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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영 최신작 추리소설 여고생살수 제7편
유리넷  2012-03-15 13:36:25, 조회 : 430, 추천 : 28

“왜 그래? 둘째언니?”
청량리행 완행열차에 몸을 실은 아리가 언제부터인가 뭔가 골똘히 생각만 하고 있는 유나에게 물었다.
“뭘?”
유나가 시치미를 떼며 반문했다.
“언니가 아까부터 계속 혼자 뭘 생각하고 있었잖아.”
“응! 별 것 아냐.”
“별 것 아니긴. 언니를 내가 몰라. 언니가 이렇게 심각하게 뭘 생각하는 것은 첨이란 말이야. 도대체 뭔데?”
“유나가 나한테 뭔가 묻고 싶은 게 있나보다.”
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정미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정말 그런 거야?”
아리가 유나에게 물었다.
“응! 처음부터 이상하긴 했는데......... 택시 기사 말이야.”
“서울서 우리가 타고 온 택시기사?”
“응! 넌 못 느꼈니?”
“뭘?”
“뭔가 냄새가 나지 않아? 특별한 훈련을 받은 용병 같은 느낌말이야.”
둘 이야기를 듣는 정미는 그냥 미소만 지었다.
“응! 나도 그렇게 느꼈어.”
“또 하나는 그 택시가 우리가 낚시를 하는 동안 건너편에서 마치 우리를 기다리기라도 한 듯 서 있다가 우리에게 혼나고 도망치던 그 멍청이 남자들 3명을 태우고 갔다는 것이야.”
“아마. 택시 기사가 그냥 쉬고 있던 것 아닐까? 여긴 경치도 좋고 공기도 좋으니깐. 아니면 그도 우리처럼 우리들을 이상하다고 생각을 한 것은 아닐지.”
“난 그 것이 큰언니와 관련 있다고 생각하는데. 큰언니! 맞지?”
유나가 정미를 바라보는 눈이 반짝 빛났다.
“그래 맞아! 택시 기사는 사부님의 제자야. 내가 이라크에서 어린 소녀가 강간당하고 비참하게 죽은 사건으로 적군 1개 중대를 정말 혼자서 괴멸 시켰다고 생각하지는 않겠지? 다 저 동료들과 함께 했던 것이야. 너희들이 사부님께 훈련을 받고 있을 때. 난 이미 저들과 같이 전투를 했어. 또한 아프리카 해적들에게서 유나 널 구했던 일 생각나지?”
“응! 생각 나 그때 분명 언니 혼자는 아니었어. 누군가 같이 왔던 걸로 아는데. 나중에 그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진 것을 보고 언니와 같이 행동을 하는 사람이 또 있다는 것을 알았지.”
“그래! 그때 넌 너무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여 해적들에게 잡혔지.”
정미가 잠시 옛일을 회상했다.


2년 전.
정미 나이 17세.
정미는 이미 스승 아사가 물려 준 300여명 살수단 단주를 맡고 있었다.
어린 나이에도 무시무시한 살수단 단주가 된 것은 다분히 스승 아사의 입김도 작용을 했지만.
정미 능력을 살수단 단원들이 인정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사건이 하나 터졌다.
리비아 벵가지 시내에서 알게 된 터키 청년 하삼의 부모님이 유람선을 타고 여행 중 해적단에게 잡혔다는 소식을 듣고 그걸 구하겠다고 하삼과 단 둘이 해적단을 쫒아간 것이다.
아리를 데리고 지중해 해안에서 훈련을 하려고 스승 아사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유나가 자신의 능력을 과신해서 자신의 앞날을 점치고 하삼의 부모님의 앞날을 점친 결과 충분히 구할 수 있다 여긴 유나의 실수였다.
아직 어린 16세 소녀 유나.
하삼과 함께 해적들에게 잡혀 모진 고문과 함께 죽음을 기다리는 신세가 된 것이다.
당시 이라크에 있던 정미는 단원들을 대동하고 해적들을 모두 쓸어버리고 유나를 구했던 것이다.

“미안! 그때 일만 생각하면 정말 내가 바보였어.”
유나가 살포시 얼굴을 붉혔다.
“그래! 두 번 다시 그런 실수를 안 하면 된다.”
“알았어! 명심할게. 근데? 그럼 그 멍청한 3명 남자들도 언니가 찾는 그들과 관련이 있는 거야? 내가 보기엔 전혀 관련이 없는 것 같은데.”
유나 물음에 동의라도 하듯 아리도 정미를 바라보았다.
“전혀 관련이 없어. 우리 부모님 원수와는 무관한 자들이야.”
“그럼 왜?”
“왜. 택시 기사가 데리고 갔느냐?”
“응!”
“아리하고 관련이 있거든.”
“나하고?”
정미의 뜻밖의 대답에 아리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네가 보고 싶다며?”
“누구? 알리?”
“그래! 이라크 소년 무하마드 알리. 그 아이와 관련이 있어.”
“무슨 관련?”
유나도 아리 물음에 동의를 하며 정미를 바라보았다.
“알리. 그 아이 지금 한국에 있어. 저들과 같이.”
“큰언니! 무슨 말이야? 알리가 한국에 왜? 그리고 아까 그 멍청이들과 무슨 상관인데?”
“응! 국제 범죄조직에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개입하게 됐어. 아까 그자들은 그들 조무래기들이고.”
“국제 범죄조직이라면?”
“별 것 아냐. 밀입국을 주선해주고 돈을 챙기는 양아치들 모임이야.”
“그럼! 알리도 밀입국을? 왜?”
“전쟁고아들을 데리고 온 모양이야. 한국으로 들어오려는 것은 아니고 경유하던 중에 문제가 생겨서 잠시 머물고 있는 모양이야.”
“그걸 큰언니는 어떻게 알았어? 내 친구라서 관심을 갖고 있었던 거야?”
“그래! 녀석이 착하잖아.”
정미가 빙긋 웃었다.
“언니!”
아리가 감격스러워 했다.
하지만 유나는 뜻 모를 미소만 머금고 있었다.
그런 유나를 힐끗 바라 본 정미는 안쓰러운 표정을 잠시 보였다.
아직도 자만심을 버리지 못했다는 안타까운 뜻이 내포된 표정인데.........
“언니! 정말 고마워 그럼. 언제 알리를 만날 수 있는 거야?”
“그건 유나가 말을 해 줄 수 있을 걸.”
정미가 유나를 보며 한쪽 눈을 찡끗 거렸다.
마치 그 정도는 알 수 있지 않느냐 하는 눈치다.
“우리가 처음 한국에 와서 고등학교에 들어갔던 첫날을 기억해?”
유나가 갑자기 엉뚱한 질문을 아리에게 했다.
“첫날? 첫날이라면......... 아! 지현이! 그 아이들이 우릴 학교 뒤 야산으로 끌고 갔었지. 무슨 신고식을 해야 한다고 하면서.”
“그래! 우린 한국에서 자유로운 활동을 위해 큰언니가 초청을 한 유학생 신분으로 고등학교에 들어갔지. 큰 언니야 이미 우리보다 1년을 먼저 한국으로 돌아와 그 고등학교에 입학을 했던 것이지만 우린 달라. 외국에서 온 유학생이고 큰언니 체면도 있고 해서. 그때 우린 처음부터 싸우기 싫어서 큰언니 눈치만 보며 그 아이들한테 얻어맞았잖아.”
“그래! 그건 아는데. 그 일과 알리와 무슨 상관이야?”
“우리가 그 아이들에게 져서 맞았니? 아니잖아. 마찬가지야. 우리가 아까 그 멍청이들 조직이라는 양아치들을 제거하려면 쉽지. 하지만 그건 안 될 일이야. 우리들 존재만 노출되거든. 즉 우리가 알리 일에 개입할 수 없다는 거지. 결국 알리를 언제 만날 수 있을지 장담을 할 수 없다는 이야기야.”
“큰언니!”
아리가 그래서는 안 된다는 표정으로 정미를 불렀다.
제발 빨리 알리를 구해주고 만나게 해달라는 뜻이 내포된 것이다.
그걸 모를 리 없는 정미다.
“이번 일은 유나가 한번 풀어봐. 아리 친구도 빨리 만나게 해주고. 자신 있지?”
정미가 유나 능력을 시험할 모양이다.
유나도 그걸 알았는지. 잠시 정미를 묘한 눈으로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떡거렸다.


“윤 대칠이란 분이 누구죠?”
방파제 공사장에 도착을 한 지현은 애교를 부리며 공사장 작업반장이라는 사람에게 물었다.
“윤 대칠? 아! 저기 방파제 끝에 덤프트럭 하나 있지?”
“네!”
“거기 작업하는 사람들 2명보이지?”
“네! 보여요.”
“그중 덩치가 큰 사람이야. 둘이 단짝처럼 늘 붙어 다니지. 가까운 친군가 봐.”
“네! 고마워요!”
지현이 급히 인사를 하고 친구들과 함께 달려가기 시작했다.
“저기 저 사람 아까 그 낚시가계 주인 같은데.”
현태가 누군가 저쪽에서 달려와 윤 대칠이란 사람에게 무슨 말을 하는 것을 보고 용현이에게 말했다.
“맞아! 그런데........ 무슨 일 있나!”
낚시가계 주인이 뭐라고 말을 하면서 지현이 일행을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윤 대칠이란 사람과 같이 있던 남자까지 반대 방향으로 도주하기 시작했다.
“뭔가 일이 잘못됐다. 용현이 넌 애들 데리고 먼저 선착장으로 가서 저자들이 배타는 것부터 막아.”
지현이 소리치며 저만 큼 달려가고 있었다.
“알았다.”
용현은 현태와 4명의 남자 아리들을 데리고 반대 방향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조그만 섬에서 때 아닌 추격전이 시작되었다.
젊은 두 남자를 쫒는 것은 남녀 고교생들이다.
“저자들을 반드시 잡아야한다!”
지현이 같이 온 학생들에게 계속 소리쳤다.
학생들은 영문도 모른 체 두 남자를 쫒아 달리기 시작했다.


“어디야?”
정미가 핸드폰을 들고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며 물었다.
“어디래?”
아리가 급히 물었다.
정미는 핸드폰을 끊고 유나를 바라보며 빙긋 웃었다.
이미 유나는 정미 핸드폰 내용을 알았다는 표정이다.
“아리야! 가자!”
유나가 말했다.
“어딜?”
“네 친구 알리 만나러.”
“정말? 응! 알았어! 큰언니는?”
“난 집에 가서 맛있는 것 만들어 놓을게. 데리고 와.”
정미가 아리 머리를 쓰다듬으며 빙긋 웃었다.
“우린 다음 역에서 내릴게?”
유나가 정미에게 내가 짐작하는 곳이 맞느냐 묻는 표정이다.
“그래! 다음 역이 양평이니 가장 가까운 역일거야.”
“어딘데? 갈 곳이?”
아리가 유나와 정미를 바라보며 묻는다.
벌써 기차는 양평역으로 들어서며 속도를 줄이고 있었다.
“여주. 한강 상류.”
유나가 대답을 하면서 다시 정미를 바라본다.
맞느냐고 묻는 눈치다.
정미가 고개를 살짝 끄떡이며 미소를 지었다.
유나도 환하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조심해. 싸우지 말고.”
정미가 막 일어서려는 유나와 아리에게 당부를 했다.
“알았어! 큰언니.”
아리가 대답하며 유나를 따라 기차에서 내렸다.

둘이 기차에서 내리고 막 기차가 출발을 할 때.
정미가 누군가에게 다시 전화를 했다.
“유나가 실패를 맛보게 해. 자만심을 고쳐주지 않으면 큰일 나겠어.”
전화를 끊고 정미는 두 눈을 감고 의자에 기대어 잠을 청했다.


헉헉........
도망치던  두 남자는 섬을 반 바퀴 돌아 여객선 선착장으로 왔다.
하루에 한번 들리는 여객선이 있을 리 만무했다.
하지만 막 출항하려던 고깃배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젠장! 어린애들한테 도망이라니. 이게 뭐야.”
윤 대칠이 투덜거리며 고깃배로 달려갈 때.
“멈추시오!”
용현이와 현태를 포함한 남학생들 6명이 앞을 가로 막았다.
“이런! 피래미들까지!”
윤 대칠과 같이 온 남자 둘의 눈엔 6명의 학생들 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다만 20여 미터 뒤에 달려오는 더 많은 학생들이 문제였다.
“일단 그 곳으로 피합시다.”
윤 대칠이와 같이 도망 온 남자가 말했다.
동의라도 하듯 둘은 눈빛을 교환하고 섬 바위산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저......... 저것들이!”
숨이 턱까지 차오른 지현이 가쁜 숨을 들이키며 쫒던 걸음을 멈췄다.
“빨리. 빨리 쫒아가!”
다른 아이들에게 얼른 두 남자를 쫒아갈 것을 지시했다.
그때.
지현이 핸드폰으로 문자가 하나 날아왔다.
역시 발송은 번호는 없었다.
***그 바위산엔 옛날 대리석을 채취해서 배로 운반하기 위한 미끄럼틀 같은 길이 산 중턱부터 선착장 방향으로 나 있다. 낚시가계 뒤편이다. 거기서 기다리면 내려올 것이다***
“흠!”
지현은 두 남자를 쫒아가는 몇몇 남학생들을 빼고 모두 낚시가계 쪽으로 살금살금 걸어가도록 지시했다.
낚시가계 앞 작은 언덕 아래 몸을 숨긴 지현 일행은 곧 두 남자가 낚시가계 뒤에서 나타나자 우르르 달려가 앞을 가로 막았다.
“도대체 너희들은 뭐냐? 왜 우릴 쫒는 거냐?”
윤 대칠이 더 이상 도망 갈 곳이 없자 공격태세를 취하며 물었다.
“12년 전 네놈이 20세도 안된 나이에 남해안에 피서를 간 두 부부를 무참히 살해한 죄를 모르는 건 아닐 테지?”
지현이 두 눈에 눈물을 가득 담고 비통하게 물었다.
“무슨 소리냐? 사람 잘못 봤다. 난 그런 적 없다.”
윤 대칠은 마치 옆에 있는 남자에게 맞지 않느냐고 묻듯 눈짓을 하며 발뺌을 했다.
그런 행동이 민 지현이 눈엔 사실을 실토하는 것처럼 보였다.
“천벌을 받을 놈! 오늘 여기서 네놈은 그 대가를 치를 것이다. 애들아! 혼내줘.”
지현의 울음 섞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이들은 우르르 달려들어 두 남자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워낙 많은 숫자라 윤 대칠과 그의 동료는 피할 틈이 없이 일방적으로 얻어맞기 시작했다.
금방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됐다.
그 상황에서 지현에게 또 다시 문자가 하나 날아왔다.
***그는 다른 자들을 실토하진 않을 것이다. 그래도 부회장에 속하니. 분풀이를 다 했으면 선착장에 있는 어선을 타고 도망칠 수 있도록 길을 내 주거라****
허나 민 지현은 이번엔 의문에 문자를 무시했다.
지현은 반드시 놈을 죽여 부모님 복수를 하려는 생각뿐이었다.
그 행동을 어디서 봤나.
다시 문자가 날아왔다.
***살인자가 되고 싶나? 배에 폭약이 설치되었으니 배와 함께 수장시키도록***
민 지현은 그래도 현명한 아이였다.
계속 날아오는 문자가 유나가 보낸 것이라 믿었다.
지현은 아이들에게 잠시 멈추게 하고 선착장으로 향하는 길을 살짝 내주었다.
“.........!?”
이건 절호의 기회라 싶었을까. 윤 대칠과 다른 남자는 얼른 선착장을 향해 도주하기 시작했고. 쫒아가려는 동료들을 지현이 막았다.
“됐어! 그 만큼 혼내줬으면 됐어.”
지현이 털썩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다.
아이들은 지현을 위로하며 도망치는 두 남자를 물끄러미 바라만 보았다.
두 남자는 어선에 올라타고 스스로 배를 몰아 도주하기 시작했다.
쾅.
요란한 폭음과 함께 바다로 도망치던 고깃배는 가루로 변해 물속으로 사라졌다.
다시 지현의 핸드폰으로 문자가 날아 온 것은 바로 그때다.
***뭘 해? 빨리 선착장 옆에 있는 어선으로 와! 여기 있으면 경찰들이 몰려 올 거야***
지현은 정신을 차리고 얼른 아이들을 데리고 선착장 한쪽에서 서서히 움직이려하는 어선에 올라탔다.
어선엔 나이가 많은 노인 혼자서 아무 말도 없이 지현 일행을 태우고 섬을 떠났다.


양평역에 내린 유나와 아리를 기다린 것은 바로 아침에 서울서 타고 온 개인택시였다.
“모셔다 드릴게요.”
택시 기사가 말했다.
“네! 고마워요.”
아리가 얼른 대답과 동시에 택시에 올라탔다.
“넌 너무 겁이 없어.”
유나가 뒤따라 택시에 타며 핀잔을 준다.
“무슨 겁? 큰언니와 아는 사이라는데.”
아리가 오히려 유나 행동이 이상하다는 표정이다.
“아니다. 됐다.”
유나가 입을 다물었다.
“모셔다 드리고 일이 끝나면 다시 서울까지 모셔 오라고 했습니다.”
택시기사가 유나와 아리를 번갈아 바라보며 말했다.
“큰언니와는 무슨 사이에요?”
아리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유나도 택시 기사 입만 바라보았다.
“저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택시 기사가 얼른 시동을 걸고 운전을 하며 입을 다물었다.
“쳇! 이야기 안 해도 다 알아요. 그 무슨 테러부대 그런 거 아니에요. 이라크에서 미군과 싸우고. 해적단도 궤멸 시키고. 정말 멋있는데......... 난 왜 가입 안 시켜주지. 큰언니가 아직 내 실력을 못 믿나.”
아리가 섭섭하다는 투로 투정을 부린다.
유나는 그냥 미소만 짓고.
택시 기사는 입을 굳게 닫은 지 오래다.
“언니는 저분 딱 보면 알 수 있잖아. 한번 알아 맞춰봐.”
아리가 유나 팔을 잡고 흔들며 애교를 부린다.
“몰라! 안보여. 큰언니와 마찬가지로 전혀. 안개 속을 헤매듯 보이지가 않아.”
유나가 고개를 흔들었다.
“어떻게 그래? 큰언니가 한 100년은 산다고 했다며? 언니가. 그런데 안 보인다는 것은 또 무슨 말이야?”
“그건 언니를 처음 만났을 때 잠깐 보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안보이기 시작했어. 저분도 마찬가지고. 아마도 고도의 훈련을 받아서 그런 것 같아.”
“고도의 훈련? 그런 것도 있어?  나도 훈련을 많이 받았는데?”
“넌 그냥 전투를 위한 훈련이었고.......... 언니와 저분 같은 경우는 몸을 숨기고 마음까지 숨기는 침투 훈련을 받은 결과로 보여. 그렇죠?”
유나가 아리와 말을 하다가 택시 기사에게 물었다.
“네! 유나님 말씀이 맞습니다.”
택시 기사가 대답했다.
“쳇! 언제까지고 입을 다물고 있을 것 같더니.........”
아리가 입을 삐쭉 내밀었다.
“저야 그 정도는 알려줘도 좋다는 명을 받았을 뿐입니다.”
택시 기사는 그 말을 끝으로 다시 입을 닫았다.

“쳇! 그럼 뭐야! 큰언니가 아저씨보다 높다는 거잖아. 명령도 내리고. 대장인가요? 큰언니가? 테러부대 대장? 침투부대 대장? 아니면......... 용병부대? 도대체 무슨 부댄데? 쳇!”
아리 혼자서 쫑알쫑알 떠들고 있었다.

“저깁니다. 이곳에서 팔당까지 배로 밀입국자들을 실어 나르기 위해 저들 아지트를 만든 모양입니다.”
여주 한강 상류 쪽에 도착을 한 택시기사가 강가에 있는 컨테이너 박스를 가리키며 말했다.
“너무 허술해요. 남들 눈에 띄기도 쉽고.”
유나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다.
“맞아! 어차피 외국에서 밀입국 하려면 배로 올 텐데. 여기까지 오려면 차라리 바로 서울로 가지 왜 이곳에?”
아리도 맞장구를 쳤다.
“근처에 수출입공단이 있는데. 그곳에 m물산이라고 농수산물 수입 업체가 있습니다. 거기에 오는 농수산물 컨테이너에 같이 밀입국자를 싣고 오는 것이고요.”
택시 기사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다 말한 듯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표정을 짓고 택시에 올라타고 의자를 뒤로 눕히고 편하게 누워버린다.
이제부터 둘이 알아서 해라 하는 뜻이다.
그런 택시기사를 보고 아리는 입을 삐쭉 내밀었다.
“하나. 둘........ 모두 여덟 명이다.”
유나가 강가에 있는 컨테이너 박스를 바라보며 혼자 말했다.
“뭐가? 아하! 저 컨테이너를 지키는 사람들 말이구나.”
아리도 금방 알아 차렸다.
“그래! 낚시꾼처럼 위장을 하고 지키는 것이야. 아까 간현에서 본 불량배 3명도 저쪽 낚시꾼들 틈에 있어 아마도 저 컨테이너 박스에 많은 사람이 숨어 있을 거야. 물론 네 친구 그 알리도 거기에 있고.”
“아니잖아. 알리는 밀입국자가 아니라 그들을 돕는 역할이라며?”
“그래도 아마 저 안에 같이 있어. 음........! 느껴져.......... 알리 그 아이가. 그리고 모두 27명이라고 하는데.”
“역시 언니는 신이야.”
아리가 유나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 보였다.
“알리 존재가 느껴지니 그 마음을 읽은 것뿐이야. 워낙 착하잖아. 알리 그 아이가.”
“그럼 이제 어떡하지?”
“간단해. 네가 바람처럼 저들 여덟 명을 기절 시켜. 그럼 난 컨테이너 문을 열고 그 안에서 알리만 빼내 사라지면 끝이야.”
“쉽네.”
아리가 벌떡 일어서서 강가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택시 기사가 차창 밖으로 한쪽 눈을 살짝 뜨고 그 광경을 지켜보며 고개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유나 입가에 묘한 미소가 어린다.
“큰언니. 나의 자만심을 고쳐주려고 실패를 맛보게 하겠다 이거지? 그럼 그렇게 당해줘야지. 어쩌겠어.”
유나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린 말투다
헌데..........
택시 기사가 정미에게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고. 정미로부터 모종의 밀명을 받고 있었다.

유나와 아리가 행동을 개시한 강가에서 조금 떨어진 도로변  경찰차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모두 6대다.
“............!?”
강가로 진입하던 경찰들은 앞에 장애물이 나타나자 차를 세웠다.
큰 가고트럭이 진탕에 빠져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길을 막은 셈이다.
차에서 경찰들이 우르르 몰려 나왔다.
“서둘러라! 국내 밀입국자 조직을 오늘은 반드시 소탕해야 한다.”
경찰들은 모두 권총을 빼들고 강가로 달리기 시작했다.
경찰들이 다 지나가자 가고트럭은 진탕에서 빠져나와 반대 방향으로 사라졌다.
트럭 운전자 30대 젊은 남자는 강가에 서 있는 택시를 향해 묘한 미소를 던지며 사라졌다.

경찰들 움직임을 지켜보는 눈이 또 하나 있었다.
높은 언덕에 자리 잡은 별장.
한 남자가 그 장면을 모조리 내려다보고 있었다.
남자는 급히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려고 했다.
“실패하게 만들라고 하시더니 성공하게 도우라 하시니......... 네 놈은 전화를 하면 안 되겠지.”
뒤에서 비웃음이 가득한 목소리가 들리며 남자의 손에서 핸드폰을 빼앗아 발로 뭉개버렸다.
“.........!?”
남자가 뭐라고 반문도 하기 전에 이미 정신이 아득해져 쓰러지고 말았다.

헉헉.........
유나가 한 청년의 손을 잡고 달려 와 택시에 올라탔다.
아리도 뒤늦게 택시에 올랐다.
“어? 너?”
“그래! 나 아리야. 반가워!”
알리와 아리는 서로 마주보며 반가워했다.
택시는 쏜살같이 그 자리를 벗어나고 있었다.
“이상하다.........! 왜? 성공이지........?”
유나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리와 알리는 서로 반가워 옆에서 고개를 갸웃 거리는 유나 존재가 눈에 들어올 리 없었다.
“큰언니가 실패를 하게 만들 줄 알고 고의적으로 쉽게 일을 처리 했는데......... 실패하려고.”
유나는 계속 오늘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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