곳은 용머리해안과 주상 전리 대.
어린 미정이가 좋아할 만한 장소는 아니었기에.
마침 말 타기 놀이기구를 끌고 다니는 노인이 있어서 1시간가량 놀이기구를 태워줬다.
사진도 찍었다.
즉석 사진이다




기념사진.
어린 미정이를 안고 한 장.
볼에 뽀뽀를 하면서 한 장.
점퍼 속에 넣고 얼굴만 보이게 해서 한 장.






3장의 사진.
어린 미정이와 나의 추억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사진 2장은  미정이를 줬다.
마치 사진을 아는지 미정이는 그 사진을 품속에 소중히 넣었다
난 미정이를 안고 찍은 사진만 지갑에 넣었다.







다음날은 자전거를 태워줬다.





[아빠!]
잘못 들은 걸까.
미정이가 날 그렇게 불렀다.
[아빠라 그랬니?]
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미정이가 고개를 끄떡거렸다.
초롱초롱한 눈으로 날 처다 보며.......
어찌해야하나......!
아빠가 아니라고 해야 하는데.......
차마 말을 할 수 없었다.




[아빠!]
미정이는 다시 날 아빠라 불렀다.
[응? 왜 그래? 미정아!]
난 그렇게 아빠가 되어 버렸다.














그날 저녁.......
미정이 아빠가 되어버린 그날 밤.






여섯 물이란다.
바닷물이 밀려가는 밀물 시간대를 말하는 것이다.
오늘이 보름날이다.
달빛이 무척 밝았다.





철썩.......
철썩.......
발아래 파도가 넘실대는 갯바위.
진미경은 나에게 할 말이 있다고 그 곳으로 데리고 나갔다.







[그래! 할 말이 뭔데?]
나는 넓은 바위에 앉아서 그녀가 따라주는 한라산 소주를 한잔 마시고 해녀 엄마 몰래 갖고 온 전복 회를 한 점 손가락으로 들어 초고추장을 푹 찍어서 먹으며 물었다.
[우선 소주부터 한잔 마시고 이야기 하면 안 돼?]
그녀는 급할 것이 없다는 투다.
그녀는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녀 손엔 종이컵이 들려 있었다.
소주를 한잔 따라 달라는 것이다.
난 그녀에게 소주를 한잔 따라 주었다.


쭉.......
소리가 나도록 그녀는 빠르게 소주잔을 비웠다.
그녀는 그 소주잔에 소주를 가득 따라서 내게 내밀었다.
나보고 한잔 마시라는 뜻이다.
난 천천히 그 술잔을 받아 마셨다.
[이제 이야기 해봐! 할 이야기가 뭔데?]
나는 그녀가 하려는 이야기가 뭔지 궁금했다.



혹시 나와 결혼을 하자는 것은 아니겠지.
어제 밤 처음 키스를 했다고 결혼 이야기를 꺼내지는 않을 그녀라 생각했다.
[그냥 술이나 더 마시고 이야기 하면 안 돼? 오빠!]
그녀는 소주를 손수 따라서 단번에 들이켰다.
[네가 j대 3학년이라고?]
나는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
그녀가 하려는 말이 꽤나 꺼내기 힘든 것 같아서 다른 이야기부터 하려는 생각에서였다



[응! 오빠!]
그녀는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크게 뜨며 날 바라보았다.
왜 그러느냐고 묻는 표정이다.
[무슨 과야?]
난 아직도 그녀가 말하지 않은 것을 하나씩 묻고자 했다.
[응! 가정학과!]
그녀는 뭔가 잠시 생각하는듯하더니 그렇게 말했다.









그녀는 몹시 취했다.
얼굴이 발그레 하고 혀가 꼬이기 시작했다.
나도 취기가 돌았다.
소주 세 병 정도는 반주감이라 자부했는데.
이제 두병을 그녀와 같이 마셨는데.......
취기가 올랐다.
[난! 남자하고 이렇게 술을 마시는 것이 처음이야!]
그녀는 혀가 꼬부라진 발음으로 그렇게 말을 시작했다.


이제 나에게 하려는 말을 시작 하려는 모양이다, 라고 생각을 한 나는 조용히 그녀
말만 듣기 시작했다.
[오빠하고 어제 키스를 한 것도....... 난 처음이란 말이야! 알아?]
그녀는 마치 술주정을 부리듯 나에게 말했다.
[난 아직까지 한 번도 남자하고 술을 먹거나 키스를 한 적이 없어! 오빠가 내 첫 남자란 이야기야!]
그녀에게 내가 첫 남자란 이야기를 들으며 난 묘한 감정에 젖어들었다.
술에 취해서인지 심장은 빠르게 고동치고.
숨이 차서 호흡까지 크게 들릴 정도로 힘들게 쉬기 시작했다.



[젠장!]
그녀는 뭐가 화가 나는지 소주병을 집어 던졌다.
난 그녀가 화가 무척 난 모양이라고 생각 했는데.
갑자기 그녀는 나에게 달려들었다.
두 손으로 내 목을 감싸고 키스를 퍼부었다.
읍,  읍,
[왜 그래?]
난 그녀의 입에서 벗어나며 물었다.
[나도 몰라! 오빠가 좋단 말이야!]
그녀는 더욱 두 팔에 힘을 주며 나에게 키스를 퍼부었다.
차츰 나도 그녀의 키스를 받아들이며 온 몸이 불덩어리처럼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훌렁,
그녀는 옷을 벗어 던졌다.
그녀가 벗어 던진 셔츠가 바람에 날려 저쪽 해안가 바닷물 속으로 들어갔다.
나도 티셔츠를 벗어 던졌다.
묘하게도 그녀 셔츠와 같은 방향으로 날아가 바닷물 속으로 사라졌다.

헉헉........
거친 숨을 몰아쉬며 그녀의 손은 내 팬티를 벗기고 있었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내 손 역시 그녀 팬티를 벗기고 있었다.
바위 위라서 허리 부분이 아픈지 그녀는 속옷들을 자신의 등 뒤에 깔았다

또르르.........
창.
아마도 마시다 남은 소주병이 바위 밑으로 굴러가 깨지는 소리 같았지만.
그녀와 내 관심 밖이었다.
그녀와 난 이미 알몸이 된 지 오래전이다.
서서히 그녀와 내 몸은 하나로 합쳐졌다.




나는 그렇게.......
그녀와 첫 섹스를 하였다.
어떨 결에 당한 섹스라기 보단.
나도 원했다고 봐야 옳았다.
그러나
나의 환상처럼,
첫 경험은 그리 달콤하지는 않았다.
술이 취한 탓도 있지만,
내가 상상하던 만큼.
짜릿한 쾌감도 없었다.




경험 있는 친구들이 늘 이야기하던 그런 느낌도 없었다.
그냥.
어떻게 첫 경험을 했는지 모르게 치러 진 섹스였다.





다음날 아침 일찍.
쑥스러운 마음에 그녀 미경이 얼굴을 마주할 수 없어서 도망치듯 서울로 돌아가려고 민박집을 나섰다




[아빠!]
민박집을 부지런히 벗어나려는 내 등 뒤에서 미정이가 날 불렀다.
난 차마 그냥 갈 수가 없어서 뒤로 돌아서서 미정이를 안고 민박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갔다.
미경이가 혹시나 마주치지 않을까 염려가 되어 피한 것이다.
여자와의 관계가 처음인 나로서는 왠지 미경이를 다시 보기가 민망스러워 그랬다.




[아빠! 어딜 가?]
미정이가 물었다.
내가 떠나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낀 모양이다.
[아빠는 이제 서울로 가야 하거든.  미정이 보러 다시 올게!]
난 미정이를 꼭 안고 그렇게 말했으나.
미정이 눈에선 눈물이 흘렀다.



기특한 녀석.
눈물은 흘려도 소리 내어 울지는 않았다.
[아빠! 꼭 와야 해?]
미정이가 눈물을 멈추며 초롱초롱한 눈으로 날 처다 보고 말했다.
[그럼! 우리 미정이 보고 싶어서 라도 꼭 올게!]
난 그렇게 미정이와 약속을 하였다.
그리고 미정이가 소중하게 품속에 간직한 사진 뒤 쪽에 내 핸드폰 번호를 적어줬다.
과자 사먹으라고 3만원을 품속에 넣어줬다.





두 눈에 눈물을 가득 담은 어린 미정이를 민박집으로 돌려보내고 난 급하게 그 자리를 떠났다.





서울로 올라온 나는.

운전기사에게 한 가지 부탁을 했다.
j대학 가정학과에 진미경에 대하여 조사를 해봐라!
그런 부탁이었다.






[j대학에 가정학과는 없다는데요! j대학에 진미경이란 이름의 학생도 없답니다!]
운전기사가 조사를 마치고 내게 보고를 한 내용이다.
제기랄!
그 애 뭐냐?
하나부터 전부 거짓말이잖아!
나만 당한건가!






[햐! 저거 또 만나네!]
s대학 앞 횡단보도에서 나의 눈에 들어온 것은
김다희.
나를 벌레 보듯 하는 그녀.
말을 붙이기 어려워서 늘 머뭇거리던 나는
미경이와 첫 관계 이후 자신감이 생겼다.
나를 보기만 하면 징그럽다고 멀리 도망치던 그녀,
그런 그녀도.
이젠 자신이 생겼다.







탁.
나의 손이 김다희 어깨를 툭 쳤다.
평소 같으면 전혀 하지 않던 행동이다.
[안녕! 다희야!]
나는 상냥하게 인사말도 했다.






멍.
다희는 항상 나에게 징그럽다느니.
소름 끼친다고 온 몸을 부르르 덜며 호들갑을 떨던 그녀가.
뭘 잘못 보았나.
할 말을 잊고 나를 바라보기만 했다.
[왜? 내 얼굴에 뭐가 묻었냐?]
난 그녀가 왜 그렇게 말을 못하고 있는지 뻔히 알면서 시치미를 데고 장난스럽게 물었다.
그녀는 내가 평소 전혀 하지 않던 행동을 하기 때문에 놀란 것이었다.





[오빠!]
다희는 한참이 지나서 겨우 나를 불렀다.
[몇 시에 끝나니?]
내가 이때다 싶어 물었다.

[응! 오늘은 오후 5시에 끝나!]
다희는 순순히 대답했다.
평소 같으면 그녀가 그렇게 대답을 할 리 없었다.
남이야.
언제 끝나든 무슨 상관이야!
치근덕거리긴.
오빠한테 시간 낼 사람이나 찾아봐!
그렇게 말을 해야 옳았다.








[d레스토랑에서 기다릴게!]
나는 조금의 시간도 주지 않고 곧바로 말했다.
갑자기 나의 행동에 멍한 상태로 잘 대답하는 다희가 정신을 차리면 무슨 말을 할
지 모르기 때문이다.
[알았어요!]
다희는 순순히 대답했다.
야호,
드디어.
26살에.
여자를 상대하는 방법을 깨우쳤다.
비록 이제 왕초보로 걸음마를 배우는 과정이지만.
처음.
다희와 만나기로 약속을 받아낸 것이다.
하하하.







평소.
그렇게 재미있고.
웃다가 시간을 다 보내는........

k교수의 강의도.
전혀 내 귀엔 들리지 않았다.
오로지.
다희와 저녁에 무엇을 할까.
스케줄을 머릿속에 작성하는데 하루가 지나갔다.









d레스토랑.
공주와 왕자들만 출입한다는 말이 나오듯.
s대학 부유층 아이들만 출입하는 값이 청량고추처럼 매운.
고급 레스토랑이다.







항상 돈을 펑펑 쓰고 다니는 나도.
d레스토랑은 처음이다.
제주도에서.
진미경.
그녀를 만나고부터 처음으로 하는 일이 많아졌다.







딱정벌레 같은 녀석들.
알록달록.
치장만하고 허세를 부리면.

다 부유층 자녀들로 보이는가.
꼬질꼬질한 청바지에.
얇은 반팔 하얀 셔츠 차림의 나를.
마치 거지 보듯 한다.
어떤 남녀는 대놓고 한마디 한다.
주제를 모르나봐.
여기가 어디라고 출입을 해!




젠장!
5시부터.
다희를 기다린 나는........
벌써.
차디찬 얼음 냉커피만 4잔 째 마셨다.
6시가 지나고.
7시가 다 되어 가는데.
다희.
그 계집애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런!
말괄량이 삐삐 같은 계집애.
감히 나에게 바람을...





저것 봐! 괜히 쥐뿔도 없는 거지 녀석이.
허세를 부리려고 들어왔나 봐!
제일 싸구려 커피만 마시다가 가네.
허세를 부리면 누가 데이트라도 신청할까.
떡줄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김칫국 마신다더니.


킬 킬 킬.

그딴 소리를 들으며.
내가 d레스토랑에서 나와야 했다.
우라질.
내일 요 계집애 만나기만 하면 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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