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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영 추리소설 저승에서 온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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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영 추리소설 [저승에서 온 미녀] 제11화
유리넷  2013-11-04 19:02:48, 조회 : 371, 추천 : 36

김범영 추리소설 [저승에서 온 미녀] 제11화

부산 해운대.
유명한 해수욕장을 끼고 있어서 밤엔 유홍업체가 대낮처럼 불을 밝히고 휘청대는 거리.
그 거리 한편에 제갈 진수가 있었다.
젊은 나이에 국내 굴지의 m그룹 m산업 사장의 자리에 있던 제갈 진수. 제갈 미경보다 뛰어난 똑똑하고 예쁜 아가씨를 데려오라는 총수 제갈 현의 엉뚱한 게임에 장단을 맞춰 부산으로 내려온 제갈 진수는 남들 이목을 피해 은밀히 만나고 있던 여자 친구 집으로 찾아 온 것이다.
손 미래. 24세. k대학 경제학과 4년.
제갈 진수의 숨겨뒀던 여자 친구다. 2년 전 미스 해운대에 참가했던 경험이 있는 미인이었다. 무척 머리가 좋아 대학 4년 동안 장학금을 한 번도 놓친 적이 없었다.
손 미래의 부모님은 제법 규모가 큰 술집을 운영하고 있었다.
손 영흔 57세  폭력전과 6범.
조 은희 53세  사기전과 6범.
바로 손 미래의 부모 이력이다. 하지만 제갈 진수가 손 미래의 부모 이력서까지 검토를 하고 사귀고 있는지 그것은 모른다.
조 은희는 제갈 진수를 위해 정성스레 음식을 만들고 있고. 제갈 진수와 손 미래는 정원을 산책하고 있었다.
정원이라고 해야 옥상에 화분을 이용한 나무와 꽃들로 꾸며진 작은 공간에 불과했다. 3층 건물이라서 앞에 높은 건물들 때문에 바다가 보이지도 않고 답답한 빌딩들 벽이 사방을 가로막고 있었다.
“회장님께서? 정말 그렇게 말씀 하셨단 말이야?”
손 미래가 얼굴에 화색이 돌며 초롱초롱한 눈으로 제갈 진수를 바라보고 물었다.
무척 아름다운 얼굴이다.
“그렇다니깐. 3개월 안에 죽은 딸보다 예쁘고 똑똑한 여자 친구를 데려오라고 하셨어. 그래야 그룹을 물려준다나 뭐라나. 하하........ 어차피 그 m그룹 회장은 내가 될 건데 말이야.”
제갈 진수가 당연하다는 투로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직 모르나봐. 오빠가 어떤 사람인지.”
“쉿. 낮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 했어. 여긴 높은 빌딩들에 둘러싸인 공간이야.  조심해야 돼. 어디서 누가 우릴 지켜볼지 모르는 일이거든.”
제갈 진수가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목소리를 낮췄다.
“상대가 배 국환이라며? 행정고시와 사법고시를 패스한 천재잖아?”
손 미래가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이번에도 네 부모님들이 도와주리라 믿어.”
제갈 진수가 빙그레 미소를 짓는다.
“또? 혹시 오빠가 나까지 이용하려는 것은 아니지?”
손 미래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제갈 진수를 노려봤다.
“헉! 무슨 천벌을 받을 소리를? 내가 그런 사람으로 보여? 이 오빠를?”
“어려운 일만 있으면. 우리 부모님의 도움을 요청했잖아? 우리 부모님은 이젠 그런 일에서 손을 씻었다니깐.”
손 미래가 의심스런 눈으로 제갈 진수를 바라보며 조금씩 뒷걸음질 하고 있었다.
“아니라니깐.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야. 딱 한번만 부모님께 부탁해줘. 응?”
“뭘? 그 배 국환이 여자 친구를 데려오지 못하게 처리 하라고?”
손 미래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묻는다.
“그래! 이게 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야. 너와 나의 찬란한 미래를........”
“오빠의 미래겠지. m그룹 회장이 되면 나 같은 것 거들떠보지도 않을 텐데?”
“미래야! 정말 오빠를 못 믿어? 어떡하면 믿을래?”
“결혼해. 혼인신고도 하고. 그럼 믿지.”
“그건 안 된다고 몇 번을 말해. 그렇게 되면 당장 사장자리에서도 해고될 텐데. 이게 다 너와 나를 위해서 그런 거야. 조금만 믿고 기다려줘.”
“이미 사장 자리에선 해고 됐다며?”
“그거야. 회장님께서 게임을 하려고 잠시 그렇게 한 것이지. 진짜는 아니잖아. 알면서 왜 그래?”
“그러니까. 그게 이상해. 왜 회장님께선 그런 게임을 하시는지........ 무슨 속셈일까?”
“속셈?”
“그래! 오빤 그런 생각 안 해봤어?”
“음........! 그러고 보니 이상하긴 하다. 왜? 그런 게임을 시작한 것이지? 회장 자리를 물려줄 적임자를 고르는 방법은 다른 것도 많은데. 하필 여자 친구를 데려오라고 하셨을까?”
“왜? 그런 게임을 하셨을까?”
“글쎄........!  왜지?”
손 미래와 제갈 진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들이 거론하는 배 국환은 그 시각에 서울 중심부에 있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제갈 진수와 마찬가지로. 배 국환도 숨겨둔 여자 친구가 하나 있었다.
박 하나. 26세 서울의 명문 s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종로에서 조그만 커피숍을 운영하는 당찬 아가씨다. 서글서글한 눈매가 서구적인 인상을 풍기는 제법 몸매가 잘 다듬어진 미인이다.
박 하나의 부모님에 관한 것은 비밀이다. 아직까지 배 국환에게 말하지 않았다. 아니 배 국환 역시 관심을 갖지 않았다. 단 하나의 면에서 배 국환과 박 하나 둘의 생각은 일치했다. 부모와 우리는 별개다. 둘은 그런 생각으로 서로의 부모 이야기는 배제하고 사귀고 있었다.
오늘은 커피숍 문을 닫고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방금까지만 해도 끈적끈적한 관계가 있었던 것처럼 둘은 온 몸이 땀으로 젖어 있었다.
“재미있는 영감님이네.”
박 하나가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마 꿍꿍이가 있을 테지.”
배 국환이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무슨 꿍꿍일까?”
“글쎄.......”
“아마........! 죽었다는 그 딸의 범인과 관련된 무엇을 찾는 것 아닐까?”
“나도 그런 생각이 들었어. 멍청한 진수 녀석이 숨겨둔 애인을 내세우려고. 아마 무슨 짓을 꾸밀 텐데........”
“무슨 짓이라니?”
“내가 너를 그 회장님에게 데려가지 못하게 방해를 하려고 말이야.”
“설마........? 그 진수란 사람 여자 친구 부모님이 깡패라며?”
“그래! 폭력전과6범. 사기전과6범.”
“몸조심해야겠다.”
“잠수를 좀 해라!”
“내가? 왜?”
“이번에 널 내세우면 네가 위험해질 것 같아. 어디서 다른 여자를 좀 찾아보려고.”
“역시 자기는 머리가 좋단 말이야. 그 무식한 것들은 왜. 영감 손에서 놀아나지. 멍청하게.”
“하하하........ 그러니까. 내가 안심하고 다음 계획도 세울 수 있잖아.”
“다음 계획이라니?”
“m그룹 회장이 될 계획.”
“그렇다면? 설마........?”
“하하하...........”
놀라는 박 하나의 표정이 재미있다는 듯 배 국환의 웃음은 그칠 줄 몰랐다.



유 민혁은 밤새 윤 지수와 함께했다.
낚시 바늘에 귀를 다쳤던 그 때. 그 모습 그대로. 함께 낚시도 하며. 같이 손을 잡고 넓은 벌판을 달리기도 하고. 즐겁게 웃기도 했다.
갑자기 싸늘한 표정으로 민혁의 손을 뿌리친 지수가 뒤돌아서서 도망을 칠 때까지. 민혁은 날이 새는 줄 모르고 곤한 잠에 빠져 있었다.
“으으........ 무슨 일이지. 그녀의 꿈을 또 꾸다니. 몇 년 전부터 잊고 있었던 그녀. 윤 지수를 다시 생각해서 그런 꿈을 꾼 것인가.”
민혁은 정신을 차리려고 세면기에 찬물을 틀어놓고 머리부터 감았다. 시원했다. 정신이 맑아 왔다.
“그래! 오늘은 직접 그녀를 만나 봐야지. 제갈 미경이 맞는다면. 나와의 그 추억은 모를 것이고. 지수가 맞는다면 나와의 추억을 기억할 것이다.”
민혁은 직접 m그룹 기획실로 윤 지수를 찾아갈 생각을 했다.
한번 마음을 먹으면 끝을 봐야 하는 성격 탓인가. 민혁은 무척 서두르고 있었다. 5분도 안돼서 샤워를 마치고. 간단하게 보약 엑기스 한 봉지를 뜯어 마신 민혁은 뛰다시피 주차를 해 둔 집 근처 골목으로 이동했다.
막 자동차 문을 열려고 하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햐! 이 아가씨. 정말 부지런하군!”
민혁이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전화를 한 사람은 검사시보 진영이었다.
“아침부터 무슨 일이에요?”
민혁이 핸드폰을 받으며 물었다.
“검사님이 부탁하신 제갈 미경의 머리카락과. 제갈 현의 머리카락이 확보됐습니다.”
“아! 그래요? 장태경은 지금 어디 있죠?”
“새벽에 이걸 저에게 넘기고 급히 떠나셨어요. 뭐라더라........! 제갈 미경이 둘이라던가. 뭐 그러면서.......”
“아! 그래요? 그걸 유전자 감식 좀 부탁해요.”
“네!”
갈 길이 급한 마음에 서둘러 전화를 끊고 차에 올라탄 민혁은 시동을 걸었다.
“.........!?”
막 차량을 출발시키려던 민혁은 갑자기 시보 진영이 말이 생각났다.
“뭐? 제갈 미경이 둘이라고? 이건 또 무슨 말이지?”
고개를 갸우뚱하던 민혁은 서둘러 차를 출발시키고 있었다.
민혁은 운전을 하면서 장태경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장태경입니다.”
“민혁입니다.”
“아! 검사님께서 무슨 일로?”
“제갈 미경이 둘이라니? 그게 무슨 뜻입니까?”
“아! 네. 어머니께서 분명히 지저분해진 운동화를 대신해서 하이힐을 내드렸는데. 잠시 후 아가씨가 다시 돌아왔는데. 단화를 신고 있더랍니다. 해서.......”
“엥? 그거야 신발을 바꿔 신을 수도 있는데. 회사나. 아님 다른 곳에서 얼마든지.”
“네. 그건 그래요. 해서 한 가지 확인을 하려고 갑니다.”
“확인이라니요?”
“실은 어젯밤 전철을 타고 가다가 아가씨를 봤습니다. 서초역에서요.”
“서초역이라면?”
“네! 아가씨의 친구 이 초희가 그곳에 삽니다. 아주 친한 친구죠.”
“그렇다면 친구 분을 만나러 가신 모양이죠.”
“네! 헌데....... 그 시각에 아가씨는 분명 집에 있었다고 어머니께서 말씀 하셨거든요. 해서........ 한 번 확인을 해보려고요.”
“네! 그랬군요. 그럼 수고하세요.”
민혁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전화를 끊었다.
“이 친구. 아가씨를 무척 좋아했군! 헛것을 보고 말이야.”
민혁은 입 꼬리를 살짝 올리며 웃었다.


한 시간이 지난 후. 민혁은 m그룹 기획실 앞에 도착을 했다.
똑 똑........
민혁은 문을 두드렸다.
“어떻게 오셨어요?”
젊은 남자가 문을 열고 나와 물었다.
“기획실장님 좀 뵈러 왔습니다.”
민혁은 신분증을 내밀며 말했다.
“아! 실장님은 요즘 기자들이다 뭐다 너무 피곤해 하시니 다음에 찾아오십시오.”
젊은 남자는 냉정하게 문을 닫고 들어가 버렸다.
“허! 검사 체면이 말이 아니군!”
민혁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돌아서려는데. 누군가 자신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모른 척 하며 긴 복도를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저벅 저벅.
드디어 자신을 지켜보던 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바로 민혁의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
민혁은 비상구 문을 열고 계단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대부분 감시 카메라가 비상계단엔 없기 때문에 누군가 민혁에게 할 말이 있다면 반드시 그런 곳에서 접촉을 시도 할 것이다. 그걸 알기에 최적의 장소를 민혁이 제공하려는 것이다.
저벅 저벅.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지자. 민혁은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회심의 미소를 지을 때.
퍽.
민혁의 뒤통수에 강한 충격이 전해졌다.
민혁은 힘없이 계단위로 쓰러졌다.
“한 번만 더 우리 아가씨를 괴롭히면 죽인다.”
가물가물한 민혁의 의식 속에 그 한마디가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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