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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영 대하소설 사라 제1편
유리넷  2014-01-11 21:39:46, 조회 : 246, 추천 : 9

                           김범영 대하소설 사라 제1편
1359년 탐라국.
서쪽 작은 마을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우렁차게 들렸다.
탐라를 점령하고 있는 원나라 군대의 실질적인 수장 곁에서 아부를 하며 삶을 유지하고 있는 고려의 관리 변 춘부의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들이 태어났다.
다섯 딸을 낳고 노심초사한 보람이 있었다.
아기는 총명한 두 눈을 가졌다.
수많은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인걸. 이란 이름이 주어졌다.

탐라국 북쪽 울창한 가시덤불 사이로 겨우 사람 하나가 들어갈 정도의 동굴 입구에서도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다.
어둠침침한 동굴 속엔 젊은 부부가 나란히 누워있었다.
방금 아기를 낳은 부인은 손수 아기의 테를 자르고 핏물을 닦아 옆에 누워있는 남편 가슴에 아기를 올려놓았다.
“여보! 우리 아들이에요.”
부인이 힘없는 목소리로 천천히 말했다. 말을 하는 부인은 울고 있었다.
부인 목소리를 들었나. 남편이 파르르 떨리는 눈꺼풀을 겨우 뜨고 가슴에 올려놓은 아기를 바라본다.
“우....... 리........ 아......... 들.”
남편은 겨우 힘들게 입을 열었다. 그런 남편 모습은 비참하기 이를 데 없었다. 두 다리가 너덜너덜하고. 온 몸에 피가 물든 것이 심하게 고문을 당한 흔적으로 보였다.
“그래요! 우리 아들이에요. 당신이 이름을 지어 주셔야죠.”
부인은 두 눈에 눈물을 펑펑 흘리며 천천히 일어나 앉아 누워있는 남편을 바라보았다.
“이....... 이름?”
“그래요! 당신이 지어 주세요.”
부인은 손바닥으로 남편 얼굴에 묻은 피를 닦아주며 눈물을 흘렸다.
“이........ 이름은........ 의........ 성.”
남편은 힘겹게 말하고 스르르 눈을 감았다.
“의성? 그래요! 의성이. 우리아들 의성이 당신의 원수를 갚아줄 거 에요. 흑흑........ 편히 눈 감으세요. 흑흑.........”
컴컴한 동굴 속에서 부인의 울음소리와 아기 울음소리가 그칠 줄 모르고........

탐라국 남쪽.
취루.
탐라에서 알아주는 기방이다.
어두운 밤. 검은 그림자가 취루 높은 돌담장을 가볍게 뛰어넘어 안으로 사라졌다.
“응애. 응애.”
취루 깊고 깊은 곳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들려나왔다.
희미한 호롱불 아래. 한 여인이 아기를 않고 서 있었다. 그 앞 검은 복장을 한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이 안가는 사람이 무릎을 꿇고 앉아있었다.
“이 밤. 남의 눈에 띄지 않게 이 아이를 단주님께 데려가세요. 아이의 이름은 사라에요.”
여인은 아기를 두 손에 들고 검은 복장을 한 사람에게 내밀었다.
“명을 받습니다!”
검은 복장을 한 사람은 두 팔을 들어 여인이 내민 아기를 소중히 받아 않았다.
“즉시 떠나세요. 아기의 존재가 드러나면 안 됩니다. 이미 아기 울음소리가 퍼져서 노출될 우려가 있습니다.”
여인은 독촉을 했다.
검은 복장을 한 사람은 아기를 소중히 않은 채 일어나 여인을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그리고 연기가 사라지듯 순식간에 모습을 감추었다.


3명의 아기가 태어난 탐라.
암흑기를 이어가고 있었다. 태양은 뜨데 그 빛은 보이지 않았고. 원나라 군대의 말발굽 소리만 가득한 대지위엔 항상 뽀얀 먼지가 하늘을 가렸다.
그 먼지 속엔 굶주림으로 허덕이며 노역에 시달리다 비참하게 죽어가는 불쌍한 탐라인들 시체만 가득했다.
몽고의 침략을 견디다 못해 배를 타고 바다로 도망쳐 제주로 들어 온 사람들 수를 합치면 오천에 가깝던 사람들 수는 원나라의 지배를 받은 100여 년 동안 그 수가 반 이상 줄었다. 모두 원나라 군대에 의해 살해당한 것이다.
특히 여자들은 모두 원나라 장졸들의 노리개가 되어야했다. 얼굴이 못생기고 흉측한 몸이 아니면 원나라 장졸들이 놔두질 않았다. 해서 원나라 장졸들의 노리개가 되기 싫어 스스로 얼굴을 흉측하게 만드는 여자들이 늘어났다. 이에 원나라 관리들은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남녀를 구별하여 여아는 무조건 데려가 어려서부터 키우기 시작했다. 이런 원나라 관리들의 횡포를 피해 여아가 태어나면. 깊은 산속으로 숨어서 아기를 키우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원나라 관리들 횡포를 피해. 한라산 깊은 곳으로 숨어버리고. 나머지는 원나라 관리들의 노예가 되어버린 1500여명과 원나라 관리들에게 아부하며 호의호식을 누리며 살아가는 500여명까지 약 2000여명이 탐라국 사람들 전부였다.
탐라를 점령하고 있는 원나라 군대는 막강했다. 그런 원나라 군데에 눈에 가시 같은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삼별초의 후예들이다. 그 수는 얼마 안 되지만. 밤에만 움직이며 원나라 관리들을 기습 살해하며 스스로 삼별초 후예라 자청하는 척원단이다. 원나라 관리를 척살하기 위해 뭉친 단체다.

어두운 실내.
희미한 호롱불이 깜빡거리고 있었다.
“선사! 그래? 태어난 아이들은?”
몸집이 뚱뚱한 남자가 거만스럽게 통나무 의자에 앉아 찻잔을 들어 입으로 가져가며 앞 통나무 의자에 앉아있는 긴 수염을 손으로 매만지는 노인에게 물었다.
“제 점 쾌로 보아....... 변 춘부의 아들이 샛별의 정기를 받고 태어난 것이 틀림이 없습니다.”
긴 수염을 매만지던 노인이 대답했다.
“샛별의 정기라면?”
“총명하기로는 하늘아래 따를 수 없다는........”
“그렇다면? 죽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 원나라를 위해선?”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그럴 필요가 없다니?”
“변 춘부와 그 가족들을 이 밤이 새기 전에 모두 죽이시고. 아들만 빼앗아 대감 자식으로 키우시면 됩니다. 그럼 그 샛별의 정기를 받고 태어난 총명한 아이는 대감님 아들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오! 묘수다! 좋은 방법이야. 하하........”
“이 밤이 새기 전에 실행할까요?”
“그래! 어차피 이젠 변가 놈이 쓸모가 없어서 없애려고 하던 참이니....... 선사가 직접 처리해주게.”
“알겠습니다. 그럼!”
긴 수염의 노인은 공손히 인사를 하고 물러갔다.



탐라국에도 아침은 밝아왔다.
“어젯밤 그 악독한 변 춘부가 가족들 데리고 원나라로 갔다며?”
“아. 그렇다네. 가족들 모두 데리고 원나라 조정에 벼슬 얻어서 갔다네.”
“에구. 제나라 백성들을 파리 목숨보다 더  우습게 알고 죽이더니. 안 보이는 곳으로 갔다니 속이다 후련하네.”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그 나는 새도 떨어뜨릴 것 같던 기세등등하던. 변 춘부가 밤에 가족들 데리고 원나라로 향하는 배를 탔다는 소문이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변 춘부 안 봐도 된다니 10년 묶은 체증이 내려가는 느낌이네.”
“가무진이 있잖아.”
“맞아! 변 춘부보다  가무진이 더 무섭지.”
가무진이란 원나라 군대를 이끄는 실질적인 우두머리 이름이다
“어디 가무진 뿐이겠어? 하늘의 천기를 본다는 선사란 노인도 무섭긴 마찬가지. 또 있지! 고 태부.”
“아! 고 태부. 그 여우같은 놈? 맞아! 변가 놈이 가면 다음 그 자리는 고 태부 그놈 차지일거야.”
“그럼! 그럼! 고 태부 그놈이 더 악독하지.”
“산 너머 산이지. 우리 같은 고려인에겐 희망이라곤 없어.”
“아직도 고려인 타령이냐? 우릴 버린 고려는 무슨? 탐라국으로 돌아가야 돼.”
“탐라국 보단 영주국이 좋다고 하던데?”
“영주국? 누가?”
“오늘 오는 분들이 언젠가 그런 말을 했어. 영주국을 개국하려고 싸운다고.”
“오! 그러고 보니. 오늘 또 초야가 있다며?”
“응! 바로 변 춘부 둘째 딸로. 변 춘부가 스스로 바친 아이지.”
“올해 13살이지 아마?”
“그렇지! 초경을 시작했다니 가무진이 가만 놔둘 리 없지.”
“탐라국 여자란 여자는 다 놈들이 차지하니........ 이러다 탐라국 백성들 씨가 마르겠어.”
“오늘밤 초야라........! 경계가 심하겠군!”
“오늘 오는 분들. 바로 그 척원단이 또 습격을 할까?”
“변 춘부가 바친 첫째 딸도. 재작년 척원단이 구해가려다가 가무진이 수하들이 쏜 화살을 맞고 죽었지.”
“그랬지.”
사람들이 수군거리며 지나가고 있다.
초야.
탐라국 여아를 자신들의 노리개로 삼기위해 키워서 아이가 초경을 시작하면 초야를 치르는데. 원나라 관리들은 그날을 마치 잔칫날처럼 즐거워하며 먹고 마시고 했다. 그런 원나라 관리들에게 항상 눈에 가시처럼 척원단이 습격을 해서. 초야를 치르려는 여아를 구해가곤 했다.
원나라 관리들은 눈에 불을 켜고 척원단을 제거하기위해 군대를 동원해서 척원단을 찾았으나 아직까지 척원단의 그림자도 발견하지 못했다.
화산암으로 만들어진 섬나라 탐라국은 수많은 동굴이 곳곳에 있어서. 척원단이 숨기엔 너무도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밤.
가무진의 자택은 대낮처럼 불이 밝혀졌고. 수많은 원나라 관리들이 모여 가무진의 초야를 축하해주고 있었다.
가무진의 자택 주위엔 원나라 군대가 겹겹이 둘러싸고 척원단 습격에 대비하고 있었다.
변 아령.
바로 변 춘부가 스스로 바친 여아.
오늘 가무진과 초야를 치러야하는 아이 이름이다.
아령은 하녀들의 손길로 예쁘게 치장을 하고 있었다.
어린 나이에 늙은 가무진과 초야를 치르면 눈물을 흘려야 옳은데. 아령의 표정은 밝았다.
뎅........
초야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령은 곱게 치장을 하고 혼례복을 입고. 하녀들 손에 이끌려 초야를 치를 신방으로 들어갔다.
아령이 들어가고. 잠시 후 가무진이 거만하게 걸어서 아령이 들어간 신방으로 들어갔다.


고려 제31대 공민왕. 8년.
고려를 정복하고 있던 원나라에 홍건적의 난이 발생했다. 강력한 홍건적은 압록강을 건너 고려 땅까지 침략했다. 원나라의 약탈에 지쳐있던 고려국은 홍건적을 막을 힘이 없었다. 이에 수도인 개경까지 불바다가 됐다.
이때 이성계와 최영장군이 군대를 모아 홍건적을 물리치니. 고려를 침공한 것이 홍건적의 최대 실수였다. 홍건적은 고려를 침공함으로서 스스로 패망의 길을 걷고 말았던 것이다.
홍건적으로 인해 패망을 하려던 원나라는 오히려 고려가 홍건적을 물리쳐주니. 희망을 갖게 되었다. 허나 서로 약속이나 한 듯. 원나라 황실은 라마교에 푹 빠져 결국 패망을 하게 되고. 고려는 희대의 요승 신돈에 의해 스스로 패망을 하게 되니. 나약함 때문에 의지하게 되는 종교가 얼마나 마음과 나라를 병들게 하는 지. 그들 두 나라 왕들은 몰랐다.
1359년 홍건적이 개경을 불바다로 만들기 시작하던 밤.
개경에서 조금 떨어진 산골짜기.
다 쓰러져가는 초가집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다.
응애. 응애.
“오호! 사내 녀석이군! 눈이 큰 것이 착하게 생겼구나!”
나이를 짐작하기 힘든 주름살투성이 노파가 아기를 않고 하얀 이빨을 드러내며 웃고 있었다.
“스승님! 스승님께서 우리 아기 이름을 지어 주세요.”
아기를 낳은 산모인가. 아름다운 여인이 이마에 땀을 팔소매로 닦으며 누워서 말했다.
“암! 암! 그래야지! 진이 녀석이 홍건적을 맞아 싸우다가 그렇게 가고. 내겐 이젠 너 밖에 없다. 이젠 네가 유일한 내 제자로구나. 내 제자의 아들을 내가 이름을 지어 줘야지 암!”
“아기를 당분간 스승님께 맡길게요.”
“무슨 말이냐?”
“낭군님 시신이라도 제가 수습해야죠. 다녀올게요.”
여인은 억지로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망할 녀석! 이 늙은 스승이 너까지 잃으란 말이냐? 차라리 내가 다녀오마.”
노파가 일어나려는 여인을 손으로 눌러 다시 눕게 하며 호통을 쳤다.
“스승님!”
“내가 늙었어도 너보단 낳다. 방금 해산한 몸으로 어딜 가겠다는 것이냐?”
“아기 때문에 낭군님을 홀로 보냈는데....... 그렇게 가시다니........ 시신이라도 수습해야하지 않겠어요? 보내주세요. 스승님.”
“홍건적이 벌써 개경을 불바다로 만들었다. 이 나라 왕께서도 벌써 도망을 쳤다. 네가 혼자 가서 어쩔 수 있겠느냐? 진이 시신은 고사하고 너까지 죽음을 면키 어렵다. 허니. 이것이 스승의 명이니라. 너는 즉시 아기를 데리고 탐라로 가거라. 배는 이미 준비를 해뒀다. 밖에 오 서방을 따라가면 배가 있는 곳으로 안내를 할 것이다. 나는 네 낭군 시신을 수습하는 대로 뒤따라가마.”
“네? 갑자기 탐라라니요?”
“백성을 버리고 제 살길 찾아 도망친 왕을 어찌 믿고 이 나라에 살 수 있겠느냐? 이 나라는 곧 망할 운명이니라. 허니 넌 탐라에 가서 새로운 나라를 세워라! 네 아들 한주를 데리고.”
“네? 한....... 주........ 라면?”
“그래! 네 아들 이름을 한주라 지었다. 허니 이제부터 넌 한주를 새로운 나라 왕으로 만들어라! 내가 천기를 보니. 탐라에 샛별의 정기를 받고 태어난 아기가 보였다. 반드시 그 아기를 찾아 한주의 수하로 만들어라! 그래야.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데 한결 수월할 테니까.”
“샛별의 정기라면?”
“그래! 총명하기로는 누구도 따를 수 없다는 아기다.”
“하지만........”
“걱정마라! 아무리 내가 늙었다 하더라도. 진이 시신을 수습하는 정도야 문제없다. 넌 이 스승의 명을 받들면 된다. 밖에 오 서방 있느냐?”
노파가 밖을 향해 소리쳤다.
“네! 여기 있습니다.”
밖에서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즉시 마님과 아기씨를 모시고 떠나거라!”
“네! 노마님! 명을 받들겠습니다.”
밖에서 남자 목소리가 공손하게 들려왔다.
“스승님!”
“스승의 명을 거역할 셈이냐?”
“아닙니다!”
“그럼 즉시 떠나거라! 내 반드시 뒤따라가마.”
“네! 스승님! 명을 받들겠습니다.”
여인은 일어나 노파를 향해 공손히 절을 올렸다.
“어서 떠나거라!”
노파는 안고 있던 아기를 여인에게 주며 말했다.
여인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아기를 받아 안았다.
“어서 가거라! 어서!”
노파도 눈물을 감추려고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스승님 그럼! 꼭 다시 뵙기를........”
여인은 말을 마치지 못하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휘잉.........
여인이 나간 문으로 찬바람만 몰아치는데........
노파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여인이 나간 문을 바라보았다.
한줄기 눈물이 노파 눈에서 흘러 턱을 타고 떨어지고 있었다.


가무진이 거만하게 들어간 신방.
그 곳엔 아무도 없었다. 대신 나무 기둥에 커다란 흰 천이 단검에 박힌 체 가무진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아이는 우리가 데리고 간다.  척원단.
흰 천에 그렇게 쓰여 있었다.
“으악!”
흰 천을 발견한 가무진은 비명을 지르며 흰 천을 손으로 움켜쥐고 밖으로 뛰쳐나왔다.
“놈들을 잡아라!”
가무진이 소리를 질렀다.
어두운 하늘. 높은 지붕위로 검은 그림자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와아.
가무진의 수하들. 원나라 군사들은 검은 그림자를 향해 수많은 화살을 쏘아 보내기 시작했다.
“으하하하....... 가무진은 들어라! 변가 놈의 자식이 탐나서 밤새 변가 놈 일가를 몰살하고 차지한 그 아기가 자라면 아령과 만나게 되리라! 잘 키워라! 또 데리러 올 것이니. 하하하........”
검은 그림자들 중 하나가 큰 소리로 가무진에게 말하며 차츰 멀어져 갔다.
“헉! 어떻게? 그 일을........?”
가무진은 무척 놀라고 있었다. 선사와 단 둘이서만 아는 비밀을 어떻게 저들이 안단 말인가.
“선사가 배신을........?”
가무진은 선사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선사를 들라 해라!”
가무진은 선사를 만나 직접 알아보기로 했다.
자신의 거처로 들어 온 가무진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성질을 내고 있었다. 지금 눈앞에 선사가 있으면 당장 죽이고 싶을 정도로 흥분해있었다. 허나. 시간은 자꾸 지나는데. 선사는 오지 않았다.
“뭐하느냐? 어서 선사를 들라 해라!”
밖에 수하들에게 재차 명령을 해도 선사는 감감 무소식이다.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막 장검을 들고 밖으로 나가려는데. 수하 하나가 들어왔다.
“저.......! 이걸 전해드리라고.”
두루마리 하나를 들고 온 원나라 병사는 부들부들 떨며 가무진에게 그 두루마리를 건넸다.
신경질적으로 두루마리를 수하 손에서 빼앗아 급히 펼쳐본 가무진.
“으아.......!”
비명을 지르며 장검을 빼어 두루마리를 들고 온 수하 목을 내리쳤다. 피가 가무진 거처를 붉게 수놓고.
“이놈! 죽이리라! 반드시 죽이리라!”
가무진이 두루마리를 바닥에 팽개치고 밖으로 뛰쳐나가며 닥치는 대로 장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애꿎은 수하들 목만 날아가 바닥을 피로 적시는데.......
펄렁.
가무진이 팽개친 두루마리가 펼쳐졌다. 그 두루마리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멍청한 놈! 내가 바로 네 놈이 선사라 부르는. 척원단원이니라.
“으아........ 모두 죽이리라! 모두!”
가무진은 몹시 화가 났다. 밤새 술을 마시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던 가무진은 급기야 모든 군대를 동원했다. 탐라국 서쪽 해안부터 시작해서 온 섬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탐라국 전체를 발칵 뒤집어 놓으며 의심되는 사람들은 모두 죽이기 시작했다. 탐라국은 또 다시 피비린내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높은 봉우리.
선사라 부르던 그 노인이 바람에 머리카락을 날리며 우뚝 서 있었다.
“으하하하....... 다 죽여라! 모두 죽이고 또 죽어라! 그래야 그분이 오시면 새로운 나라를 세우기 쉬울 것이다. 먼저 숨어있는 척원단부터 깨끗이 청소해야한다. 원나라 군대는 겨우 400여명. 그분의 힘으로도 충분히 상대할 수가 있다. 찾을 수 없는 척원단이 더 힘든 상대이므로 이런 수를 쓴 것이다. 척원단을 없애기 위해. 으하하하........”
선사라 부르는 노인은 봉우리 아래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몇몇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 중 아령도 끼어 있었고. 새로 태어난 변 춘부의 아기도 보였다.
“흐흐흐......... 저 샛별의 정기를 타고난 아기만 잘 키우면. 반드시 그분의 나라를 세울 수 있을 것이다. 가자! 그분을 맞이하러.”
노인은 천천히 봉우리를 내려와서 몇몇 사람들을 데리고 천천히 사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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