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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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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20 16:33:10, 조회 : 843, 추천 : 100 |
“제가 대학에 첫발을 내딛던 바로 그날이었어요.”
강 다혜의 첫사랑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 됐다.
그 긴 이야기를 하기위해 다혜는 나를 아파트 옆 공원으로 데려갔다.
나무로 된 긴 의자에 나란히 앉아 다혜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무엇보다 정말 열심히 공부를 해서 명문대학이라는 h대학에 합격을 하고 들뜬 마음으로 학교에 들어서는데.
후다닥.
누군가 뛰어가다가 다혜와 부딪혔다.
무척 잘 생긴 남학생이었다.
“아! 미안! 내가 좀 바빠서.”
남학생은 다혜 아래 위를 훑어보며 말했다.
처음 보는 남학생이 징그럽게 아래위를 훑어보자 다혜는 무척 기분이 나빴다.
“뭐에요?”
다혜가 기분 나뿐 투로 말했다.
“아! 처음 보는데....... 난 법학과 3학년 조 승민이야. 넌 누구니?”
선배가 묻는데 대답을 안 할 수도 없어서 다혜는 이름을 말했다.
그 것이 시작이었다.
그 남학생 조 승민은 오후에 다혜를 찾아왔고. 신입생 환영을 해준다고 근처 소주방으로 데려갔다.
처음엔 선배라는 이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따라 갔는데.
법학과 신입생 환영회라는 들뜬 분위기에 휩싸여.
소주를 냉큼 냉큼 받아 억은 것이 화근이었다.
“내가 데려다 줄게.”
술이 취해 걸음도 제대로 못 걷는 다혜를 조 승민이 부축하고 길을 나섰다.
“오늘 이 선배가 제대로 서비스를 해 준다.”
“네? 서비스요?”
조금 후미진 골목길에서 다혜가 그 말이 무슨 뜻이냐고 묻는 순간.
조 승민의 입술이 자신의 입술을 덮쳐오는 것을 느끼고 뿌리치려 했으나 다혜 힘으론 조 승민을 뿌리칠 수 없었다.
“선배가 널 찍었어. 네가 좋다!”
다혜는 그 말 한마디에 스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술기운도 있었지만.
조 승민이 너무 잘생겼다고 느낀 다혜는 마음 한 구석에서 그를 받아들이기 시작 했단다.
너무도 순식간에 일어난 키스.
다혜는 그 것이 처음이라 했다.
지나가는 사람들 눈은 아랑곳없이 그렇게 다혜는 조 승민과 긴 키스를 했다.
우연일까.
그 키스를 하던 장소 바로 옆이 모텔로 들어가는 입구였는데.
키스가 끝나고 보니 자신이 이미 모텔에 들어왔더라고 다혜는 말했다.
한번 무너진 여심.
술기운이 더욱 한몫을 했던 다혜의 첫 사랑은 그렇게 시작됐단다.
그리고 그 것이 시작이었다.
심심하면 다혜를 데리고 자취방이나 모텔을 들락거리던 조 승민이 어느날 갑자기 그 검은 속내를 드러내기 시작 했단다.
바로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명목상 돈을 빌려간 것인데.
애초부터 조 승민은 다혜가 부잣집 딸이란 사실을 알고 접근을 했던 것을 우연히 알게 된 다혜는 그때부터 조 승민을 멀리 하려고 노력하며 아무리 만나자 해도 공부를 한다는 핑계로 만나지 않았다.
한번 빌려 가면 갚을 생각도 안 하는 조 승민은 갈수록 그 횟수가 늘어나며 하루가 멀다 하고 손을 내밀었다.
다혜가 만나주지 않자 강의실이나 도서관 할 것 없이 찾아와 귀찮게 하였다.
법대를 졸업하고도 3년이 넘게 사법고시를 패스하지 못한 조 승민은 다혜가 합격한 사실을 알고 은근히 협박까지 하면서 돈을 요구했다.
협박이란 것이 고작 자신과의 관계를 퍼뜨리겠다는 것인데.
다혜는 나에게 자신의 애인 행세를 하며 조 승민을 막아 달라는 것이다.
결혼 상대가 나타나 막으면 포기를 하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 다혜 생각이다.
난 다혜 부탁을 들어 주기로 했다.
단 한 번의 망설임도 없이 승낙을 한 것은 그냥 기사도 정신 때문만은 아니었다.
언제부터인가 내 마음 속에 그녀가 자리를 잡기 시작했던 것이다.
더 솔직하게 말하면 돈이란 것이 그녀의 모습에 더해져 나를 유혹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렇게 흔들리고 있는데.
미녀는 당당했다.
“남편한테 말씀하시던가요. 그 사람. 당신 같은 줄 아세요? 맘대로 하세요.”
박 유진이 따라 나오며 은근히 협박을 해도 미녀는 당차게 박 유진을 걷어찼다.
“너! 정말 후회할거다.”
박 유진은 비열하게 발악을 했지만 미녀는 그 곳을 떠났다.
“당장 어디로 가야하나. 오빠한테 뭐라고 말해야 하나. 당장 다른 일자리를 알아봐야겠다. 어젯밤 꿈이 내가 집에서 살림이나 하는 것이었는데........ 정말 그렇게 돼버렸다.”
미녀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생선장수 하나로 월세며 생활비를 감당하긴 벅차기 때문이다.
미녀는 다른 아르바이트를 알아보려고 다시 발걸음을 장춘동쪽으로 돌렸다.
“어라! 이제 마음이 변한 모양이군!”
미녀의 집을 알아내려고 몰래 미행을 하던 박 유진은 미녀가 가던 발길을 돌리자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흠!”
미녀 뒤를 계속 따르던 박 유진은 미녀가 자신의 가계가 아닌 장춘동 쪽으로 걸어가자 뭔가 굳은 결심을 하고 미녀 곁으로 다가갔다.
“.........!?”
미녀는 박 유진이 갑자기 앞을 가로막고 자신의 팔을 잡자 놀란 눈으로 박 유진을 바라보았다.
“잠깐이면 돼. 이야기 좀 하자!”
박 유진은 미녀 팔을 잡고 끌다시피 한적한 골목길로 데려갔다.
“뭐에요?”
미녀가 화난 표정으로 물었다.
허나 돌아 온 것은 다짜고짜 미녀의 입술을 덮친 박 유진의 입술이다.
짝.
미녀의 손바닥이 박 유진 얼굴에 작렬했다.
“이 미친! 정신 차려요 성폭력으로 고소할거에요.”
미녀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다시 손바닥을 들어 때릴 기세다.
“한번만. 딱 한번만. 그럼 다신 네 앞에 나타나지 않을게.”
박 유진이 근처 여관을 눈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미녀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박 유진을 처다 보았다.
“응? 한번만 딱 한번이야. 그럼 잊을게. 응?”
“완전히 미쳤군요?”
“그래! 난 미쳤어. 응? 딱 한번만. 그럼 네 결혼 생활도 지킬 수 있잖아. 남편도 모르게. 그럼 다 편해질 거야. 어때? 응?”
박 유진이 미녀가 떠날까봐 안절부절 못하며 미녀를 설득하고 있었다.
미녀는 순간 여러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박 유진이 자꾸 귀찮게 하면 남편이 알게 되고 그럼 자신과 남편 관계가 악화되는 상상을 했다.
“정말이야. 다신 네 앞에 나타나지 않을게. 약속할게. 오늘 딱 한번만 하자. 응?”
박 유진은 미녀가 흔들리는 표정을 보이자 더욱 밀어붙였다.
“정말이죠?”
드디어 미녀가 반응을 보였다.
“그럼! 정말이지. 내 약속할게. 응?”
“그걸 어떻게 믿죠? 다신 나타나지도 않고 날 귀찮게 하지 않겠다는 것을?”
“각서라도 쓸까? 아니면? 뭐든 말해. 하라는 대로 할게. 응?”
박 유진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다시 또 저를 귀찮게 하거나 우리 오빠에게 사실을 말하거나. 제 앞에 나타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쓸 수 있죠?”
“암! 각서를 쓰지. 쓰고말고.”
“그럼 각서를 써요. 제 앞에 나타나거나 사실을 폭로해 가정 파탄을 일으키면 어떤 민. 형사상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그래! 쓰지. 그러니까 들어가자.”
박 유진은 여관을 힐끗 보았다.
“오늘 딱 한번이죠?”
“그렇다니깐.”
박 유진이 급해졌다.
“들어가요.”
미녀가 또박또박 앞장서서 걸었다.
박 유진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조금 남은 생선을 그대로 차에 싣고 난 집으로 향했다.
얼른 가서 이 기뿐 소식을 미녀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이제부터 미녀에게 아르바이트도 그만두고 집에서 살림이나 하라고 말을 할 예정이다.
팔딱팔딱 뛰며 신이 나서 내게 키스도 해주고 기뻐할 미녀 얼굴이 눈앞에 선하다.
좁은 골목길로 오라 온 트럭을 공터에 세워두고 난 비닐 봉투에 남은 생선을 담아 가지고 집으로 왔다.
“미녀야!”
난 얼른 미녀를 불렀다.
미녀는 대답이 없었다.
평소 같으면 쪼르르 달려 나와 깡총 뛰어 내 품에 안기며 키스를 퍼부을 미녀인데.
대답도 없다.
“아직 안 왔나? 왜 늦지. 무슨 일이 있나.”
갑자기 싸늘해지는 내 예감.
난 생선 봉지를 냉장고에 넣고 급히 집을 나섰다.
미녀에게 전화를 걸며 신당동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전화는 받지 않았다.
더욱 마음이 급해진 나는 신당동으로 빠른 속도로 달렸다.
헉헉........
숨이 턱에 찰 즈음 난 미녀가 다니는 족발 집에 도착했다.
“여기 미녀라고 아르바이트 하는 아줌마 있죠?”
난 종업원으로 보이는 아가씨에게 급히 물었다.
“저기......... 벌써 가시긴 했는데요.”
“네? 가시긴 했다는 것은?”
난 종업원 아가씨의 이상한 말에 의아함을 느끼며 다시 물었다.
“저기요.”
그 아가씨는 갑자기 날 한쪽으로 데려 가더니 작은 목소리로 내 귀에다 말을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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