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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영 최신작 추리소설 여고생살수 제9편
유리넷  2012-03-17 13:35:19, 조회 : 493, 추천 : 32

늦은 밤.
정미가 혼자 거리를 거닐고 있었다.
아파트를 나와 시장 골목으로 들어섰다.
“북어 한 마리 주세요.”
정미는 건어물 가계에서 북어 한 마리를 샀다
북어를 들고 시장을 나온 정미는 천천히 걸어서 놀이터로 갔다.
철로 만들어진 그네에 앉은 정미는 다리를 흔들며 그네를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으윽!”
저 앞 술에 취한 여자가 토하는 모양이다.
비틀비틀.
술 취한 여자는 일어서서 정미가 앉아있는 그네 쪽으로 걸어왔다.
털썩.
여자는 정미 앞에 술 취해 주저앉았다.
마치 무릎을 꿇은 상태로.
“21s 모내 단주님을 뵈옵니다.”
여자가 작은 음성으로 말했다.
“잘 왔어요. 엄마!”
정미가 아주 작게 말했다.
헌데 엄마라니. 모를 일이다.
이제 겨우 20대 초반으로 보일 정도인데.........
“저도 너무나 보고 싶었습니다.”
여자가 고개를 조금 들어 정미를 바라보며 미소를 보였다.
그러고 보니 이 여자. 오늘 인천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던 그 카자흐스탄 여인이 아닌가.
너무도 아름다운 여인. 그 미소하나만으로도 남자를 굴복시킬 것 같은 여인.
정미가 주위를 살짝 살피더니 갑자기 말투가 변했다.
“너를 부른 것은 아리 때문이다. 유나에게서 아리를 지켜야하고. 아리의 외로움을 달래 줄 친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내가 널 보고 싶었다.”
“감사합니다. 내리신 명 받들겠습니다.”
“그래! 지금부터 넌 취업을 위해 한국으로 왔으나 술집 종업원이 싫어 도망친 역할이다. 늘 아리 곁에 머물고. 아리와 친구가 되어주고. 또한 아리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약한 여자 역이다. 며칠 내로 아리와 같은 반에 외국 연수생으로 편입될 것이다. 아내와 너 모내는 이제부터 목숨을 바쳐 아리를 지켜라! 그 어떤 적이라도 아내는 공격해도 너 모내는 공격을 안 해야 하는 역할임을 명심해라. 우리 단원 중 가장 강한 너를 믿는다. 유나까지 속일 수 있기를.”
“명을 받습니다.”
“그럼 가자! 네 가방 이리 다오.”
옷 가방을 정미가 들고 모내란 이 여인 비틀거리며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술 취한 모습으로 정미를 따라갔다.

“어! 큰언니! 누구야?”
아리가 집으로 돌아 온 정미가 술 취한 여자를 데리고 오자 의아한 표정으로 묻는다.
“응! 우선 네 방에서 같이 자라. 외국에서 취업하러 온 모양인데 술집에 있기 싫다고 도망을 친 모양이다. 갈 곳이 없을 것 같아 데리고 왔다.”
“아! 알았어!”
역시 착하고 순진한 아리는 금방 정미의 뜻을 받아들인다.
“아무리 그래도........ 누군지도 모르는데.”
유나가 못 마땅한 투다.
“윽! 욕실이 어딘가요?”
“네! 여기에요”
모내가 급한 모양이다 아리에게 욕실을 묻고 아리가 가르쳐줬다.
모내가 비틀거리며 유나에게 부딪히며 욕실로 들어갔다.
유나 눈이 반짝 하고 이채를 띠었다.
“정말이네. 국적 카자흐스탄. 한국어 전공. 양부모 다 생존하시고 1남 2녀 중 제일 큰딸. 올해 나이 17세 취업을 위해 유학생 신분으로 입국. 술집에 강제로 취업. 도주. 큰언니 말이 맞아.”
유나가 이미 모내 모든 것을 읽었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 유나 모습을 보며 정미가 묘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다행이다. 유나 너도 잘 보살펴 주렴.”
“알았어. 언니.”
유나가 밝게 웃었다.
욕실에서 모내가 비틀거리며 나왔다.
“술이 많이 취했어요? 우선 잠자리부터 안내할게요.”
아리가 모내 옷가방을 들고 자기 방으로 안내했다.
“고마워요.”
모내가 비틀거리며 아리를 따라 들어갔다.

“불쌍해.”
유나가 정미를 보고 말했다.
“그렇지? 세상은 공평하질 못해. 부모님과 두 동생을 보살피려고 돈을 벌려고 온 모양인데. 나쁜 놈들이 술집이라니.”
“우리가 잘 보살펴 주자. 응?”
“그래! 유나가 신경 좀 써줘.”
“알았어! 언니. 걱정 마.”
정미와 유나가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아리가 자신의 방에서 나왔다.
“...........?”
유나가 방금 데리고 들어 간 모내는 뭘 하느냐 묻는 표정이다.
“술 취해서 바로 골아 떨어졌어.”
아리가 말했다.
“차 한 잔 할 사람?”
정미가 북어를 주방에 놓고 물을 올려놓으며 물었다.
“난 로즈마리는 좀 강해. 국화차로 마실래.”
“나도.”
유나와 아리가 국화차를 마시고 싶은 모양이다.
정미가 요즘 즐겨 마시는 차가 로즈마리 차인데. 향이 너무 강해서 유나와 아리는 싫어했다.
“그럼 생강차 마셔.”
“생강차나 로즈마리나 그게 그거야. 향이 같은데 뭘.”
정미 장난에 아리와 유나가 동시에 입을 삐죽 내민다.


잠자리에 든 지현에게 핸드폰 문자가 다시 날아왔다.
역시 발송인은 없는 문자다.
***경찰이 추적을 해서 조사를 받게 될 것이다. 아마 내일 아침에 바로 임의 동행을 요청할 것이다. 경찰에 가면 이렇게 말해라****
자세한 내용이 가득 적혀 있었다.
문자를 읽으며 지현은 고개를 끄떡거렸다.
지현의 표정은 차츰 밝아졌다.

현태는 아직까지 아빠에게 붙들려 있었다.
“그러니까. 네 친구들이 왜? 어떻게? 백도라는 섬으로 갔느냐고?”
“전 몰라요. 용현이가 놀러 가자고 해서 따라간 거 에요.”
“용현이?”
“네! 저 앞 2층집에 사는 용현이요.”
“다른 애들은?”
“지현이 하고 10여 명 아이들이 같이 갔어요.”
“그 애들은 어떻게 윤 대칠이란 사람을 알고 쫒아갔다는 것이냐?”
“지현이 부모님 원수라고 하던데요.”
“뭐? 지현이란 아이 부모님 원수? 윤 대칠이란 사람이?”
그렇게 묻는 현태 아버지 눈에 감출 수 없는 불안감이 가득 했다.
“네! 부모님을 죽인 원수라 하대요.”
“어떻게 그런 일이......... 어떻게 부모님을 죽이고 어떻게 그걸 알았다 하더냐?”
“자세히는 몰라요. 지현이가 이렇게 말을 하던데요. 12년 전 남해안으로 피서를 간 부모님을 20세도 안된 윤 대칠이 강간 살해를 했다고.”
“저 저런 나쁜 놈들!”
현태 아버지가 건성으로 말했다.
몹시 흔들리는 현태 아버지 눈.
현태는 고개를 숙이고 있는 까닭에 그런 아버지 모습을 못 보고 말았다.


소파에 앉아서 차를 마시던 정미가 먼저 입을 열었다.
“먼저 알아냈다는 3명에 대한 마무리를 해야지.”
“둘째 언니가 알아서한다 그랬어.”
아리가 혼자 서서 찻잔을 들고 왔다 갔다 하는 유나를 처다 본다.
“고민이야. 시간도 없는데.........”
유나가 아리를 힐끗 보며 말했다.
순간 정미 눈에 반짝 이채가 띠었으나 순간적으로 사라졌다.
“3명을 동시에 처단 하자고?”
아리가 유나 생각을 알아차리고 묻는다.
“응! 그랬으면 하고. 언니 생각은 어때?”
“좋은 생각이야. 내일은 월요일이니 학교를 가야 하니까. 조금 더 살게 놔두자.”
시간을 갖자는 이야기다.
“언니 뜻대로 해.”
유나가 정미 맞은 편 소파에 앉았다.
“그럼 작전은 유나가 짜서 실 수 없게 움직일 수 있도록.”
“알았어! 이번 주 토요일에 맞춰서 계획을 짤게.”
“그래! 그렇게 해.”
“언니들 얼른 자자. 너무 늦었다.”
아리가 먼저 일어섰다.

아침이 왔다.
정미가 제일 먼저 일어나서 북어 국을 끓이고 밥을 하고 바쁘게 움직였다.

턱.
뭔가 아리 배를 누르고 아리 가슴으로 손이 불쑥 들어오자 아리가 기겁을 하고 깼다.
모내 다리가 아리 배 위에 있었다.
마치 엄마 품을 찾듯 모내 손이 아리 가슴을 더듬고 있었다.
“엄마.........! 엄마.........!”
모내가 잠꼬대를 한다.
모내 손을 치우려고 하던 아리가 손으로 모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어! 미안해요.”
모내가 잠에서 깨며 얼른 사과한다.
“아니에요. 괜찮아요.”
아리가 말했다.
“제가 실수를 했죠?”
“아니에요. 실수는 무슨.”
“어제 술을 좀 많이 마셨거든요. 짓궂은 손님들 때문에 강제로......... 흑........ 아무튼 고마워요. 절 따뜻하게 맞이해 주고. 제 이름은 모내라 해요. 올해 17살이에요.”
“어! 나 하고 동갑이네. 저도 17살. 이름은 아리에요.”
“어머! 그래요? 잘됐네요. 우리 그냥 친구해요.”
“그래요. 친구해요. 그럼 말 놓기?”
“그래. 반가워 아리야.”
“반갑다 모내.”
둘은 잠에서 깨자마자 바로 친구가 됐다.

“빨리 나와서 밥 먹자.”
정미 소리에 유나가 제일 먼저 방에서 나와 욕실로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네! 반가워요.”
유나가 세수를 마치고 욕실을 나왔을 때 아리와 모내가 같이 방에서 나와 나란히 욕실로 들어가면서 모내가 유나에게 인사를 했다.
“쟤들 언제 저렇게 친해졌대?”
유나가 정미에게 작은 말로 물었다.
신통하다는 표정이다.
“글쎄.........”
정미가 미소를 지으며 식탁에 앉았다.
이미 아침 식사는 다 차려져 있었다.

“모내는 우리 학교에 편입할 서류를 준비해라!”
아침에 등교를 하면서 정미가 남긴 말이다.

지현이 등교를 위해 집을 나서는데 두 형사가 앞에 나타났다.
“백도에서 어선 폭발로 두 사람이 사망한 사건 때문에 알아 볼 것이 있으니 학생이 같이 가 줘야겠어.”
“네! 그러세요.”
지현은 이미 알고 있었던 일이기에 당황하지 않고 형사들을 따라갔다.
“등교 시간 늦지 않게 간단한 진술서만 받고 보내 줄 거야.”
형사가 말했다.
“네!”
지현은 간단하게 대답했다.
“도남여고 짱이라더니 배짱도 두둑하군. 조금도 흔들림이 없어. 대부분 형사가 같이 가자고 하면 겁부터 내는데.”
경찰차를 타고 가면서 형사가 말했다.
“뭐 죄를 지은 게 있어야 겁을 내죠.”
지현이 퉁명스럽게 대답한다.
“일진회 조직을 만든 것도 죄라면 죈데?”
“학생들 모임인데. 뭐 범죄 조직이라도 되나요?”
“허! 하긴 조사를 해본 결과 범죄행위는 없더라.”
“다 지난 일이에요.”
“그래! 요즘은 전국 학생들 모두 3명 거 뭐라더라 미나리? 아무튼 그 여학생들에게 짱 자리는 내준다 하더군. 특히 유나라던가. 그 여학생이 신의 두뇌라고?”
“네! 그거야 다 아는 사실이잖아요.”
“지현이 너도 그 얘들과 맞장 한번 붙었다 하던데?”
“아뇨. 저 혼자 설치다가 참패만 당했어요.”
“들었다. 그 뭐라더라 아리? 인도 소녀라지?”
“네!”
“인터넷에선 최고 악녀로 꼽는다며?”
“그걸 몰라서 묻는 건 아니죠?”
“그래 아니다. 도대체 왜? 그 아리를 최고 악녀로 꼽지?”
“모르셨어요? 자기는  집적 손을 대지 않고 스스로 손가락을 자르게 만들거든요.”
“도끼파. 허브클럽. 가시넝쿨들. 국내 유명 폭력배 집단이지. 또한 아리에게 스스로 손가락을 잘라 바친 녀석들이기도 하고. 그런데 말이야......... 어떻게 했기에 스스로 손가락을 잘라 바쳤지?”
“나쁜 짓을 하다가 걸렸거든요. 한번 걸리면 모조리 때려주고 경고를 했는데........ 두 번째 걸리면 스스로 손가락을 잘라 바쳐라. 어기면 손목을 자르겠다. 그랬거든요.”
“그래도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인터넷에 떠도는 동영상이 진짜인지는 모르지만 어떻게 폭력배 20여 명이 그 소녀 하나를 못 이겨?”
“이겨요? 누가요? 아리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영웅이게요.”
“그 정도야?”
“거기다 유나 언니도 있잖아요. 도망가면 그 길목까지 미리 알고. 품에 무기를 넣고 오면 그 무기가지 다 아는 신의 두뇌. 그 언니가 있는 한 숨을 곳은 없어요.”
“그래 들었다. 정말 그 것이 사실이냐?”
“아직 모르시나 본데요. 아직 그 실력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거미소녀. 투명인가. 등 신비스런 별명의 정미언니가 가장 무섭다는.........”
“싸우는 것 한 번도 못 봤잖아? 아무도?”
“네! 그 정미언니는 정말 착해요.”
“헌데? 왜 자꾸 언니라 하지? 유나도 네 또래고 정미도 너보다 겨우 1학년 많은 걸로 아는데?”
“짱이잖아요. 모두가 인정한.”
“허!”
형사는 할 말을 잊었다.

경찰차는 특별수사팀이 차려진 동부경찰서에 도착을 했다.
학교 등교 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서둘러 지현의 진술을 받고 있었다.
“야산 성기가 잘리고 목이 잘린 참혹한 사건이 터졌다 하여 호기심에 가 봤는데. 누군가 사건 현장에 살금살금 다가가는 것을 보고 수상하여 뒤를 쫓다가 그를 놓쳐 버렸는데 그가 타고간 자동차가 카센터에 있어서 그 자동차에서 백도에서 연안부두로 온 승선권을 발견하고 혹시나 해서 백도까지 놀러가는 셈치고 한 번 가 봤는데. 거기서 그자를 만났습니다. 우리를 만나자 도망부터 가기에 우리도 쫓아갔습니다. 그자와 다툼이 있고 그자는 배를 타고 도주했는데. 갑자기 쾅 하고 배가 폭발했습니다.”
지현이 진술한 내용이다.


범인이 스스로 폭발물을 터뜨려 자살을 했다는 수사 결론을 바탕으로.
강 영진은 또 다시 신들린 수사관이란 별명과 함께 일 계급 특진을 하고.........
수사는 종결됐다.

오후.
정미네 아파트 주차장엔 방금 출고된 소형 승용차 하나가 세워져 있었다.
유나가 학교에서 돌아오자 경비원이 차키를 건네줬다.
강 영진이 고맙다는 메시지와 함께 승용차를 선물한 것이다.
“햐! 그 형사 그래도 양심은 있네.”
아리가 차를 이리저리 살펴보며 좋아했다.
“아리 네가 타.”
유나가 자동차를 아리에게 줬다.
“아냐. 난 싫어. 언니 준 거니까. 언니가 타.”
아리가 거절을 하자 유나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헤헤....... 난 모내하고 저 오빠 차 타기로 했거든.”
아리가 아내가 모는 개인택시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래? 그럼 할 수 없고. 큰언니나 줘야지.”
“그래. 그게 좋겠다.”
아리도 찬성했다.
“난 오늘 혼자만의 볼 일이 있어. 어디 좀 다녀올게.”
유나가 갑자기 가방을 아리에게 맡기고 아파트 정문 쪽으로 걸어갔다.
“조심해서 다녀 와!”
아리가 유나에게 손을 흔들어 보인다.
“아리야!”
아리 뒤에서 모내가 나타났다.
시장을 보고 오나보다. 장바구니가 들려있고 야채들이 가득했다.
“어! 모내야! 시장보고 오는 거야? 왜 야채들만 가득?”
“혼자 있으려니까 심심해서 시장 구경 갔다가 그냥 오기 그래서......... 너 카레 좋아하지? 인도식으로 만들어 줄까?”
“인도식? 너무 어려서 맛도 기억 못하지만 고마워. 한 번 먹어보자.”
“들어가자.”
모내가 아리 손목을 잡고 아파트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금방 친해 졌네요.”
저 멀리 정미와 아내라 부르는 그 청년이 걸어오고 있었다.
“아빠!”
정미가 그 청년을 애절한 눈빛으로 부르는데 아빠라니.
“왜 또 이러십니까?”
청년이 안절부절 못하며 말했다.
“잊었어요? 왜? 아내 모내 그런지를?”
“압니다. 그래도 이젠 다 자라서 단주님이 되셨잖아요.”
“네! 그래도 오늘은 그렇게 부르고 싶네요. 내 아빠 내 엄마. 그런 뜻에서 아내 모내 그렇게 불렀지요.”

아내. 모내.
그랬다.
정미가 8살이 되던 해.
스승 아사가 정미를 그 두 사람에게 맡기고 어디론가 떠났다가 3년이 지나서 돌아왔다.
그 3년간. 정미는 아내 모내 두 사람 손에서 자랐다.
현제 모내가 아리와 친구로 지내기 위해 나이를 17세라 했지만 실제는 그보다 7살이 많은 24세다.
아내 역시 나이가 모내와 같다.
8살 어린 정미는 5살 많은 13살 두 소년 소녀에게서 한국어와 함께 기본 교육을 받았다.
8살 정미는 두 소년 소녀를 늘 엄마 아빠라 불렀다.
너무도 그리운 엄마. 아빠.
어린 정미는 그렇게 두 소년 소녀에게서 대리 만족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난 네 엄마가 아니야. 누굴 미혼모로 만들려고 해!”
모내가 뭐라 하면 늘 정미는 이렇게 말했다.
“아냐! 넌 내 엄마야. 이제부터 내 엄마는 너야!”
라고 말이다.
“나도 아빠는 싫어!”
아내 역시 어린 소년이 듣기는 좀 지나친 표현에 정미를 나무랐지만.
정미는 늘 아빠 엄마 그렇게 불렀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뭐라 하겠어? 어린 녀석들이 벌써 애를 낳아 가지고 할 것 아냐?”
모내가 더 이상 창피해서 정미를 데리고 다니지 못하겠다는 표현을 했을 때.
정미가 새로운 이름을 지었다.
내 아빠. 란 뜻으로 아내. 내 엄마란 뜻으로 모내. 어린 정미가 지은 이름이지만  아내도 모내도 그 이름이 맘에 들었다.
3년.
정미로부터 그렇게 불리던 아내 모내. 두 소년 소녀는 차츰 자신의 이름조차 잊어버리고 그 이름에 익숙해졌다.

“이제 다른 이름이 지어야겠어요.”
정미가  장난기 있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무슨..........?”
“자꾸 내 엄마 아빠 자리에서 벗어나려고 하니까 어쩌겠어요.”
“엥!”
“흐흐......... 영원한 내 엄마 아빠라는 뜻으로 영. 자를 붙여야겠어요. 아내영. 모내영. 이렇게.”
“으흐흐흐...........”
아내가 웃음을 터뜨렸다.

“이 차가 강 영진이란 형사가 보낸 승용차라고요?”
정미가 주차장에 세워진 소형 승용차 곁으로 와서 물었다.
“네! 그렇다 하네요.”
“어떻게 생각해요?”
“아무래도 강 영진이 유나님을 의심하기 시작했다는 증거죠. 그나저나 자꾸 제게 존댓말 하실 건가요?”
“딸이 아빠한테 그럼 뭐라 그래요?”
“제발.........”
“알았어요. 지금은 근처에 단원들이 없으니........ 있을 땐 안 할게요.”
“네! 그렇게 하셔야죠.”
“3개나 있네요. 치밀하군요.”
“떼어 버릴 가요?”
“아니죠. 위치 추적기를 3개씩이나 설치 한 것은 다른 목적이 또 있어요. 우리가 어디까지 발견할 수 있느냐 하는 거죠.”
“왜요?”
“하나도 발견을 못 하면 그냥 순수한 아이들이고. 하나를 발견하면 조금은 전문가들이고. 두 개를 발견하면 철저히 경계를 해야 할 상대고. 3개를 다 발견하면 즉시 수사를 해야 할 상대다. 그런 것 아닐까요?”
“과연! 단주님 말씀이 틀림없을 겁니다.”
“차 안에서 하는 말은 도청도 될 겁니다.”
“네? 그럼 지금 우리가 한 말은?”
“차 밖까지 도청이 되면 시끄러워서 되겠어요. 그 정도는 기본이죠.”
정미가 천천히 아파트 엘리베이터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편히 쉬십시오.”
“아빠도.........”
정미 눈가에 반짝 이슬이 맺힌다.
“너무 부모님이 그리운 모양이다.”
아내는 정미 눈가에 반짝이는 눈물을 보고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천벌을 받을 놈들! 한 때 욕정을 참지 못하고 참혹한 짓을 저질러 평생 부모님을 그리워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있게 만들다니.......... 내 용서하지 않겠다.”
아내가 마음속으로 굳게 다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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