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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영 최신작 추리소설 여고생살수 제3편
유리넷  2012-03-12 12:09:58, 조회 : 503, 추천 : 31

예원 예술 고등학교.
관악산 기슭에 남쪽 방향에 자리 잡은 명문 고등학교.
수많은 연예인은 물론 유명한 국내외 인물들을 배출한 30년 전통의 고등학교.

요즘 예원 예고는 매스컴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며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었다.
유명 걸 그룹도 아닌 유명 탤런트도 아닌 명물로 통하는 3명의 여학생 때문이다.
이름 하여 미나리.
바로 정미 유나 아리 때문인데.
이른 아침부터 예원 예고 정문 앞에는 수많은 남학생들이 넓은 도로를 다 점거하고 있었다.
하나같이 그들이 기다리는 것은 바로 미나리 그 소녀들이다.
순간의 기회를 놓칠까.
손에 핸드폰 카메라를 들고 주위를 바쁘게 관찰하고 있었다.

여학생들은 채 5%도 되지 않았다.
이른 아침인데도 예원 예고 정문 길 양쪽에 늘어선 학생 수는 무려 100여명은 돼 보였다.
그들 가운데 현태 보습도 보였다.
현태 손에는 디지털 카메라가 들려 있었다.
작정을 하고 나온 모양이다.


“온다!”
누군가 소리치자 갑자기 학생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허나.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질서 정연하게 길가 양쪽에 늘어서 가운데 길을 열어 놓고 있었다.


저쪽 큰 도로에서 예원 예고 정문을 향해 걸어오는 3명의 여학생이 보였다.
바로 정미 유나 아리다.

찰칵 찰칵.........
기침 소리도 내지 않고 너무나 조용히 핸드폰과 카메라의 버튼 소리만 들렸다.
현태는 그런 상황을 어제 인터넷을 검색하여 미나리 중 막내 아리가 한마디 한 일로 학생들이 질서를 잘 지킨다는 것을 미리 알았기 때문에 별로 놀라지는 않았지만 정말 질서를 잘 지키는 학생들이 신기하기만 했다.
“시끄럽게 떠들거나 질서를 지키지 않고 길을 막아서면 다시는 우리를 볼 수 없을 것이다. 물론 그 학생은 필히 내가 혼내줄 것이다.”
이것이 아리의 공포를 몰고 온 한마디였다.
네티즌이 뽑은 최고의 악녀.
아리의 한마디는 공포 그 자체였다.
특히 자신이 혼내주겠다. 하는 것은 가장 무서운 협박이기도 했다.
모 방송국에선 올해의 가장 무서운 협박으로 아리의 그 한마디를 뽑기도 했다.
반명 가장 신비한 소녀로는 유나가. 가장 아름다운 선녀로는 정미가 뽑혔다.
그러자 누가 질세라 인터넷 포털 사이트들이 먼저 올해의 여신으로 정미를 귀여운 악녀로 아리를 신의 대변자로 유나를 뽑고 각국 방송국까지 합세 이 분야 저 분야 갔다가 붙이며 정미 유나 아리를 스타로 만들어 버렸다.


인터넷에서 검색한 그런 내용들을 떠올리며 앞으로 지나가는 정미 모습에 정신없이 셔터를 누른 현태는 누군가 자신의 어깨를 툭툭 치는 손길을 느끼고 얼른 고개를 돌렸다.
“헉!”
현태는 너무도 놀라 정신이 아득해졌다.
현태 어깨를 툭툭 친 사람은 다름 아닌 유나.
당연히 모든 학생들 시선이 현태에게 쏠렸다.

“어제 다친 곳은 괜찮아요?”
유나가 현태 얼굴을 자세히 살피며 물었다.
“네! 네!”
“다행이네요. 그럼 담에 봐요!”
유나는 미소를 보이며 정미 뒤를 따라갔다.
현태는 정신이 없었다.
“햐........!”
현태 눈은 초점을 잃고 유나 등을 계속 쫒기 시작했다.




“언니!”
아리가 유나 옆에서 걸어가며 불렀다.
“응! 미래의 내 남편 감이야.”
유나는 아리가 무엇을 물으려고 말을 거는지 이미 알고 있었다.
“정말?”
“그래!”
“계속 정미 언니만 바라보던데?”
“이젠 나만 바라 볼 거야!”
“그럼 정미 언니는.........”
“형부감은 내년에나 나타날 거야.”
“난?”
“너는.........”
유나가 갑자기 말을 멈춘다.
“난? 왜?”
“아직 멀었어.”
유나가 얼른 말을 하고 고개를 돌리는데.
반짝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넌.........! 넌 언니의 복수를 돕기 위한 운명을 타고 태어났어. 네 임무가 끝나면........ 넌.........!”
팔딱 팔딱 뛰어서 정미에게 달려가는 아리를 바라보며 유나가 들릴 듯 말 듯 한숨 섞인 말을 중얼거린다.



“쳇! 저것들 때문에.........”
남학생들에게 완전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3소녀들을 바라보며 표독스런 눈으로 노려보는 여학생이 있었다.

정미. 유나. 아리가 이 예원 예고에 나타나기 전엔 모든 남학생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던 소녀였다.
박 윤경.
그 소녀 이름이다.
화장품 광고까지 했던 톱 모델출신이다.
이미 중학생 시절부터 모델로 인기를 끌었던 윤경은 고교 3학년이 되면서부터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아직도 그녀를 따라 다니는 두 명의 남학생이 있었다.
그녀 말이라면 뭐든 다 하는 남학생 두 명.
그녀가 좋아서 혹은 그녀의 위세에 눌려서. 또는 그녀의 씀씀이를 따라.

무서운 눈으로 걸어가는 정미 유나 아리를 숨어서 노려보던 윤경은 두 남학생과 함께 학교 건물 뒤로 사라졌다.



현태는 콧노래를 부르며 달려가고 있었다.
유나가 자신의 어깨를 톡톡 치며 말을 걸어줬기 때문이다.

“어머! 저 학생 기분이 좋은가봐!”
“불쌍해서 어떻게.”
“불쌍하다니? 왜?”
“몰랐어? 유나가 저렇게 관심을 갖는 사람은 반드시 죽을 때가 다된 사람이거든.”
“그래 맞아! 유나는 남의 운명을 잘 알잖아.”
“그렇다니깐. 전에도 지나가는 남학생을 보고 말을 걸고 눈물을 흘렸는데. 그 날 밤 죽었잖아.”
“저 남학생도 그럼 죽는 거야?”
“그렇다니깐.”
여학생들이 수군대는 말을 들은 현태는 갑자기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정말 내가 죽는 걸까. 정말 내가......... 으으........... 안 돼!”
현태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두 눈에 눈물을 가득 흘리기 시작했다.




오후.
현태는 수업을 마치자마자 예원 예고를 향해 달려갔다.

“.........!?”
예원 예고를 지척에 두고 현태는 걸음을 멈추고 온 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귀여운 악녀 아리가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기 때문이다.
“으으......... 정말 내가 죽는 거구나.  내가 죽는 다는 것을 알려준 것이 틀림없어. 그렇지 않고서야 저 귀여운 악녀가 미소까지 지으며 내게 다가오지는 않을 테니까.”
현태는 앞이 캄캄해졌다.
자신이 죽는 상상을 하면서 슬픔에 잠겼다.
부모님은 물론이고 처음 목표로 결정한 정미를 어떻게 놔두고 죽느냐. 정말 억울하고 원통했다.

“으으..........”
미소를 보이며 살짝 인사까지 하고 지나가는 아리를 보고 자신이 죽는 것이 확실하다고 생각한 현태는 눈물이 핑 돌면서 자신은 어떻게 죽을 것인지 미리 알고 싶어졌다.
교통사고로 피투성이가 돼서 죽는 상상도 하고. 자살하는 얘들처럼 옥상에서 떨어져 온 몸이 묵사발처럼 되는 상상도 하고.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혀를 한발 내밀고 죽는 상상도 하고. 평소 현태를 밉게 생각했던 친구들이 돌멩이로 때려죽이는 상상에 칼에 찔려 죽는 상상까지 죽는 것이라면 다 상상하면서 유나를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아리가 약속 장소로 가는 그 시간에 유나는 정미와 함께 m쇼핑몰에 있었다.
스승님의 제사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쇼핑 중이었다.
“스승님께선 언제나 생선과 해초를 좋아하셨지. 무인도를 벗어나지 말았어야 했어.”
정미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그 것이 스승님 운명인 걸 어떻게. 자책하지 마.”
유나가 마른 미역을 고르면서 말했다.

“아무튼 내가 떼쓰지만 않았어도 스승님께선.........”
“아냐! 스승님은 정해진 운명대로 살다 가신 거야.”
“그 놈의 운명. 운명. 운명. 그럼 난 얼마나 산다고?”
정미가 몹시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미안. 언니를 또 화나게 했네. 미안해!”
유나가 얼른 사과했다.
“내가 100년을 더 산다고? 으이그......... 너무 오래 산다고 다 좋은 것은 아냐.”
정미가 유나를 보며 빙긋 웃었다.
자신이 방금 성질부린 것이 미안한 모양이다.
“또 남의 운명을 다 아는 것도 즐거운 것만은 아니지?”
“응! 사실 그래!”
유나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올핸 스승님께 맛있는 것 많이 올려 드리자?”
“응! 언니! 햄도 사고 소고기도 사고. 돼지고기도 사서 맛있게 차리자.”
“그래 과일도 골고루........ 하루나 겉절이도 하자.”
“그건 아리가 좋아하는 반찬이잖아?”
“그래! 스승님 얼굴도 못보고 자란 아리가 스승님께 정이 있겠어? 반찬이라도 좋아 하는 걸 만들어 줘야지.”
“아리는 얼굴도 못보고 자랐다고? 아하! 항상 복면을 써서 그렇구나!”
“그래! 스승님 얼굴 때문에.......... 휴우..........”
정미가 자책을 하는 눈치다.



“벌써 17년이 흘렀구나.”
정미가 아련히 옛일을 떠올리고 있었다.

17년 전.
남해안 완도.

응애응애.
이제 2살 된 정미는 다가오는 먹구름을 예견이라도 한 듯 아침부터 줄기차게 울기만 했다.
“아기도 우는데 꼭 무인도 낚시를 가야 되겠어요?”
정미 엄마는 따뜻한 콘도에 낮잠이라도 푹 자고 싶은 심정이었다.
신혼여행을 못 갔다고 큰 맘 먹고 온 남해안 여행인데.
그놈의 낚시 광 남편의 버릇은 쉽게 고쳐지질 않았다.

“제기랄! 연애시절도 그놈의 낚시 때문에 짜증난 때가 한두 번도 아닌데. 신혼여행까지 와서 또 낚시라니.........”
정미 엄마는 어떤 핑계를 대서라도 무인도 낚시만큼은 막고 싶었다.  
특히 무인도 낚시를 가자고 정미 아빠를 부추기는 저 얼굴에 칼자국이 난 남자도 싫었지만. 자꾸 정미 엄마를 징그럽게 바라보는 같은 패거리들도 너무 싫었다.
특히 남이야 수술을 해서 아기를 낳던 자연 분만을 하던 그 것이 뭐 그리 알고 싶은 지 자연 분만이냐? 수술을 해서 낳았냐? 하며 꼬치꼬치 캐묻고 정미 아빠는 자랑이라도 하듯 자연분만이라고 떠들어 댔다.

같은 콘도에 머물며 벌써 이틀을 밥도 같이 먹고 술도 먹으며 정미 아빠와 어울려 다녔다.
그런 그들 패거리는 모두 5명.
정미 엄마가 보기엔 무척 질이 안 좋은 사람들 같았는데. 정미 아빠는 눈치도 없이 무인도 낚시까지 함께 가기로 결정했다.
“정 그럼 당신 혼자 갔다가 와요.”
정미 엄마는 콘도에 남아 아기와 함께 쉬려고 마음먹었다.
“토종닭을 사왔는데. 아주머니께서 좀 삶아 주세요.”
기생오라비처럼 생긴 남자가 정미 엄마를 데려 가려고 머리를 쓴 모양인데. 정미 엄마는 딱 잘라 거절했다.

“이거 요리 어떻게 하죠?”
꼭 게이처럼 생긴 남자는 어디서 사 왔는지. 홍어를 한 마리 들고 정미 엄마를 무인도로 데려 가려고 수작을 부렸지만 정미 엄마는 모른 척 했다.
“당신이 홍어 요리 전문이잖아.”
눈치 없는 정미 아빠가 거들고 나섰다.
“놔두고 가세요. 요리를 해 놓을 테니 갔다 오셔서 드세요.”
정미 엄마는 어림없다는 투다.
그러나
정미가 유난히 울어대는 아침.
정미 엄마가 슈퍼에 기저귀 사러 갔다가 온 것이 화근이었다.

응애응애.
기생오라비처럼 생긴 남자가 정미를 안고 낚시 배에 올라타 있는 것이 아닌가.
그 잠깐 사이에 정미가 울었던 모양인데.
“우리가 데리고 갔다가 올게요.”
우라질 놈들 자기네들이 어린 아기를 왜 데리고 가.
“기다려요!”
정미 엄마는 급히 간단한 짐을 챙겨 낚시 배에 오르고 말았다.

낚시 배 사공까지 합쳐 건장한 남자들이 모두 7명이나 됐다.
정미 엄마는 아기를 받아 안고 불안한 마음으로 하나. 하나 유심히 살펴보았다.
비쩍 마른 장대 같아 키가 큰 남자가 하나 더 들어 있었는데.
같은 패거리들이 하나같이 형님이라 부르는 것이 더욱 정미 엄마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응애응애.
정미는 울음을 그치지 않고.
낚시 배는 물보라를 일으키며 바다 가운데로 빠른 속도로 나가기 시작했다.

응애응애.
정미의 울음소리는 더욱 커지고.
완도가 가물가물 바다 저편에 보일 듯 말 듯 할 때.
꽤 큼직한 무인도에 낚시 배는 도착을 했다.

“여긴?”
정미 엄마는 불안한 마음에 정미 아빠에게 물었다.
“여긴 낚시꾼들이 잘 오지 않는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무인도야. 아마 환상적일 걸.”
정미 아빠는 잔뜩 들떠 있었다.
“암! 환상적이지.”
비쩍 마른 장대처럼 큰 남자가 정미 아빠 곁으로 다가오며 의미심장한 미소로 말했다.
왠지 정미 엄마는 소름이 쫙 끼쳤다.
“햐! 고것 참! 야들야들 하단 말이야!”
게이처럼 생긴 남자가 정미 어마에게 다가오며 징그럽게 웃었다.
“뭐에요?”
정미 엄마는 불안했던 일이 드디어 발생했다는 생각에 강하게 말했다.
“어! 당신들 뭐하는 거야?”
정미 아빠도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자 사태를 짐작하고 정미 엄마 앞을 막아서며 말했다.


그러나
장대처럼 큰 남자가 정미 아빠 목덜미를 움켜쥐더니 바닷물로 던져 버렸다.
마치 가벼운 물건 던지듯.
“자 이제 슬슬 재미 좀 볼까.”
7명의 남자들은 정미 엄마에게 징그럽게 웃으며 다가왔다.

응애응애.
정미를 빼앗아 배 바닥에 아무렇게나 던져 버린 남자들은 마치 굶주린 아귀처럼 정미 엄마를 꼼짝 못하게 붙잡고 옷을 찢어 버렸다.

“정미야! 정미야!”
정미 엄마는 아기를 애타게 불렀지만 억센 남자들 손을 벗어나긴 역부족이었다.

“으악! 살려줘요!”정미 엄마는 울며 애원을 했지만.
14개 남자들의 손은 정미 엄마가 반항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옷을 다 찢어버린 남자들은 정미 엄마 알몸을 마구 탐하기 시작했다.

응애응애.
정미의 울음소리는 점점 커져 가는데.
철썩.
바닷가 물위로 시체 하나가 붕 떠올랐다.
바로 정미 아빠 시체였다.

“형님부터 하소.”
패거리들은 정미 엄마를 순서대로 돌아가며 탐하고.
기절을 한 정미 엄마 젖을 정미에게 먹이고 있었다.
정미는 울음을 그쳤다.
젖을 먹느라고 잠시 울음을 그친 것인데.
남자들은 배에서 내려 정미 아빠 시신을 바위틈에 던져 넣고 돌로 덮기 시작했다.

“으으.........”
정미가 젖을 빨자 정신을 차린 정미 엄마는 배에서 아기를 안고 비틀거리며 무인도에 내렸다.
“이 천벌을 받을 놈들.”
정미 엄마가 악을 쓰며 소리를 질렀다.
“저년을 그냥!”
큰 돌을 번쩍 들고 기생오라비처럼 생긴 남자가 다가왔다.
“아서라! 한번하고 버리기엔 아깝다.”
얼굴에 칼자국이 길게 난 남자가 말하며 정미 엄마에게 다가왔다.
“그렇게 해라!”
비쩍 마른 장대처럼 큰 남자가 말했다.
일종의 허락을 한 셈인데.
기다리기라도 한 것일까.
3명의 남자가 우르르 달려와 다시 정미를 빼앗아 땅바닥에 팽개친 남자들은 다시 정미 엄마를 탐하기 시작했다.

“햐! 이것 참 물건이네! 바로 죽이긴 아까워.”
정미 엄마 몸속에 자신의 성기를 집어넣고 식식 거리던 녀석이 볼일을 끝내고 일어서며 말했다.
“다음은 나지?”
다른 남자가 얼른 정미 엄마 몸에 올라가며 말했다.

해가 뉘엿뉘엿 서쪽 하늘로 사라져가는 그 시간까지 놈들은 기절한 정미 엄마 몸 위를 교대로 올라갔다.

“야! 이젠 그만 가자!”
장대처럼 키가 큰 남자가 말했다.
남자들은 정미 엄마를 바위에 올려놓더니 큰 돌을 들어 마구 내리쳤다.
피가 온 바위를 붉게 물들였다.

응애응애.
정미는 부보님 불행을 아는가.
또다시 슬피 울고 있었다.

“에구 시끄러워!”
배에 올라가던 장대처럼 큰 남자가 말했다.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게이처럼 생긴 남자가 정미 다리를 번쩍 거꾸로 들더니 아무렇게나 집어 던졌다.

바위 틈새로 떨어진 정미는 기척이 없었다.
놈들은 머리가 부셔지고 몸을 알아 볼 수도 없이 처참하게 피투성이로 죽은 정미 엄마를 정미 아빠 곁에 던져놓고 돌로 덮었다.
분명 바위 틈새였는데 돌로 가득 채워졌다.
그러고 보니 여기 저기 같은 모양의 돌무덤이 여러 개 있었다.

“흐흐......... 이놈들아! 동료가 왔으니 반갑지?”
놈들은 징그럽게 웃으며 다른 돌무덤을 힐끗 보더니 곧 배를 타고 무인도를 떠났다.

응애응애.
놈들이 떠난 후 정미 울음소리가 다시 들렸다.

휘익.
검은 그림자가 바위 저 편에서 날아왔다.
그림자는 바위를 마치 평지처럼 날아 다녔다.

“흠! 불쌍한 것.”
그림자는 정미를 돌 틈새에서 꺼내더니 품에 안고 바위 저편으로 날아갔다.
신기하게도 울던 정미는 울음을 그치고 있었다.








  
  



  
밝은 태양은 처참한 살해 현장인 무인도에도 그 빛을 비추며 떠올랐다.

무인도 섬 바위 높은 곳에 마치 동굴모양으로 두 바위가 어우러져 작은 공간을 만들어놓고 있었다.

정미는 초롱초롱한 눈알을 굴리며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맞은 편 머리가 온 몸을 덮은 나체여인이 뭔가 맛있게 먹으며 정미를 바라보고 있었다.
유난히 가늘고 작은 눈.
혹시 남자인가 착각을 할 수도 있지만 가슴을 보면 그가 여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혼자 먹기 미안했는지 먹던 것을 정미 앞에 획 던졌다.
물고기 포를 떠서 말린 것이다.

아삭아삭.
정미가 앙증맞은 손으로 여인이 던져준 것을 주어 맛있게 먹는다.
“불쌍한 것. 부모님을 잃었으니 이제부터 내가 널 기르겠다. 네 이름은 사 정미다. 이제부터 나 아사의 제자다 난 아직 결혼을 안했으니 자식은 필요 없고. 네가 부모님 복수를 하도록 나 아사가 제자로 거두마. 그러니 씩씩하게 자라 거라. 난 비실비실한 제자는 필요 없거든.”
아사는 하얀 이빨이 보이도록 웃었다.
정미 엄마가 정미를 부르던 것을 다 지켜본 아사다.
당연히 그 이름은 알고 있었고 앞에 자신의 이름 한 글자를 붙인 것이다.

“나 살수단장을 만난 것은 너의 행운이다.”
아사 그녀는 사실 아랍 살수를 키우는 살수학교 교관이었다.
그녀의 엄청난 능력.
그 능력을 시기한 동료의 배신으로 터무니없게도 무인도에 갇힌 신세가 됐는데.
충분히 탈출을 할 수 있음에도. 그녀가 이곳 무인도에 남아 있는 것은  다 까닭이 있었다.

“이곳에 있으면 너의 후계자가 나타날 것이다. 그를 가르쳐라! 그것이 너의 운명이다.”
그녀의 스승이 남긴 그 말 한마디를 믿기에 그녀는 그렇게 이곳 무인도에 남았던 것이다.
아사의 능력.
정미는 그렇게 아사의 무한의 능력을 전수받는 제자가 되었다.


“언니 뭔 생각해?”
쇼핑을 보던 정미가 멍하니 서 있는 모습을 본 유나가 물었다.
정미가 얼른 정신을 수습했다.

“미안! 잠시 스승님 생각 하느라고.”
정미 눈가엔 눈물이 가득 했다.
유나가 그걸 모를 리 없었다.

“얼른 쇼핑하고 집에 가서 음식 만들어야지.”
“알았다! 얼른 쇼핑하자!”
정미가 앞장서서 물건을 고르기 시작했다.
“부모님 생각 했던 모양이네.”
유나가 앞장서서 걸어가는 정미 뒷모습을 보며 혼자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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