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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영의 산골소녀 미니 제1회
유리넷  2012-04-25 11:50:23, 조회 : 484, 추천 : 27

“아빠~~~~~~”
어린 소녀의 울부짖음이 깊은 산골짜기 가득 울려 퍼지고 있었다.
“아빠! 왜 그래? 일어나! 아빠~~~~~”
소녀의 울음 섞인 목소리가 들리는 곳은.
졸졸졸.
흐르는 맑은 계곡물 옆 비닐로 만든 움막 속이었다.
두 눈이 무척이나 큰 10여 살 소녀는 머리를 두 갈래로 길게 묶었고 눈 밑에 검은 점 하나가 유독 눈에 띄었다.
소녀 앞에는 온 몸에 물집이 생긴 남자가 마지막 숨을 헐떡이고 누워 있었다.
“아빠! 왜 그래? 응? 아빠! 정신 차려! 아빠~~~~~”
소녀는 마지막 숨을 헐떡이는 남자 가슴을 고사리 같은 두 손으로 잡고 흔들며 소리치고 있었다.
“으으......... 미안하다. 미니야! 이 아빠는 이미 틀렸다. 잊지 마라! 너의 엄마도 너처럼 눈 밑에 검은 점이 있다는 것을. 꼭 찾아라! 네 엄마를.........”
남자가 힘겨운 듯 겨우 입을 열어 말을 했다.
“아빠! 왜 그래? 많이 아파?”
소녀가 펑펑 눈물을 흘리며 울부짖었다.
“아빠는 살모사에 물렸다. 바로 치료를 못해서 이미 살긴 틀렸다. 그러니.......... 미니 넌 이제부터 엄마를 찾아야 한다. 돈이 많은 남자를 선택하려고 널 버린 엄마지만..........그래도 네 엄마니깐 꼭 찾아라! 설마 엄마를 찾아 온 자기 딸까지 외면이야 하겠느냐. 서울로 가서 네 엄마를 꼭 찾아라! 꼭...........찾아.”
“아빠! 그러지마! 아빠가 왜 죽어? 아빤 안 죽을 거야. 아빠~~~~”
소녀는 다시 의식을 잃어가는 아빠를 흔들며 울부짖었지만.........
“세상을 살아가려면 아무도 믿지 마라! 오로지 너만 믿어라. 으으.......... 어린 너 혼자 어떻게 세상을..........미안하다.........미니........야.”
겨우 정신을 차린 미니 아빠는 그 한마디를 남기고 결국 숨을 거뒀다.


양지바른 곳 무덤.
큰 소나무들이 무덤 주위를 빙 둘러 서있고 무덤엔 푸른 잔디위에 작은 비석이 하나 서있었다.
퍽퍽.
고사리 같은 소녀의 손에 들린 약초를 캘 때 쓰는 곡괭이가 비석 주위를 열심히 내려찍고 있었다. 미니였다.
퍽퍽.
곡괭이질을 언제부터 했는지. 미니 손은 물집이 생기고 피가 흐르고 있었다.
“아야. 살살해.”
어디선가 여자 목소리가 들리자 미니가 곡괭이질을 잠시 멈추고 일어서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내가 비석을 캐는 것을 살살 하라고 하시는 모양이다. 할머니 죄송해요. 우리 아빠 무덤에 비석이 필요해서 그러는데..........용서해주세요.”
미니는 무덤을 향해 꾸뻑 절을 올리고 다시 엎드려 곡괭이질을 시작했다.
“흐응. 그렇지! 그렇게 해.”
다시 들려오는 여자 목소리.
“알았어요! 살살 할게요.”
미니는 살금살금 곡괭이질을 하기 시작했다.
“흐응. 그래! 아이 좋아!”
여자 목소리는 만족하다는 투로 들렸다.
“알았어요! 할머니!”
미니는 더욱 조심스럽게 곡괭이로 비석을 캐내기 시작했다.
“헉! 사랑해! 오빠~~~~~”
다시 들려오는 여자 목소리.
“엥? 저 미니에요. 오빠 아닌데!”
미니는 곡괭이질을 멈추고 고개를 갸웃 거렸다.
“헉! 얼른. 거기.”
다시 들려오는 여자 목소리.
“알았어요! 할머니.”
미니는 얼른 다시 곡괭이질을 시작했다.
“윤지............! 나도 사랑해!”
이번엔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니가 곡괭이질을 멈추고 벌떡 일어섰다.
“아무리 봐도 할머니 목소리가 아닌데...........!”
미니는 아무래도 이상하다는 생각에 근처를 둘러보다가 뭔가 발견하고 두 눈을 반짝 빛냈다.
큰 소나무 아래 풀밭에 두 남녀가 벌거벗고 뒹굴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니가 두 눈을 반짝이며 천천히 다가갔다.
두 남녀는 한참 성관계를 즐기느라 미니가 다가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너희들 뭐해?”
미니가 두 남녀 근처에 쪼그리고 앉아 그렇게 물었을 때에야 두 남녀는 미니를 발견하고 얼른 떨어져 옷을 걸치기 시작했다.
두 남녀는 다름 아닌 불량가출학생 윤지와 민호였다.

“넌! 누구냐?”
옷을 다 입은 윤지가 미니 앞에 쪼그리고 앉으며 물었다.
민호는 아직도 성관계를 제대로 끝내지 못한 아쉬움에 미니를 못마땅한 눈으로 바라보고 서있었다.
“나? 미니.”
미니는 태어나서 처음 대하는 새로운 사람들을 신기한 듯 바라보며 대답했다.
산속에서 아빠와 단 둘이서만 살다보니 아빠 외엔 아직 외부 사람과 접촉이 없었다.
“미니? 그게 네 이름이야?”
윤지가 물었다.
“응! 넌?”
“나? 난 윤지. 오 윤지.”
“그럼! 넌?”
미니가 서있는 민호를 바라보며 물었다.
“난........! 민호. 장 민호. 그런데 너 어린 꼬마가 이 숲속에서 뭘 해?”
민호는 옷차림새부터 말투까지 세상물정 모르는 소녀처럼 보이는 미니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난.........난! 아빠 무덤을 만드는 중이다.”
“무덤? 아빠가 죽었니?”
민호가 미니 앞에 쪼그리고 앉으며 물었다.
“그래! 죽었다. 무덤은 만들었는데 비석이 없어서 저기 무덤에 있는 비석을 캐는 중이다.”
미니가 방금 비석을 캐던 무덤을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민호와 윤지가 미니가 가리키는 무덤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미니도 뒤따라 걸어갔다.
“허!”
민호와 윤지는 미니가 캐던 비석을 발견하고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왜? 그런 표정으로 보냐?”
미니가 자신과 비석을 번갈아 보는 민호와 윤지를 보며 오히려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네 아빠 이름이 뭔데?”
민호가 어처구니없다는 투로 물었다.
“아빠? 아빠 이름..........? 모르는데..........!”
그렇다 미니는 아빠 이름도 몰랐다. 그냥 아빠라고 부르기만 했을 뿐 이름을 알지 못했다.
“뭐? 아빠 이름도 몰라?”
윤지가 어이없다는 투로 물었다.
“그냥 아빠라고만 불렀어.”
미니가 그게 무슨 상관이냐는 투로 말했다.
“허! 아무리 그래도 이 비석은 다른 사람 비석인데 너희 아빠 무덤에 못쓰잖아.”
“왜? 그냥 아빠 무덤에 세우고 내가 기억하면 되지 못쓰는 것이 어디 있어? 마침 잘 됐어 나 혼자 들긴 무거웠는데......... 좀 도와줘! 응?”
미니가 다시 비석 앞에 앉아 곡괭이질을 시작했다.
민호와 윤지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서로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왜? 도와주기 싫어?”
민호와 윤지가 대답이 없자 미니가 다시 물었다.
“그게.........!”
윤지가 뭐라 말을 하려는데 민호가 눈짓을 하며 윤지 말을 막았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어. 우리가 도와주면 넌 우리에게 뭘 줄 건데?”
민호가 윤지 입을 막으며 뭔가 재미난 생각이 난 표정으로 그렇게 물었다.
“뭘 원하는데?”
미니가 곡괭이질을 멈추고 서있는 민호를 처다 보며 물었다
“우리 따라 다니며 대신 심부름을 해줘. 그럼 도와줄게.”
민호의 말에 오히려 당황한 표정을 짓는 것은 윤지다.
윤지가 막 무슨 말을 하려고 하자 민호가 눈을 찡끗하며 윤지 입을 막았다.
“안 돼! 난 엄마를 찾아야 한다. 너희들과 같이 다닐 수 없어.”
미니가 고개를 흔들며 딱 잘라 말했다.
민호는 미니가 그렇게 한 번에 거절을 할 줄 몰랐으므로 조금 당황해하고 있었다.
그런 민호의 고민을 알기라도 했나. 윤지가 미니에게 묻는다.
“엄마를 찾으러 어디로 가는데?”
“서울이란 곳으로 간다. 너희들 서울이 어딘지 알아?”
미니가 두 눈을 반짝이며 윤지를 처다 본다
윤지와 민호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미니가 아직 서울이란 곳이 어딘지도 모르는. 시골뜨기란 사실에 이용해먹기 쉽다는 생각에서였다.
“당연히 알지. 서울까지 우리도 가는데 같이 가면서 대신 심부름을 해주면 비석을 같이 옮겨주지. 어때?”
윤지가 입가에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미니에게 물었다.
“그래? 그렇다면 서울까지 가는 동안만 너희들 심부름을 해주는 조건이다.”
미니가 승낙을 하는 대신 서울에 도착하는 동안만 이라는 선을 그었다.
민호와 윤지는 서로 마주보며 눈짓을 교환하고...........

돌과 흙으로 만든 무덤엔 비석이 거꾸로 박혀있었다.
방금 미니가 열심히 곡괭이로 파내던 바로 그 작은 비석이다.
휘잉..........
골짜기에 바람이 불고 있었다.

골짜기 아래 시골도로에 민호와 윤지를 따라 미니가 걸어가고 있었다.
미니는 작은 등산 가방을 하나를 등에 메고 있었다.
어린 소녀가 메고 있는 가방이 아무리 작은 등산 가방이라 해도 미니보다 더 컸다.
“그런 것 메고 다니면 힘들다니깐. 뭣 하러 그걸 메고 오냐?”
민호는 아직도 미니가 가방을 메고 따라오는 것이 못마땅한 말투다.
“그러게. 뭐 돈이 될 만한 물건도 아니고. 다 낡은 옷하고 그 베게는 또 뭐야.”
윤지도 못마땅한 눈치다.
“옷을 자주 갈아입어야 몸에서 냄새가 안 난다고 아빠가 늘 말했어. 너희들 몸에선 냄새가 고약하거든. 옷을 자주 갈아입지 않아서 그래.”
미니는 오히려 민호와 윤지가 못마땅한 표정이다.
“너? 자꾸 너희들. 너희들 그렇게 말할 거야? 오빠 언니라고 부르라니깐.”
민호가 걸어가던 걸음을 멈추고 미니를 돌아다보며 말했다.
“너희들이 민호와 윤지라며? 오빠는 뭐고 언니는 또 뭐야?”
미니가 오히려 모르겠다는 투로 물었다.
민호와 윤지는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아직도 세상물정을 모르고 외부 사람과의 접촉도 처음인 미니에게 처음부터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생각에서였다.
“민호야! 네가 언니냐? 윤지야! 네가 오빠냐?”
미니가 혼자 투덜거리고 민호와 윤지는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셋은 동행을 시작했다.


k그룹.
국내 재벌순위 10위권에 드는 금융그룹.
회장실.
회장 오 달 순. 이라는 명패가 놓여있고 그 앞에 40대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들이 공손히 서있었다.
“도대체 뭐하는 놈들이야? 너희들이 하는 일이 뭐야?”
명패가 들썩이도록 책상을 주먹으로 내리친 회장 오 달순 목소리가 두 남자를 오들오들 떨게 만들었다.
몸집이 크고 얼굴도 살이 쪄서 무척 크게 보이는 오 달순은 회전의자에 앉아 있다가 벌떡 일어섰다.
“앞으로 15일간 여유를 주겠다. 민호 그 놈을 다시는 내 딸 앞에 얼쩡거리지 못하게 혼내주고 윤지를 데려오도록. 만약 15일이 지나도 윤지를 찾아 데려오지 못하면 네놈들 모가지부터 날아갈 줄 알아. 알았나?”
“넵! 알겠습니다.”
“알았으면 냉큼 나가서 뛰어.”
“넵!”
오 달순의 호통에 두 남자는 황급히 대답하고 물러갔다.


거대한 폭포수가 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호화로운 건물.
넓은 정원을 지나 대리석으로 된 건물에 주물로 된 튼튼한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은은한 소나무 향이 그윽한 넓은 거실이 나온다.
k그룹 오 달순 회장 저택이다.
회장 부인 지 영숙이 호피무늬 소파에 앉아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게 만들어. 윤지도 민호도 다 없애버려! 다신 내 눈 앞에 나타나지 못하게 해. 알았어?”
통화를 하는 상대가 고분고분 말을 듣지 않는 표정을 짓던 영숙은 목소리가 점점 더 격앙되고 있었다.
“그건 알아서 하고. 돈은 보내 줄 테니 시키는 대로 일이나 잘 해.”
영숙은 답답하다는 투로 통화를 하면서 목이 마르는지 탁자에 놓인 물 컵을 들고 벌컥벌컥 마셨다.
“그저 돈. 돈. 돈 하지 말고 일이나 잘 처리해. 돈만 받고 무슨 일을 제대로 처리한 것이 있기나 해? 이번엔 일부터 처리해. 그럼 돈은 얼마든지 줄게.”
영숙은 무척 화가 난 표정이다. 아마도 통화를 하는 상대방이 제대로 자신의 뜻에 따르지 않는 모양이다.
“죽이든 살리든 네 맘대로 해. 단 다시는 내 눈 앞에 나타나지만 않게 만들란 말이야. 알았어? 그래! 그래! 알았어!”
통화를 하는 상대방이 조금은 말을 듣는지 통화를 마치는 영숙의 표정이 밝아졌다.

“배고프다.”
미니가 길가에 털썩 주저앉았다.
“배고프지?”
민호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미니에게 물었다.
“벌써 해가 저물어간다. 당연히 배가 고플 시간이다. 너희들은 배가 안 고프냐?”
미니가 당연하다는 투로 말했다.
“저 앞에 가면 마을이 있어. 거기서 밥을 좀 얻어먹고 잠을 잘 자리를 찾자.”
윤지가 앞에 보이는 큰 산을 가리키며 말했다.
도로는 그 산을 길게 한 굽이돌아 고갯길을 형성하고 있었으나 다니는 차량도 보이지 않고 집도 한 채 보이지 않았다.
미니가 윤지와 민호를 따라 걷기 시작한지 벌써 두 시간은 지났으나 민가를 아직 단 한 채도 발견하지 못했다.
“너희들 먼저 가라! 난 배가 고프면 먹어야한다.”
미니가 등에 지고 있던 배낭을 내려 그 속에서 뭔가를 찾으며 말했다.
“네 가방엔 먹을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을 텐데?”
민호가 혹시나 미니 가방에 먹을 것이 들어 있나 하고 목을 길게 빼고 들여다보며 물었다.
“천지가 먹을 것인데 무겁게 메고 다니겠느냐?”
미니는 배낭에서 비석을 캘 때 쓰던 약초용 곡괭이를 꺼내 들었다.
“뭐하려고?”
윤지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여기 냇물도 있고 돼지감자도 많다. 캐서 씻어 먹고 가자.”
미니는 곡괭이를 들고 해바라기처럼 생긴 식물 뿌리를 캐기 시작했다.
“그게 돼지감자야?”
윤지가 미니 옆에 쪼그리고 앉아서 말을 건다.
“그래! 이곳엔 이런 감자가 많다. 아빠가 이 산엔 4가지 보물이 있다고 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감자다.”
“4가지 보물?”
“그래! 그래서 이 산을 사재산이라 부른다.”
“나머지 3가지 보물은 뭔데?”
“하나는 석청이고. 하나는 산삼. 또 하나는 전단토다.”
“석청은 바위틈에 있는 벌집에서 흐른다는 꿀이고. 산삼은 알겠는데........... 전단토는 또 뭐냐?”
“먹는 흙이다.”
“뭐? 먹는 흙? 흙을 먹어?”
“그런데..........! 너희들은 먹을 것도 없이 어떻게 그 먼 곳까지 왔냐? 걸어 다니기도 힘들고 처음 오는 길이면 길을 찾기도 힘들 텐데?”
미니가 갑자기 생각이 난 듯 윤지와 민호를 번갈아 처다 보며 물었다.
“우리야 차를 끌고 왔지만 길을 잘못 들어 산속에서 기름은 떨어지고 그냥 걷다가 그렇게 됐다. 누가 이렇게 깊은 산골인 줄 알았냐? 딴소리 말고 흙을 어떻게 먹느냐니깐?”
“아! 하얀 흙인데 먹는 흙이 이 산에 많다. 많이 먹으면 똥이 잘 안 나온다.”
“뭐? 맛은? 먹을 만 해?”
“뽕잎이나 쑥을 넣고 떡을 해먹으면 먹을 만하다. 그래도 이 감자보단 맛은 없다. 배고프면 먹어야하니깐 그냥 먹는 거다. 그것 말고도 먹을 것이 많다. 복령도 있고. 칡도 있고 가재나 개구리도 잡아먹고. 먹는 버섯도 지천이다.”
“흠........!”
윤지가 어이없다는 표정이다.
다른 것은 다 좋은데 가재나 개구리를 잡아먹는다는 말에 징그럽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미니 손에 의해 돼지감자가 하나 둘 들어났다.
“이게? 돼지감자야?”
“그래! 물에다 깨끗이 씻어서 그냥 먹어도 된다. 먹을 만큼만 캐서 먹어야 하니까 이제 그만 캐고 난 다른 먹을 것을 구할 테니 너희들이 물에다 깨끗이 씻어라.”
돼지감자를 10여개 캐어놓고 미니는 산속으로 빠르게 사라졌다.
“허! 배가 고프다던 녀석이 아직도 힘은 넘치는군.”
민호가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돼지감자를 들고 냇가로 걸어갔다.
“이걸 먹으라고?”
윤지가 얼른 돼지감자를 하나 씻어 입으로 가져갔다.
아삭아삭.
“.........!?”
민호가 윤지를 빤히 들여다봤다 맛이 어떠냐고 묻는 표정이다.
“응! 괜찮아. 배고플 땐 먹을 만 해. 오빠도 먹어봐.”
민호도 돼지감자를 하나 씻어서 입으로 가져가 한입 먹어본다.
“윽.........! 맛은 별로네!”
민호가 오만상을 찌푸린다.
“배가 덜 고파서 그렇다.”
미니가 버섯을 두 손에 가득 들고 오면서 빈정대듯 말했다.
“그.........그건?”
윤지가 미니가 들고 온 버섯을 보며 물었다.
어떻게 먹느냐 하는 질문이다.
“불에 돼지감자와 같이 구워 먹으면 맛이 좋다.”
“그래? 그럼 구워먹자.”
민호가 얼른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며 근처에서 땔감을 모았다.
“불조심해야 돼. 여긴 산속이다.”
미니가 모닥불을 피울 적당한 장소를 찾아 민호가 구해온 땔감을 그 장소로 옮겼다.
“어떻게 오빠보다 쟤가 더 어른스러워.”
윤지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다.
“아! 민호가 오빠구나! 그럼 넌 언니냐?”
미니가 두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그래! 앞으로 나에겐 언니라 부르고 저 오빠보고는 오빠라 불러라.”
“음.........! 왠지. 내가 손해를 보는 느낌이지만 너희들이 맘에 들어서 그렇게 하겠다. 오빠는 얼른 불을 붙이고 언니는 칡잎을 따와라!”
미니가 짓궂은 표정으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거..........! 미리 알고 있으면서 모른 체 한 것 아냐!”
민호가 고개를 갸웃 거린다.
“아. 뭐해? 얼른 불이나 붙이라니깐.”
미니가 시치미를 딱 떼고 소리를 버럭 질렀다.
“윽! 저게........!”
민호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칡잎이 어떻게 생긴 거야?”
윤지가 미니에게 물었다.
“언니 이리 와봐!”
미니가 윤지 손을 잡아당기며 길가 숲으로 걸어갔다.
막 한마디 하려던 민호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흔들며 모닥불을 피우기 시작했다.
큰 산속에 소방도로를 만들어 놓고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아 군데군데 장마에 파여 나가고 해빙기에 떨어져 나가서 이젠 소방도로 역할도 제대로 못 할 것 같은 도로지만 모닥불을 피우기엔 그보다 좋은 장소는 없었다.
민호가 모닥불을 피우는 사이 미니와 윤지는 칡잎을 따서 냇물에 씻고 돼지감자와 버섯을 씻어 칡잎으로 잘 싸서 모닥불에 올려놓고 굽기 시작했다.
“아직 마을까지 가려면 1시간은 더 걸어야 하는데........... 어두워지겠다.”
민호가 걱정스러운 표정이다.
“아직 2시간은 지나야 어두워진다. 걱정마라!”
미니는 태평하다.
그런 미니를 바라보는 윤지는 민호보다 더 의지가 된다.
“성질 급한 오빠부터 먹어라!”
모닥불에서 칡잎으로 싸서 구운 돼지감자와 버섯을 한 묶음 꺼내 민호 앞으로 밀어 놓으며 미니가 말했다.
“벌써 다 익었어?”
민호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다.
“감자는 익으려면 멀었다. 버섯은 다 익었을 거다. 그냥 먹어라! 자 언니도 하나 먹고.”
미니가 다시 한 묶음을 꺼내 윤지 앞으로 밀어 놓는다.
윤지는 얼른 칡잎을 벗기고 그 속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버섯부터 하나 들어 입으로 가져갔다.
“.........!?”
민호가 윤지 눈치부터 살핀다.
“오빠라는 것이 꼭 언니부터 먹어봐야 먹더라.”
미니가 못마땅하다는 투로 한마디 하고는 칡잎을 뜯어내고 버섯과 돼지감자를 열심히 먹기 시작한다.
“음........! 맛있다. 정말 맛있어. 미니 최고야!”
윤지가 미니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인다.
“정말 맛있어?”
아직도 민호는 먹지 않고 윤지만 처다 본다.
“응! 맛있어 오빠도 먹어봐!”
윤지가 버섯 하나를 손에 들고 민호 입에 넣어준다.
“...........!?”
민호도 맛을 보더니 먹을 만 했던 모양이다.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이며 열심히 먹는다.
“다 살아가는 방식이 있었어!”
윤지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뭐가?”
민호가 물었다.
“미니 말이야! 미니가 살던 움막에 쌀과 반찬도 조금밖에 없어서 뭘 먹고 살았나 했거든. 이제 보니 이런 것 먹고 살았나봐.”
말을 하는 윤지는 미니를 바라보는 눈길이 촉촉이 젖어들고 있었다.
미니가 불쌍하게 컸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런 윤지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미니는 아주 맛있게 식사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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